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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현대차 제치고 28년 만의 내수 역전…수입차는 테슬라 시대 개막

기아는 2026년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역대 1분기 최다 판매를 기록하며 글로벌 점유율 4.1%로 처음으로 4%대를 돌파했다. 시장 지형의 대전환: 두 개의 '역사적 사건' 2026년 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두 개의 역사적 기록이 동시에 세워졌다.

강지혜 기자입력 2026년 5월 7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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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아 공식 전시장 전경. 국내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기아의 글로벌 확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해외 기아 공식 전시장 전경. 국내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기아의 글로벌 확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기아는 2026년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역대 1분기 최다 판매를 기록하며 글로벌 점유율 4.1%로 처음으로 4%대를 돌파했다. 시장 지형의 대전환: 두 개의 '역사적 사건' 2026년 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두 개의 역사적 기록이 동시에 세워졌다.

기아는 2026년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역대 1분기 최다 판매를 기록하며 글로벌 점유율 4.1%로 처음으로 4%대를 돌파했다.

시장 지형의 대전환: 두 개의 '역사적 사건'


2026년 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두 개의 역사적 기록이 동시에 세워졌다.

하나는 국산차 안방의 28년 묵은 질서가 무너진 것이고, 다른 하나는 외국 전기차 브랜드가 수입차 시장의 3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단숨에 장악한 것이다. 두 사건은 모두 같은 근원을 향해 수렴한다. 전동화(電動化)의 파고가 브랜드 서열과 시장 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신호다.

기아는 2026년 4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7.9% 증가한 5만5,045대를 판매하며 내수 1위에 올랐다. 1998년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이후 28년 만에 처음으로 형격인 현대자동차를 제친 것이다. 단순한 월간 통계를 넘어, 현대차그룹 내부의 위상 재편 가능성을 시사하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더 극적인 변화가 연출됐다. 테슬라는 2026년 1분기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 기준 총 2만964대를 판매해 25.53%의 점유율로 수입차 브랜드 1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35.1% 증가한 수치로, 2017년 한국 시장 진출 이후 분기 기준 1위는 이번이 처음이다.

4월까지 누적 실적은 더욱 가팔라져, 테슬라는 올해 1~4월 누적 3만4,154대를 등록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 29.41%를 기록하며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국산차 시장: '현대·기아 양당 체제'의 공고함, 그러나 균열 시작


전체 국산 승용차 시장의 판도를 먼저 살펴보면, 현대차그룹의 절대 우위는 여전히 건재하다. 2025년 기준 현대차·기아의 합산 판매량은 109만8,487대로 국내 완성차 전체의 91.1%를 차지했다. 르노코리아·KG모빌리티·한국GM 등 중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8.9%에 그쳤다.

2026년에도 이 구도는 기본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2026년 2월 국산 승용차 브랜드 점유율은 기아(43.7%), 현대(39.5%), 제네시스(9.2%), KGM(4.4%), 르노코리아(2.4%), 쉐보레(0.8%) 순으로 집계됐다. 제네시스를 현대차그룹으로 합산하면 현대기아는 92.4%라는 압도적 점유율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 견고해 보이는 구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바로 2026년 4월이다.

현대차의 내수 판매가 전년 대비 19.9% 감소하며 무너진 배경에는 단순한 수요 위축 이상의 복합 요인이 있었다. 현대차는 협력사 화재에 따른 부품 수급 차질로 팰리세이드, G80 등 주력 차종 생산이 줄어들며 전년 대비 19.9% 감소한 5만4,051대 판매에 그쳤다.

반면 기아는 전동화 라인업의 힘으로 격차를 벌렸다. 전기차(131.3%)와 하이브리드차(12.6%) 등 친환경 라인업이 기아의 실적을 견인하며, '쏘렌토·카니발·스포티지 삼각편대가 현대차를 추월시킨 일등 공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스트셀링카 구도도 주목할 만하다.

2025년 연간 기준 국산차 1위는 기아 쏘렌토로, 유일하게 10만 대(10만2대)를 돌파했으며 뒤이어 현대차 아반떼(7만9,335대), 기아 카니발(7만8,218대), 기아 스포티지(7만4,517대), 현대차 그랜저(7만1,775대)가 TOP5를 형성했다. 2026년에 들어서도 이 판도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2026년 2월 신차등록 1위는 쏘렌토로, 상위권 차종 대부분의 신차등록대수가 감소한 상황에서도 쏘렌토는 2위와 다소 큰 격차로 왕좌를 수성했다. 1~2월 등록된 쏘렌토 중 하이브리드 모델 비율은 74.6%에 달한다. 

제네시스: 프리미엄 수비에 '수입차 공세' 직격탄


현대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국산차 생태계 내에서 안정적인 9~10%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입차와의 경쟁에서는 수세에 몰리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을 담당하는 제네시스는 2026년 1분기 전년 대비 16.4% 급감하며 수입 브랜드 공세에 직격탄을 맞았다. 테슬라가 4,000만~6,000만 원대 전기차 라인업으로 제네시스의 주요 고객층인 프리미엄 수요를 흡수하기 시작한 것이 직접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2025년 연간 기준 제네시스의 베스트셀러는 G80으로 4만1,291대를 기록해 종합 13위에 올랐다. 제네시스로서는 상반기 고성능 전기차 GV60 마그마 공개 등 전동화 포트폴리오 강화로 반격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중견 3사: 현실의 벽과 신차 돌파구 모색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KGM), 한국GM(쉐보레)으로 구성된 중견 3사는 2026년에도 생존 전략과 반등 전략 사이에서 분투하고 있다. 세 브랜드의 처지는 서로 크게 다르다.

르노코리아는 2026년 1분기 그랑 콜레오스 판매 하락으로 적지 않은 고전을 치렀으나, 3월 출고를 시작한 신차 필랑트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3월 전년 대비 9% 증가한 8,996대를 판매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달 출고를 시작한 신차 필랑트가 4,920대 판매돼 시장에 안착했고, 하이브리드 모델이 내수 판매의 90.5%를 차지해 실적을 견인했다. 그러나 4월에는 다시 전년 대비 40.5% 급감하는 등 기복이 심한 흐름이다. 

KGM은 중견 3사 중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KGM은 신규 출시한 무쏘와 토레스 등 SUV 모델 인기에 힘입어 2026년 1분기 전년 대비 45.2% 급증한 1만746대를 기록하며 중견사 중 유일하게 선전했다. 특히 픽업트럭 세그먼트에서 독보적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한국GM(쉐보레)의 내수 사정은 가장 어렵다. 쉐보레는 2026년 2월 월 신차등록대수 686대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점유율 1%마저 지켜내지 못했다. 이는 수입차 브랜드 점유율 7위인 BYD(957대)보다도 훨씬 적은 수치다. 다만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앞세운 수출에서는 여전히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어, 사실상 수출 전용 생산거점으로서의 위상이 고착화되는 흐름이다.

수입차 시장: 테슬라의 독주와 '3강 재편'


2026년 국내 수입차 시장은 그야말로 테슬라 쇼크의 연속이다. 분기 통계와 월별 통계를 어떻게 잘라내더라도 결론은 하나다. 테슬라가 사상 처음으로 수입차 시장 정상을 차지했고, 그 기세는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다.

2026년 1분기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8만2,28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7% 급증했다. 시장 전체가 팽창하는 가운데, 1분기 수입 승용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22.3%를 기록했다. 지난해 처음 연간 수입차 점유율 20%를 넘어선 데 이어 지속 상승하고 있다. 

테슬라의 급부상 배경으로는 두 가지가 핵심이다. 테슬라는 지난 1월 중순 모델3 스탠더드 RWD 가격을 4,199만 원으로 낮췄다. 보조금을 더하면 3,000만 원대 진입이 가능해진 셈이다. 가격 인하 효과와 공급 전략 변화가 맞물리며 3월에는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월 1만 대 판매를 돌파했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20년 12월 메르세데스-벤츠가 세운 9,546대였다. 

수입차 2·3위는 여전히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지키고 있다. 2026년 1분기 기준 BMW는 1만9,368대(점유율 23.58%), 메르세데스-벤츠는 1만5,862대(점유율 19.32%)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다만 테슬라의 약진 속에 두 브랜드의 점유율은 5%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4위 이하에서는 중국차의 부상이 눈길을 끈다. BYD는 1분기 3,968대(점유율 4.83%)로 4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키웠다. 렉서스(3,755대, 4.57%)와 볼보(3,628대, 4.42%)가 뒤를 이었다. 

BYD의 성장세는 특히 가파르다. 중형 SUV 씨라이언7이 전체 판매의 약 47.1%, 소형 전기 SUV 아토3가 약 38.3%를 각각 차지하며 전체 판매량의 85% 이상을 담당했다. 동급 국산 모델인 기아 EV5·현대차 아이오닉5 대비 수백만 원에서 최대 1,000만 원 가까이 저렴한 실구매가를 제시해 고가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던 소비자들을 흡수했다. 

반면 한때 수입차 시장 강자였던 폭스바겐은 처참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수입차 전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5% 늘어나는 동안, 폭스바겐은 1,290여 대를 파는 데 그치며 점유율 1%대로 밀려났다.

연료별 패러다임 전환: 전기차, 하이브리드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브랜드 점유율 변화만큼 주목받는 것이 연료 유형별 트렌드의 전환이다.

2026년 3월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는 1만6,249대가 팔려 점유율 47.8%를 기록했다. 이는 꾸준히 강세를 보이던 하이브리드(1만4,585대, 42.9%)를 사상 처음으로 넘어선 수치다. 수입차 시장에서만큼은 전기차가 하이브리드를 제치고 주력 연료 유형으로 자리잡는 변곡점이 2026년 상반기에 도래한 것이다.

국산차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 편중은 두드러진다. 쏘렌토의 하이브리드 비중이 74.6%에 달하고, 아반떼·팰리세이드 등 주요 모델에서도 하이브리드 수요가 내연기관을 압도하는 추세다.

고유가 환경이 소비자의 선택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는 결과다. 2026년 2월 28일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소비자들의 구매 선택지가 빠르게 재편됐다. 3월 중고차 시장에서 전기차 거래는 전달 대비 29.5% 급증했다. 

구조적 시사점: 변화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2026년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의 변화는 특정 브랜드의 일시적 부침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의 신호로 읽힌다.

첫째, 현대차·기아의 91% 독과점 구조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겠지만, 그 내부에서 기아의 위상이 현대차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전동화 전략과 SUV·RV 라인업에서 기아가 현대차를 앞서는 현상이 반복된다면, 그룹 내 전략 자원의 배분 방식 자체가 바뀔 수 있다.

둘째, 수입차 점유율 22%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2026년 1분기 상위 3개 브랜드(테슬라·BMW·메르세데스-벤츠)가 시장의 약 68%를 차지하며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테슬라가 연간 기준으로도 1위를 유지한다면, 국내 프리미엄 및 전기차 시장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하는 브랜드들이 늘어날 것이다. 

셋째, BYD를 필두로 한 중국 브랜드의 진입은 이제 '실험'이 아닌 '현실'이 됐다. 테슬라와 BYD에 더해 지커·샤오펑 등도 한국 진출을 타진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어, 국내 완성차의 전동화 대응 전략이 향후 안방 사수의 성패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지금 가장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기아의 내수 역전, 테슬라의 수입차 1위, BYD의 빠른 정착. 세 가지 사건이 같은 분기에 동시에 일어났다는 사실은, 2026년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진정한 변곡점임을 선명하게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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