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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사태부터 지금까지, 항공기 유류할증료 얼마나 올랐나

호르무즈 사태 이후 두 달 만에 유류할증료가 최대 5배 이상 오르면서, 지상에서 채워지는 연료의 무게가 승객의 지갑에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항공권 결제 직전 화면에서 예상치 못한 금액에 멈칫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태민 기자입력 2026년 4월 16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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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유 급유 작업이 한창인 계류장.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항공유 급유 작업이 한창인 계류장.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호르무즈 사태 이후 두 달 만에 유류할증료가 최대 5배 이상 오르면서, 지상에서 채워지는 연료의 무게가 승객의 지갑에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항공권 결제 직전 화면에서 예상치 못한 금액에 멈칫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호르무즈 사태 이후 두 달 만에 유류할증료가 최대 5배 이상 오르면서, 지상에서 채워지는 연료의 무게가 승객의 지갑에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항공권 결제 직전 화면에서 예상치 못한 금액에 멈칫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기본 운임 외에 별도로 표시되는 유류할증료가 바로 그 주범이다.

2026년 들어 이 유류할증료가 중동 사태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2월 말 이후 불과 두 달 사이에 현행 체계 도입 이래 사상 유례없는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 유류할증료란 무엇인가


항공권 가격은 기본 운임, 공항이용료, 유류할증료로 구성된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연료비 상승 부담을 승객에게 일부 전가하기 위해 별도로 부과하는 항목으로, 항공사의 수익이 아니라 비용 보전 성격이 강하다. 2000년대 초 이라크 전쟁 등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기를 거치며 별도 항목으로 분리됐으며, 국내에서는 2005년 국제선에 처음 도입됐다. 

한국 항공사들의 국제선 유류할증료 기준은 싱가포르 현물시장 항공유 가격(MOPS)이며, 통상적으로 전전달 16일부터 전월 15일까지의 평균 MOPS 가격이 반영되어 매월 단계가 결정된다.

국토교통부는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 구간에 따라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총 33단계로 운영하며, 단계가 높을수록 노선별 부과 금액이 커지는 구조다. 한국의 경우 유류할증료가 항공권 가격에서 별도 항목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가격 변동을 더 크게 체감하는 구조다. 

■ 사태의 발단: 미국·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올해 유류할증료 급등의 도화선은 중동에서 당겨졌다. 두바이유는 이란 사태 발발 전인 2월 27일 배럴당 71.81달러에서 3월 9일 100달러를 돌파한 뒤 137달러까지 치솟았다. 4월 10일 기준으로는 100.75달러로, 사태 이전 대비 40.3% 오른 수준이며, 현재는 100~120달러 사이를 오가는 중이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사실상 전면 봉쇄 조치를 예고하고, 이란이 군함 접근 시 무력 대응을 경고하면서 중동 리스크가 급격히 부각됐다.  항공유는 국제 시세에 연동돼 거래되는 품목이며, 최고가격제 제한 등 가격 통제 장치나 상한선이 적용되지 않아 국제 유가 변동이 제품 가격에 즉각 반영되는 구조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상승한 국제 유가는 높아진 가격으로 한 달 이상 거래되고 있다. 

한국은 국내에서 정제되는 원유의 상당 부분을 중동산에 의존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생산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리는 방식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며, 원유 반입 자체가 줄어들면 이 대응책도 한계에 부딪힌다. 

■ 4월: 6단계→18단계, 2016년 이후 역대 최대 월간 상승 폭


2026년 3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6단계였다. 4월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인 2월 16일~3월 15일 MOPS 평균값이 갤런당 326.71센트(18단계 기준)를 기록하면서, 4월 단계가 6단계에서 18단계로 12단계 급등했다. 2016년 거리비례 구간제 도입 이후 한 달 사이 역대 최대 상승 폭이었다. 

대한항공 공지에 따르면, 단거리인 인천–후쿠오카·칭다오 구간은 3월 1만 3,500원에서 4월 4만 2,000원으로 올랐다. 인천–상하이·베이징·나리타·오사카·타이베이 노선은 2만 1,000원에서 5만 7,000원, 방콕·싱가포르·괌·델리 등은 3만 9,000원에서 12만 3,000원, 두바이·호놀룰루·이스탄불 등은 6만 4,500원에서 19만 9,500원으로 뛰었다.  장거리인 뉴욕·런던 등은 편도 기준 9만 9,000원에서 30만 3,000원으로 인상됐다.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방향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후쿠오카 등 최단거리권이 3월 1만 4,600원에서 4월 4만 3,900원으로, 미주·유럽 장거리 노선은 편도 기준 25만 1,900원으로 책정됐다.  

저비용항공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티웨이항공의 한국발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1군 3만 800원에서 7군 최대 21만 3,900원으로 공시됐으며, 연합뉴스는 이를 전월 대비 3배 인상으로 보도했다. 

■ 5월: 18단계→33단계, 현행 체계 도입 이래 첫 최고 단계


4월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5월 유류할증료는 역사상 한 번도 도달한 적 없는 영역으로 진입했다.

5월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인 3월 16일~4월 15일 MOPS 평균값은 갤런당 511.21센트로, 총 33단계 중 최고 단계인 33단계(470센트 초과 구간)에 해당한다. 현행 거리비례 구간제가 도입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최고 단계가 적용된 것이며, 한 달 사이 15단계가 추가로 상승해 이 역시 월간 최대 상승 폭 기록이다. 

대한항공은 4월 16일 오는 5월 1일 발권분부터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33단계로 적용한다고 공지했다. 5월 유류할증료는 거리 구간별 최소 7만 5,000원에서 최대 56만 4,000원으로 책정됐다.  단거리인 인천–후쿠오카·칭다오 구간이 3월 1만 3,500원에서 5월 7만 5,000원으로, 약 5.5배 수준이 됐다. 미주·유럽 장거리는 같은 기간 9만 9,000원에서 56만 4,000원으로 5배 이상 올랐다.

기존 역대 최고 단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인 2022년 7~8월의 22단계였으나, 이번 33단계는 그마저도 크게 넘어섰다.요약하면, 2026년 3월 6단계였던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4월 18단계, 5월 33단계로 두 달 사이 세 단계씩이 아니라 6→18→33단계, 사실상 수직 상승의 흐름을 그렸다.

국내선도 동반 인상됐다. 4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7,700원 수준이었으나, 5월에는 3만 4,100원으로 약 4.4배 수준으로 올랐다. 

■ 글로벌 항공사도 일제히 동참


최근 글로벌 항공사들도 미국·이란 전쟁으로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자 유류할증료를 일제히 인상하고 있다.

캐세이퍼시픽은 이달부터 전 노선의 유류할증료를 34% 인상했고, 에어인디아·콴타스항공 등도 유류할증료를 올렸다.  

협정 결렬과 봉쇄 재강화가 반복되는 구조 속에서 유가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업계 전반에 퍼져 있다.

■ 항공업계의 위기: 수익성 악화 우려 확산


유류할증료 급등은 단순히 여행객의 부담 문제를 넘어 항공업계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급등하면서, 비수기 수요 감소와 맞물려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수기인 3~4월 수익을 만회해야 할 5월에 유류할증료가 급등하면서 항공기를 띄울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여행객 비용 부담 증가로 수요 위축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7일 2주간 휴전에 합의하면서 MOPS는 한때 10% 이상 하락했지만, 12일 협상이 결렬되면서 국제 유가는 다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유가 흐름이 협상 국면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만큼, 6월 이후 유류할증료의 방향성은 중동 사태 전개에 달려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 소비자가 알아야 할 핵심 원칙


유류할증료 체계에서 소비자가 반드시 숙지해야 할 원칙이 있다. 유류할증료는 탑승일이 아니라 발권일 기준으로 적용된다.

5월이나 6월에 출발하는 항공권이라도 4월에 미리 결제했다면 4월에 고시된 단계의 금액이 그대로 적용된다.  마일리지로 좌석을 예약해도 유류할증료와 세금은 현금으로 별도 납부해야 하며, 이번 인상으로 마일리지 사용자도 현금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이다. 

거리 구조에 따른 차등도 중요하다. 같은 단계가 적용되더라도 단거리와 장거리의 유류할증료 절대 금액 차이는 10배 이상 벌어질 수 있다. 거리가 멀수록 절대금액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구조이므로, 고유가 국면에서는 일본·대만 같은 단거리 여행지가 전체 여행 경비를 줄이는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2월 말 이란 사태 발발 이전, 3월 최대 9만 9,000원이었던 대한항공 편도 유류할증료는 5월 발권 기준 최대 56만 4,000원으로 올랐다. 인천–뉴욕 왕복 유류할증료만 110만 원대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현행 거리비례 구간제가 도입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33단계 최고 단계가 적용된 지금, 중동 정세 안정화 여부가 향후 항공권 가격의 향방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됐다. 여행을 계획하는 소비자들은 발권 시점과 노선 선택에 어느 때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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