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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 종결될 수 있을까?

나흘이면 끝날 전쟁이 35일째 계속되고 있다 "나흘이면 끝난다." 전쟁 발발 초기 워싱턴 일각에서 흘러나온 낙관론이다. 그러나 2026년 4월 1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전쟁은 발발 35일째를 맞이했다. 여전히 종전의 실마리는 안갯속이다.

박소유 기자입력 2026년 4월 1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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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전쟁 발발 이후 40% 이상 급등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지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국제유가가 전쟁 발발 이후 40% 이상 급등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지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나흘이면 끝날 전쟁이 35일째 계속되고 있다 "나흘이면 끝난다." 전쟁 발발 초기 워싱턴 일각에서 흘러나온 낙관론이다. 그러나 2026년 4월 1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전쟁은 발발 35일째를 맞이했다. 여전히 종전의 실마리는 안갯속이다.

 

 

나흘이면 끝날 전쟁이 35일째 계속되고 있다


"나흘이면 끝난다." 전쟁 발발 초기 워싱턴 일각에서 흘러나온 낙관론이다. 그러나 2026년 4월 1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전쟁은 발발 35일째를 맞이했다. 여전히 종전의 실마리는 안갯속이다.

호르무즈 해협에는 보도 기준 약 3,200척의 선박이 발이 묶여 있고, 국제유가는 전쟁 전 배럴당 72달러에서 100달러 선을 넘어섰다. 협상 테이블은 열리지 않았고, 미사일과 드론은 오늘도 날아다니고 있다.

이 전쟁은 어떻게 시작됐으며, 종결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한국 경제는 이 거대한 충격파 앞에서 어디에 서 있는가.

전쟁의 배경 : 반정부 시위에서 선제타격까지


전쟁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2025년 12월 28일부로 이란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 다.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 규모로 번진 이 시위 과정에서 이란 보안군이 무력 진압에 나섰고, 2026년 1월 이란 보안군은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 도중 수천 명의 시위대를 살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빌미로 이란 정권을 향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2026년 1월 24일, 미국이 이란에 대규모 함대를 파견하였으며, 이란의 석유수출 선박에 대한 제재도 실시하였다.

이후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되는 듯 보이기도 했다.

2026년 2월 25일, 이란 외무장관은 제네바 회담 재개를 앞두고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한 미국과의 합의가 "손에 닿을 거리"에 있다고 밝혔으며, 공습이 시작되기 직전인 2월 27일 오만 외무장관은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더 이상 비축하지 않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완전한 사찰을 받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모든 외교적 시도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내 반정부 시위 세력 지원 및 핵무기 개발 저지를 명분으로 이란을 선전포고 없이 선제 타격하며 전쟁이 발발했다.

이 공습으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역사적으로 가장 악랄한 인물 중 한 명"의 사망이라며 공식 발표했다.

이란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이스라엘과 미군기지를 향해 거센 보복 공격을 퍼부어 최소 15명의 미군 병력에게 부상을 입혔다. 동시에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섰고, 전쟁은 단순한 양자 갈등을 넘어 중동 전체, 나아가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을 위협하는 사태로 번졌다.

전황 : 예상 밖의 이란 저항, 미국의 딜레마


전쟁 초기 미국과 이스라엘은 단기간 내 이란의 군사력을 무력화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원래 나흘 정도면 끝날 것이라고 했던 전쟁이 4주를 넘어가고 있고, 미국은 하루 약 300억~400억 달러, 이스라엘은 하루 3억 달러의 전쟁비용을 지출하면서 연일 이란을 공격하고 있으나 이 전쟁에서 미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는 논평가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영국 정보기관 MI6의 전 국장 알렉스 영거는 "미국은 약 2주 전쯤 이란에 주도권을 빼앗겼다"며 "이란 정권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강력한 회복력을 보여 주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핵심 지도자를 잃었음에도 빠르게 지휘 공백을 메웠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2026년 3월 8일 아버지의 뒤를 이어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 

전선은 확대됐다. 카타르에너지는 라스라판 시설이 이란이 발사한 드론 공격을 받아 LNG 생산을 중단했다고 발표했으며, 이 시설은 전 세계 LNG 공급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후티 반군도 이란 편에 가담했다.

레바논 헤즈볼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에 이어 후티까지 이란이 이끄는 '저항의 축' 전체가 전선에 가담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상황에서 홍해까지 막힌다면 세계 에너지 시장에 이중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내부도 흔들리고 있다. 반트럼프 정서에 이란 전쟁 반대 여론까지 합쳐지면서 전국에서 집계 기준 약 3,200건의 집회에 추산 900만 명이 참여했으며,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반전 집회로 기록됐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여론조사 지지율은 33%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종전 가능성 : '4월 6일 시한'의 의미


현재 시점에서 가장 주목받는 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4월 6일 시한'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4~6주가 걸릴 것이라고 예고한 이란 전쟁이 한 달을 맞은 3월 30일, 백악관 대변인은 명확한 종전 시점을 내놓지 않았다. 같은 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관련 임무가 "중반점을 넘어섰다"고 밝혔으나, 종전 시기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협상 채널은 간신히 살아있다. 독일 외무장관은 미국과 이란이 물밑 간접 협상을 거쳐 조만간 파키스탄에서 대면 협상에 나설 전망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공격을 일단 중단한다면서 핵무기 포기, 우라늄 농축 중단, 핵물질 외부 반출, 호르무즈 해협의 미국·이란 공동 관리 등 15가지 항목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간극은 깊다. 이란이 미국의 15개 항목의 정전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관측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실장 김열수는 "미국은 자신들이 요구하는 최대치를 제시한 것으로, 이건 항복문서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이란의 역제안 또한 만만치 않다. 이란은 전쟁 피해 배상, 재발 방지 약속,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주권 인정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이 현실적으로 가장 유력하게 보는 시나리오는 '부분 합의'다. 전투를 우선 멈추면서 부분적인 협상을 이루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란이 일정 기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는 대신, 미국은 단계적으로 제재를 완화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을 정상화하는 방식이다.  핵 프로그램, 미사일 역량, 민병대 지원 문제 등 핵심 쟁점은 장기 협상으로 넘기는 구조다. 다만 이 시나리오 역시 현재로선 가능성이지 확정 경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짚어야 한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1~2년 더 이란에 있는 것에 관심이 없다"며 "미국이 이란 전쟁에서 곧 빠져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국무장관도 "몇 달이 아닌 몇 주 안에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장기전 불가 의지를 시사하는 신호로 읽히지만, 이란 측은 여전히 공식 협상을 부인하고 있어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결국 4월 초 시한 내 극적인 타결이 이뤄지거나, 아니면 추가 확전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 분기점이 지금이다.

글로벌 거시경제 충격 : 에너지, 물가, 금융


이 전쟁이 세계 경제에 남긴 충격은 이미 가시화됐다. 핵심은 에너지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전쟁 이전 배럴당 약 72달러에서 약 103달러 수준까지 오르며 40% 이상 급등했다. 이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동맥이다.

유럽 가스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근월물 선물 가격은 한때 전 거래일 대비 46% 급등하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딜로이트는 '2026년 글로벌 경제 전망'에서 공급망 불안, 에너지 가격 급등, 지정학적 분열을 주요 잠재위험으로 꼽았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불길한 예측이 적중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 공습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주식 가격은 하락했으며, 달러화 강세와 귀금속 가격 상승세가 동반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 지속으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경우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어디까지나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 차원이지만, 물가 상승률 조정 기준으로 유가 200달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국제사회의 공식 전망도 빠르게 어두워졌다. OECD는 3월 26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G20의 2026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에너지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기존 2.8%에서 4.0%로 1.2%포인트 대폭 상향 조정했다. 단, 이번 전망은 올해 중반 이후 에너지 가격이 점진적으로 하락한다는 기술적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어, 전쟁 전개 양상에 따라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 : 구조적 취약성의 민낯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수출 중심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은 이 충격에 특히 취약하다. 현재 드러나고 있는 영향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유가·에너지 충격.

한국의 중동산 원유 비중이 70%에 달하고 대부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원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가 넘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유가는 이란 공습 이후 보통휘발유 기준 11.6%, 경유는 19.6% 상승했으며, 이는 2025년 이스라엘-이란 '12일 전쟁' 당시와 비교해 각각 약 5배, 7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국내 제조업의 생산비용이 0.71%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석유제품 산업의 생산비 증가 영향이 6.30%로 가장 크고, 화학제품(1.59%), 고무·플라스틱(0.46%) 등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서 충격이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둘째, 물가 압박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OECD는 3월 26일 '중간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국의 하향 폭은 G20 국가 가운데 영국(0.5%포인트) 다음으로 크다. 동시에 한국의 2026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1.8%에서 2.7%로 0.9%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성장은 꺾이고 물가는 오르는 구조다.

한성대 경제학과 김상봉 교수는 "저성장 국면에서 원자재 공급 감소에 따른 물가 상승이 현실화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에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이화여대 석병훈 교수는 "4월 초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원유 감산에 따른 재시추 가능성과 시간 등을 고려하면 고유가 상황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다만 스태그플레이션 본격화 여부는 전쟁 종결 시점과 에너지 가격 경로에 따라 달라지는 시나리오 변수임을 감안해야 한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지속하면서 고환율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으며, 4월부터는 물가 상승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셋째, 금융시장 충격.

코스피는 2026년 3월 들어 변동성 완화 장치인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다수 발동됐으며, 변동성 지표인 VKOSPI도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3월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의 누적 순매도 규모는 약 29조 7,000억원 수준으로, 삼성전자(약 15조 5,000억원), SK하이닉스, 현대차, 기아 등 주요 종목 전반에 걸쳐 이탈이 이어졌다. 

넷째, 방산·외교적 부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청하고 있다. 미국 전직 고위 당국자는 전쟁 상황이 진전되면 한국도 호르무즈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진단했으며, 동맹국 대부분은 안보 상황이 완화되면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역사적 비교와 전망 :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보다 더 클 수 있다


이번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보다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는 러시아산 원유 제재로 인한 간접적인 공급 차질이었지만, 이번에는 한국 원유 수입의 약 70%를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 수급 자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고,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2022년 3월 31.6%에서 6월 39.9%까지 치솟으며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구조적 충격이 그때보다 더 직접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다만 이는 전쟁 장기화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 전망이며, 4월 내 부분 합의가 이뤄질 경우 충격 규모는 상당 부분 제한될 수 있다.

비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원유·석유제품 비축량은 세계 5위 수준으로, 2026년 1월 기준 정부와 민간을 합산해 총 약 1억 9,000만 배럴을 비축하고 있으며, 비축 지속일수 기준 208일로 세계 6위다. 단기 공급 부족 사태는 피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 초반 수준으로 역사적 저점 구간에 근접해 있으며, 약 450조 원의 대기 자금이 증시 하락 시 저가 매수세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결론 : 협상 시계와 유가 시계, 어느 쪽이 먼저 멈추는가


2026년 4월 1일 현재, 이란전쟁의 종결 여부는 단 하나의 시계를 향해 수렴되고 있다.

트럼프가 설정한 '4월 6일' 이란 발전소 공격 재개 시한이다. 이 시한 안에 파키스탄을 무대로 한 직접 협상이 성사되고, 설령 부분적이라도 휴전 합의가 이뤄진다면,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금융시장은 안도 랠리를 맞이할 수 있다.

반대로 협상이 결렬되고 미국이 발전소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폭격을 재개한다면, OECD가 경고한 대로 올해 2분기 유가가 배럴당 135달러까지 치솟는 시나리오 가 현실화할 수 있다. 세계 경제는 새로운 위기 국면으로 진입하게 된다.

한국 경제의 관점에서 볼 때, 에너지 수입 구조의 다변화, 비축유의 전략적 활용, 그리고 방산 외교 부담에 대한 정교한 셈법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부는 이미 25조원 규모의 추경을 4월 중 최대한 빠르게 시행해 취약 부문에 대한 직접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전쟁은 언제나 경제를 다음 국면으로 밀어붙이는 강제적 촉매다.

이란전쟁의 결말은 단순히 중동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에너지 패권, 핵 비확산 질서, 달러 기반 금융 시스템, 그리고 한국 국민의 장바구니 물가에까지 직결된 문제다. 4월의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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