HBM 장기계약·기가와트급 AI 팩토리·피지컬 AI까지…부품 공급처에서 생태계 동반자로 확장된 한국, 그러나 청사진과 실체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검증 과제로 남았다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4박 5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쳤다. 그는 이번 방문 기간 동안 SK그룹과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LG그룹, 네이버, SK텔레콤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과 잇따라 회동하며 인공지능(AI) 공급망과 인프라 전반에 걸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에 이은 재방문이라는 점에서, 이번 일정은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기존 협력의 후속 단계로 읽힌다는 평가가 국내 업계에서 나온다.
이번 방한의 무게중심은 과거와 달라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간의 협력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 조달에 집중됐다면, 이번에는 데이터센터와 로보틱스,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협력으로 외연이 확장됐다. 엔비디아는 방한 기간 SK하이닉스와 2년 이상 유지되는 HBM 장기 공급 계약을 포함한 장기 파트너십을 발표했고, 네이버 및 SK텔레콤과는 한국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이른바 'AI 팩토리'를 구축하는 공동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방한이 남긴 구체적 합의를 분야별로 짚어본다.
HBM, 흔들리지 않는 토대 위에서 재편되는 점유율
한국이 엔비디아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위상의 출발점은 HBM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HBM 시장에서 매출 기준 1위 사업자로,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2분기와 3분기 전체 HBM 시장에서 각각 62%, 5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또 다른 리포트는 2025년 HBM 시장 매출 점유율을 SK하이닉스 61%, 마이크론 22%, 삼성전자 18%로 추정하며, 2026년에도 SK하이닉스가 약 50%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방한에서 양사의 관계는 한층 구체화됐다.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는 2년 이상 유지되는 장기 HBM 공급 계약과 함께,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에 필요한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양사는 이 협력이 기존 AI 서버용 HBM 공급 관계를 넘어, AI 팩토리용 메모리 공동 개발과 반도체 설계·제조 공정에 AI를 적용하는 영역까지 확장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도입된 스마트팩토리 전경. 한국 완성차·전자·로봇 기업이 보유한 제조 현장 데이터가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전략과 접점을 갖는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 = KBR 자료사진]](/_next/image?url=https%3A%2F%2Fepzvqcvbpcduaglyoici.supabase.co%2Fstorage%2Fv1%2Fobject%2Fpublic%2Fnews-images%2Farticles%2F2026%2F06%2F09%2F1780994536939-bf2ed8a4-03c1-4cf0-a4e8-e091cf57a418.jpg&w=1200&q=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