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성과의 핵심 변수는 팀장과 구성원 사이의 신뢰 기반 대화에서 시작된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팀장이라는 자리가 기피 대상이 되고 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2025년 발표한 '2030 직장인의 리더 인식 기획조사'에 따르면, 19~36세 직장인 가운데 중간관리직 리더 직책을 원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32.5%였다. 향후 임원을 맡고 싶지 않다는 응답도 39.2%에 달했다.
기피 이유로는 업무량 증가와 성과 책임에 대한 부담이 주를 이뤘다. 무조건 승진을 목표로 삼던 세대와 달리, 지금의 직장인 상당수는 팀장 역할 자체를 부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현상은 세대 변화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팀장이라는 직책이 실제로 더 복잡하고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위에서는 성과가, 아래에서는 소통과 배려가 동시에 요구된다. 조직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구성원의 자율성과 심리적 안정을 지켜야 한다.
공개된 자료들이 이 자리에서 실제로 무엇이 작동하는지를 가리키고 있다.
관리자는 팀 몰입도 편차의 최소 70%를 설명한다는 수치가 시사하는 것
갤럽(Gallup)의 연구는 이 주제의 출발점이 되는 수치를 제시한다.
갤럽은 「State of the American Manager: Analytics and Advice for Leaders」를 통해, 관리자(팀장)가 사업 단위 전반의 직원 몰입 점수 편차 중 최소 70%를 설명한다고 분석했다. 이후 갤럽의 글로벌 보고서들도 이 수치를 지속적으로 재확인하고 있다. 갤럽은 팀 몰입도 편차의 70%가 오직 관리자(팀장)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가장 중요한 발견 중 하나로 명시하고 있다.
이 수치가 뜻하는 바는 구체적이다. 어떤 직원에 대해 그의 관리자가 누구인지만 알면, 그 직원의 몰입 수준을 상당한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갤럽 연구의 핵심 시사점이다. 급여도, 복리후생도, 회사의 미션 선언도 아니라 관리자가 핵심이다.
문제는 그 팀장들 자신이 소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갤럽의 「State of the Global Workplace: 2025 Report」(2024년 데이터 기준)에 따르면, 2023년 30%였던 관리자 몰입도는 2024년 27%로 3%포인트 하락했다. 35세 미만 관리자의 몰입도는 5%포인트, 여성 관리자의 몰입도는 7%포인트 하락해 그 폭이 특히 컸다. 그리고 갤럽은 그 결과를 직접적으로 연결한다. 관리자가 몰입하지 않으면 팀 역시 그러하다.
한국의 수치는 이 맥락에서 더욱 무겁게 읽힌다. 갤럽의 '국가별 업무 몰입도 현황(2024년)'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의 몰입도(Engaged 비율)는 13.8%로, 세계 평균 21%와 동아시아 지역 평균 18%에 모두 못 미쳤다. 관리자의 역할이 팀 몰입도 편차의 최소 70%를 설명한다는 갤럽 연구와 연결하면, 국내 조직의 몰입도 개선 여지가 팀장의 역량 강화에 얼마나 크게 달려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구성원이 실제로 원하는 리더의 조건: 소통과 사람 관리
한국생산성본부(KPC)가 2025년 발표한 「2025 HRD Trend Report」는 직장인 설문을 바탕으로 리더에게 필요한 역량을 수치로 보여준다. '나의 리더(상사)에게 필요한 교육'을 묻는 복수응답 항목에서 조직관리(57%), 사람관리(52%)가 1·2위를 차지했다. 변화관리(37%), 성과관리(34%) 교육 필요성도 30% 이상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이 결과가 가리키는 방향은 분명하다. 구성원은 팀장에게 전략적 통찰보다 먼저 사람을 다루는 능력을 기대한다. KPC가 2024년 발표한 「2024 HRD Trend Report」에는 이 맥락이 보다 직접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리더가 들었으면 하는 교육' 1위로 커뮤니케이션 교육이 꼽혔다.
보고서는 리더의 경청과 공감이 구성원으로 하여금 어떤 의견을 제시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으리라는 '심리적 안전감'을 주며, 이것이 팔로워들의 조직 몰입과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커뮤니케이션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팀장의 커뮤니케이션은 '좋은 분위기 만들기'가 아니다. 성과와 직결되는 심리적 안전감의 토대를 설계하는 행위다. KPC 보고서가 이를 1위 과제로 집계한 것은 그런 의미다.
심리적 안전감 조성이 팀장의 핵심 역할인 이유
심리적 안전감은 구성원이 의견을 말하거나 실수를 인정할 때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리킨다.
구글은 2012년부터 약 4년간 180여 개 팀을 분석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Project Aristotle)'를 통해, 고성과 팀과 저성과 팀을 가르는 요인들 중 심리적 안전감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목했다. 이 연구는 이후 조직 심리학 분야에서 가장 널리 인용되는 사례 중 하나가 됐다.
국내 자료에서도 같은 방향이 확인된다. KPC 「2025 HRD Trend Report」의 조직문화 관련 설문(복수응답)에서, '조직 내 심리적 안전감 구축'은 응답률 34%로 5위 과제로 꼽혔으며,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30% 이상의 응답률을 기록해 조직문화 전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의 조직 연구도 같은 결론을 지목한다. 맥킨지 설문에 따르면, 심리적 안전감을 구축하는 행동을 실제로 보이는 리더는 많지 않다고 응답자들은 답했다. 연구는 권위적인 리더십보다 지지적이고 협의적인 리더십을 통해 심리적 안전감이 구축된 팀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심리적 안전감은 팀장의 성격이나 스타일에 달린 문제가 아니다. 구성원이 발언하고 학습하며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조적으로 설계하는 과제다. 여러 연구는 이 환경을 만드는 책임이 팀장에게 있다는 점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글로벌 제약회사 노바티스(Novartis)의 행동과학자들이 수행한 실험도 이 방향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한다. 1천 개 이상의 팀, 7천여 명이 참여한 이 연구에서, 팀원과의 1:1 면담을 업무 개선이 아닌 팀원 개인의 욕구와 관심사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도록 한 팀장 집단의 결과를 분석했다.
개인의 욕구에 초점을 둔 면담 방식을 사용한 집단의 팀원들은 통제 집단 대비 심리적 안전감이 12% 이상 향상됐으며, 경력 개발 및 발전에 대한 인식이 21% 향상됐고, 팀장에 대한 롤모델 인식도 15% 향상됐다.
팀장이 업무 지시보다 팀원 개인에게 먼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결과적으로 성과 지표를 포함한 여러 측면에서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이 실험은 보여준다.
변화를 설명하고 방향을 전달하는 역할: 정보 격차를 줄이는 능력
PwC가 2024년 6월 발표한 「Global Workforce Hopes and Fears Survey 2024」는 50개국·지역의 직장인 5만 6천여 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조사다. 이 조사에서 절반 이상의 응답자들이 직장에서 너무 많은 변화가 한꺼번에 일어나고 있다고 느꼈으며, 44%는 변화가 왜 필요한지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변화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변화의 이유를 모르는 것이 문제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62%는 지난 1년간 직장에서 그 이전 12개월보다 더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5분의 2(40%)는 일상 업무 책임이 상당히 또는 매우 크게 바뀌었다고 응답했다.
PwC 보고서는 이 간격을 메우는 역할이 리더에게 있다고 명시한다. 직원들이 변화가 필요한 이유와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리더의 시작점이어야 하며, 투명한 리더십을 통해 비전을 현실로 바꾸고자 하는 열의를 가진 직원들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한다.
전략을 만드는 것은 경영진의 몫이다. 그것을 팀원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하고 전달하는 것은 팀장이 해야 할 일이다. 이 번역 능력이 없으면 변화는 불안으로만 수신된다. 보고서는 직원들이 변화를 이해하고 스스로 주도하지 않으면 혁신 계획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결론 짓는다.
공정한 평가를 설계하고 납득시키는 역할
구성원의 몰입을 유지하는 데 평가의 공정성은 전제 조건이다. KPC 「2024 HRD Trend Report」는 이를 명시한다.
보고서는 직원 유지와 몰입을 위해서는 공정한 평가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평가기준이 다양하고 단위 조직별 목표의 난이도가 다르며 구성원의 직무레벨 차이가 있기 때문에 완벽한 공정은 성립하기 어렵다고 전제한다. 그러나 결과에 대해 조금 더 납득하고 수용하게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동일 보고서는 데이터 기반 인사관리를 이 문제의 접근 방향으로 제시한다.
주관적 인상이 아닌, 관찰 가능한 행동과 결과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팀장에게 요구되는 실무 조건이다.
평가 기준을 사전에 공유하고, 결과에 대한 근거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이 포함될 때, 구성원은 평가를 성장의 피드백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세대 간 간격을 다루는 방식: 인식 차이에서 시작하는 설계
KPC 「2024 HRD Trend Report」는 조직문화 관련 우선 과제 중 하나로 세대 차이·갈등 해소를 꼽았으며, Z세대가 조직에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세대 간 이해와 소통을 촉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팀장 자리에 있는 사람은 대부분 밀레니얼 세대이거나 그 위 세대다. 반면 팀원 구성에서 Z세대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이 간격은 단순히 나이 차이가 아니다.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 성과를 측정하는 방식, 커뮤니케이션 형식,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방법이 다르다. 팀장이 자신의 경험 틀로만 팀을 운영하면, 이 간격은 마찰이 된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2025년 조사에서는 2030 직장인이 중간관리직의 핵심 역할로 '소통 및 팀워크 강화'를 꼽았으며, 중간관리자의 리더십 역량이 조직문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응답한 비율은 70.6%였다. 구성원 스스로가 팀장에게 기대하는 비중 1순위가 성과 압박이 아니라 소통과 협력의 분위기 조성이라는 것이다.
회복탄력성을 팀 안에서 육성하는 역할
PwC의 2024년 조사는 팀장에게 또 하나의 역할을 요청한다. 변화의 속도가 앞으로도 낮춰질 가능성이 낮은 만큼, 리더는 직원이 변화에 더 잘 적응하도록 도와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변화를 수용하도록 영감을 주고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의 혁신적 리더십이 필요하며, 이런 접근 방식은 직원이 회복탄력성을 구축해 불확실성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회복탄력성은 구성원 개인의 심리적 자원만이 아니다. 팀 차원의 대응력이기도 하다. 팀장이 압박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패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팀원들은 관찰한다. 팀장이 변화와 충격 앞에서 안정적으로 판단하고, 팀원에게 역할과 의미를 다시 연결해 줄 수 있을 때, 팀 전체의 회복탄력성은 높아진다.
보고서는 이 역할이 개인 역량 문제만이 아님도 지목한다. 조직 전체에서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간 관리자 스스로가 회복탄력성을 개발하고 팀 내에서 이를 육성하도록 고위 리더가 지원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명시한다. 팀장 스스로의 회복탄력성이 선행 조건이고, 그것은 조직 차원의 지원 없이 온전히 개인에게만 전가되어선 안 된다는 뜻이다.
리더가 마지막으로 점검해야 할 세 가지 기준
갤럽·PwC·KPC 자료를 종합하면, 팀장 역할이 지시·관리 중심에서 환경 설계와 지원 쪽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관찰된다. 이를 실무에서 점검할 기준으로 정리하면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구성원이 말할 수 있는 환경인가. 회의에서 다른 의견이 나오는지, 실수를 숨기지 않는지, 피드백이 양방향으로 흐르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시작이다. 이것이 작동하지 않으면 심리적 안전감이 없다는 신호다.
둘째, 변화와 방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가. "위에서 그러라고 했다"는 전달이 아니라, 왜 이 방향인지, 각자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PwC 조사에서 확인됐듯, 변화의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구성원은 변화의 동력이 되지 않는다.
셋째, 평가 기준이 사전에 공유되고 있는가. 결과가 아닌 기준을 먼저 공유하고, 평가 이후에는 근거를 설명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구성원은 평가를 판정이 아닌 성장의 피드백으로 받아들인다.
훌륭한 팀장은 팀을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다. 팀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사람이다. 이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지금 이 자리에서 요구되는 가장 실질적인 역할이다.
KBR Insight
갤럽·PwC·KPC 등의 공개 자료가 공통으로 지목하는 방향은 하나다.
팀 성과의 핵심 변수는 팀장이며, 팀장의 역할은 지시에서 환경 설계로 이동하고 있다. 구성원이 팀장에게 요청하는 역량은 소통과 사람관리이고, 조직이 팀장에게 요구하는 역할은 심리적 안전감 조성과 변화 설명이다.
CEO와 C레벨이 점검해야 할 지점은 팀장을 성과 압박의 전달자로 쓰고 있는지, 아니면 팀이 작동하는 환경의 설계자로 지원하고 있는지다. 팀장에게 권한과 맥락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으면, 몰입도 하락과 인재 이탈이라는 비용은 조직 전체로 분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