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미국에서 현물 XRP ETF 7종이 출시된 데 이어, 2026년 4월 15일 일본 라쿠텐이 4,400만 명 이용자를 대상으로 XRP 결제 통합을 시작했다.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로서의 XRP 위상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미지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2026년 4월, XRP(리플)가 암호화폐 시장의 중심 화제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4월 17일에는 1.50달러 선을 일시 돌파했고, 이후 소폭 조정을 거쳐 4월 22~23일 기준 1.44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가격 흐름 자체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배경이다. 5년에 걸친 미국 SEC 소송의 완전 종결, 2025년 11월 현물 ETF 7종 동시 출시, 그리고 4월 15일 일본 라쿠텐의 4,400만 사용자 대상 XRP 결제 통합이라는 세 가지 구조적 변화가 동시에 수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변수들이 실제 가격과 온체인 지표에 어떤 속도로 반영될지는 여전히 열린 문제이며, XRP는 고변동성 자산임을 전제로 이 흐름을 읽어야 한다.
5년 소송, 2025년 8월 완전 종결 —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나
XRP를 이해하는 출발점은 SEC 소송이다. SEC는 2020년 12월 리플 랩스를 상대로 XRP가 미등록 증권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으로 XRP는 다수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되거나 거래가 제한됐고, 기관 투자자들은 오랜 기간 XRP 시장에서 이탈하게 됐다.
법적 종결 과정은 다음과 같다. 2023년 7월 아날리사 토레스 판사는 거래소를 통한 일반 투자자 대상 XRP 판매는 증권이 아니지만,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한 직접 판매는 증권법을 위반한다는 분리 판결을 내렸다.
양측 모두 항소했으나, 2025년 8월 22일 미국 제2순회 항소법원이 SEC와 리플 양측의 공동 소취하 요청을 승인하면서 항소 절차가 완전히 종결됐다. 리플은 1억2,500만 달러의 민사 벌금을 납부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는 SEC가 당초 요구했던 20억 달러에 비해 크게 낮아진 금액이다.
이 판결의 핵심은 "거래소를 통한 XRP 2차 시장 거래는 증권이 아니다"라는 2023년 토레스 판사의 판단이 그대로 유효하게 확정됐다는 점이다.
이로써 해당 판결은 향후 암호화폐 분류와 관련한 선례로 자리잡게 됐다. 소송 종결 이후 미국 내 주요 거래소들이 XRP를 재상장하기 시작했고, 현물 ETF 승인의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
현물 ETF 7종, 2025년 11월 출시 — 기관 자금 유입의 실제 현황
현물 XRP ETF는 이미 출시된 상품이다. 7종의 현물 XRP ETF가 2025년 11월 미국 시장에서 승인·출시됐다.
첫 출시는 2025년 11월 13일 카나리 캐피털(XRPC)이었으며, 나머지 6종이 수일 내 연이어 출시됐다. 티커는 XRPZ(프랭클린 템플턴), XRP(비트와이즈), XRPC(카나리), GXRP(그레이스케일), TOXR(21셰어즈), XRPR(렉스-오스프리) 등이며,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서 거래되고 있다.
보수 경쟁도 치열하다. 프랭클린 템플턴 XRP ETF(XRPZ)는 0.19%의 연간 보수율을 적용하고 있으며, 2026년 5월 31일까지는 보수를 전액 면제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그레이스케일 GXRP는 0.35%로 2026년 2월 24일 면제 기간이 종료됐고, 렉스-오스프리는 0.75%로 7종 중 가장 높은 보수율을 부과하고 있다.
자금 유입 규모와 관련해서는, 현재 미국 내 XRP ETF 전체 운용자산(AUM)은 약 1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CoinShares 집계에 따르면 4월 11일로 끝난 주간의 XRP 관련 순유입액은 1억1,96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ETF 출시 이후 가격 상승 효과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라쿠텐, 4월 15일부터 XRP 결제 통합 — 규모와 한계를 함께 봐야
이번 달 가장 주목받는 실물 채택 이슈는 라쿠텐의 XRP 통합이다.
2026년 4월 15일부터 라쿠텐 월렛(Rakuten Wallet)이 XRP를 라쿠텐페이(Rakuten Pay) 앱에 통합했다. 이용자는 라쿠텐 포인트로 XRP를 구매하고, 이를 라쿠텐 캐시로 전환해 일본 전역 500만 개 이상의 가맹점에서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 유통 중인 라쿠텐 포인트는 3조 포인트 이상으로, 약 230억 달러 상당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 통합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가맹점은 엔화로 결제를 수취한다. 즉 이용자가 XRP로 결제하면 백엔드에서 엔화 전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맹점이 XRP를 직접 보유하거나 노출되는 구조가 아니다. 이는 4,400만 명이 XRP를 직접 매수·보유한다는 의미가 아니며, 포인트 전환 경로를 통해 XRP 인프라를 활용하는 구조다.
리플의 시니어 에코시스템 매니저 타츠야 코로기는 이번 통합을 "XRP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정표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실제 사용자 채택 규모는 향후 수개월간의 거래 데이터로 검증될 과제로 남아 있다.
CLARITY 법안 심의 — 확정된 사실과 불확실한 전망의 구분
미국 의회에서는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를 규율하는 CLARITY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 뒤 상원 심사를 앞두고 있다.
리플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는 복수의 인터뷰에서 해당 법안의 연내 통과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한 바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XRP를 포함한 주요 디지털 자산의 규제 불확실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시각이 시장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상원 심의 일정은 정치 일정에 따라 유동적이며, 연내 처리 여부는 현재로서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리스크 요인 — 숫자보다 구조를 봐야 하는 이유
XRP는 2026년 들어 2025년 최고가인 3.65달러 대비 60% 이상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고유가·지정학적 긴장이 새로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ETF 출시와 소송 종결이라는 호재가 이미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격 전망은 기관마다 크게 엇갈린다.
스탠다드차타드 애널리스트는 2026년 중 8달러 시나리오를 제시한 반면, 다른 리서치 기관들은 2~3달러대의 보수적 경로를 제시하고 있어 전망의 범위가 매우 넓다. 다수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XRP 가격의 핵심 변수로 규제 이벤트보다 실제 기관 채택 확대와 온체인 거래량 지표 개선 여부를 지목한다.
결론 — 구조는 달라졌다, 속도는 아직 모른다
4월 말 XRP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5년 소송의 완전 종결로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현물 ETF 7종이 이미 시장에서 거래 중이며, 라쿠텐이라는 일본 최대 소비자 플랫폼이 XRP를 결제 인프라에 직접 편입했다.
이 세 가지는 전망이 아니라 확인된 사실이다. 문제는 속도다. 이 구조적 변화들이 온체인 지표와 실제 사용자 행동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될지는 앞으로 수개월의 데이터가 말해줄 것이다.
XRP는 여전히 변동성이 높은 자산이며, 투자 판단은 이 구조적 사실과 개인의 리스크 수용 범위를 함께 고려해 이루어져야 한다.
※ 본 기사는 특정 자산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암호화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 자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