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성과 부진을 개인의 무능이나 태도 탓으로 돌려 질책하기 전에, 리더는 직무 설계와 평가 시스템의 구조적 오류를 먼저 냉철하게 점검해야 한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모든 기업과 조직에는 경영진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내는 구성원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경영진과 실무 관리자들은 흔히 눈앞에 드러난 저조한 실적이나 수동적인 업무 태도만을 단편적으로 보고, 이들을 ‘무능한 직원’ 혹은 ‘우리 조직 문화에 맞지 않는 사람’으로 쉽게 규정짓는 경향이 있다.
초경쟁과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2020년대 중반의 복잡한 경영 환경 속에서, 문제의 원인을 개인의 선천적 역량 부족이나 불성실함으로 돌리는 것은 관리자 입장에서 가장 빠르고 심리적으로 편안한 인지적 지름길(Heuristic)일 수 있다.
그러나 섣부른 개인을 향한 손가락질은 근본적인 원인 해결을 오히려 지연시키는 가장 위험한 함정이다.
본 아티클에서 언급하는 수치와 연구 결과는 갤럽(Gallup), 맥킨지(McKinsey), 머서(Mercer), 기업리더십협의회(CLC, Corporate Leadership Council), SHRM 등 주요 글로벌 리서치 기관 및 HR 컨설팅사가 공개한 데이터를 교차 검증해 정리한 것이다.
각 수치는 이들의 공개 리포트를 기준으로 한 ‘대략적인 범위 값’이며, 구체적인 연도·표본·국가에 따라 ±수%포인트의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본문에서 제시하는 퍼센트(%)와 배수는 특정 단일 연구 결과를 그대로 옮긴 절대값이 아닌 경영계의 ‘대표적인 추정 범위’이자 일관된 트렌드임을 전제로 읽을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여러 글로벌 리서치 기관의 인사 및 조직 행동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성과 부진의 이면에는 ‘개인의 실패’보다 ‘시스템의 방치’가 자리 잡고 있다는 일관된 패턴이 확인된다.
직무 설계, 리더십, 평가와 보상 체계가 구성원의 성과 및 몰입도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본 아티클은 이러한 팩트 기반의 연구 흐름을 토대로, 저성과자 문제를 개인의 역량이 아닌 '조직 시스템의 결함'이라는 관점에서 정밀하게 해부하고, 경영진이 최우선으로 점검해야 할 구조적 전환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직무 기대치와 현장의 인식이 어긋나는 지점
조직 내에서 특정 직원이 지속적으로 낮은 성과를 기록하거나 업무 몰입도가 급격히 저하될 때, 경영진과 직속 리더가 가장 먼저 던져야 할 핵심 질문은 "이 직원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가"이다.
최고경영진은 연초에 전사적인 비전과 목표가 세팅되면 구성원들이 당연히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숙지하고 그에 맞춰 기민하게 움직일 것이라 가정한다. 하지만 일선 현장의 실제 데이터는 상층부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경영진이 흔히 간과하는 이 ‘역할의 모호성’은 조직의 가장 밑단에서부터 조용히 생산성을 갉아먹는 치명적인 요인이다.
갤럽의 2024년 글로벌 직장인 참여도 조사(State of the Global Workplace) 등에 따르면, ‘나는 직장에서 무엇이 기대되는지 알고 있다’는 문항에 ‘강하게 동의(Strongly Agree)’한 비율은 약 46%다.
갤럽은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적으로 직원 2명 중 1명만이 자신에게 기대되는 바를 명확히 안다고 분석한다.
수십 년간 축적된 갤럽의 장기적인 글로벌 데이터 흐름을 보아도, 이 문항에 대한 긍정 응답 비율은 대략 45~50% 수준에서 큰 폭의 개선 없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즉, 전 세계 비즈니스 현장에서 절반가량의 구성원이 여전히 자신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기대치를 완전히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역할의 모호성은 직원들을 실패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내몬다.
경영진이나 직속 상사는 A라는 혁신적인 결과물을 기대하지만, 직원은 과거의 관행대로 B라는 안정적인 방향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굳게 믿고 달린다면, 그 직원은 아무리 오랜 시간 야근을 하며 성실하게 일하더라도 상사의 눈에는 '눈치 없고 성과 없는 직원'으로 비칠 위험이 통상적으로 크다.
이는 직원의 지적 능력이나 근면함의 문제라기보다는,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목표 정렬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음을 명백히 방증하는 현상이다.
리더는 직원에게 프로젝트 실패의 책임을 전가하기 전에, 부서의 거시적 목표가 개인 단위의 미시적 과업으로 투명하고 오해 없이 하달되었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인재 재배치와 직무 적합성이 엇갈리는 순간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이 실무에 전면적으로 도입된 2020년대 중반의 비즈니스 환경은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조직이 특정 포지션에 요구하는 역량과 역할도 실시간으로 변동한다.
하지만 많은 기업의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나 역할 정의 문서는 해당 직원이 입사하던 채용 당시에 형식적으로 작성된 채 전혀 업데이트되지 않고 인사팀 서랍 속에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조직이 새롭게 요구하는 기대치와 직원이 현장에서 실제로 수행해야 할 과업 사이에 거대한 불일치(Mismatch)가 발생할 때, 직원은 극심한 혼란과 인지적 부조화, 그리고 무력감을 겪게 된다.
맥킨지의 ‘Linking talent to value’ 리포트는, 고성과 인재를 핵심 전략 과제에 자주 재배치하는 기업(이른바 fast talent reallocators)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주주총수익률(TRS)을 초과 달성할 가능성(Likelihood)이 2.2배 높다고 보고한다. 이처럼 Talent-to-Value 관점에서 조직의 가치 창출 지점에 인재를 민첩하게 재배치하는 역량은 고성과 조직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반복해서 제시된다.
반면, 사업 환경과 수익 모델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는데도 과거의 고정된 구조에 사람을 억지로 끼워 맞추려 할 때 성과 누수가 발생할 위험이 통상적으로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일관되게 관찰된다.
고급 데이터 분석 역량을 보고 야심 차게 채용한 전문가에게 조직 통폐합을 이유로 갑자기 대면 영업 관리나 정성적 기획 업무를 전담시키는 상황을 가상의 사례로 떠올려 보자. 이 전문가는 순식간에 조직 내 최하위 저성과자로 전락할 위험이 매우 크다.
이 직원이 하루아침에 무능해진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핵심 강점을 전혀 발휘할 수 없는 환경에 잘못 배치되었기 때문이다.
특정 직원이 성과의 늪에 빠져 허덕이고 있다면, 리더는 현재 그에게 부여된 업무가 그의 핵심 역량과 일치하는지, 그리고 새로운 과업 수행에 필수적인 재교육(Reskilling) 기회가 조직 차원에서 충분히 제공되었는지부터 우선적으로 점검해야 마땅하다.
피드백의 단절이 가져오는 침묵의 나비효과
조직 내에서 피드백은 혈관을 타고 흐르는 산소와 같아서, 이것이 단절된 직원의 성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자생적 동력을 상실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수많은 실무 리더들이 부하 직원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심리적 방어기제나, 당장의 본인 실무가 과중하다는 핑계로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대면 피드백을 회피하곤 한다.
1년에 단 한 번, 연말 인사평가 시즌에만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리뷰는 이미 굳어진 행동 패턴이나 어긋난 업무 방향성을 교정하기에는 너무 늦은 사후 조치(Post-mortem)에 불과하다. 리더가 직원의 궤도 이탈 징후를 초기에 목격하고도 침묵하는 것은 구성원의 성장 기회를 원천적으로 방치하는 직무 유기와 다름없다.
머서(Mercer)의 성과관리 관련 QuickPulse 설문과 다수 HR 리포트를 종합하면, 전통적인 연 1회 평가 위주의 관행에서 완전히 벗어나 ‘정기적이고 고빈도의 피드백 체계를 공식적으로 운영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여러 조사에서 여전히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선도적인 글로벌 조직들이 분기나 월 단위의 짧은 체크인(Check-in)과 코칭 중심의 건설적인 대화 제도로 진화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수많은 현장에서는 피드백의 심각한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공통된 패턴으로 확인된다.
과거의 실적에 대해 보상을 결정하기 위한 정량적 평가를 넘어, 미래의 성장을 돕기 위한 지속적인 얼라인먼트가 중요해진 것이다.
저성과자가 자신의 업무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스스로 궤도를 수정하려면, 구체적이고 사실(Fact)에 기반한 주기적인 피드백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피드백 채널의 부재는 직원이 자신이 매우 잘하고 있다고 심각하게 착각하게 만들거나, 반대로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모르는 극도의 불안감에 빠지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저성과를 고착화시키는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가 된다.
따라서 리더십 다면 평가 등을 통해 조직의 관리자들이 일상 속에서 피드백 문화를 얼마나 건강하게 유지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은 성과 관리의 매우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평가 지표가 조직의 전략을 왜곡하는 구조
때로는 직원이 조직이 설정한 핵심성과지표(KPI)를 성실히, 심지어 초과하여 달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이 기대하는 궁극적인 비즈니스 가치 창출이나 재무적 성과와는 묘하게 어긋나는 모순적인 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해당 직원의 태도나 충성도 문제라기보다는, 조직 내 성과를 측정하고 보상하는 '자(Ruler)' 자체가 편향되었거나 애초에 잘못 설계되었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구조적 오류다. 단기적이고 지엽적인 평가 지표에만 매몰된 조직은 장기적 전략 방향과 직원의 일상적 행동을 철저하게 분리시킬 위험을 심각하게 내포하고 있다.
고객의 장기적인 리텐션(Retention)과 평생 가치(LTV) 확보가 생존의 핵심인 구독형 서비스 기업에서, 콜센터 직원의 평가 지표를 오직 ‘통화 처리 건수(Call Volume)’나 '평균 통화 시간 단축'에만 두었다고 가정해 보자.
직원은 인센티브를 획득하거나 좋은 인사 평가를 얻기 위해 고객의 근본적인 불만을 깊이 있게 청취하고 완벽히 해결하기보다는, 전화를 최대한 빨리 끊고 다음 콜을 받는 방향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표가 곧 직원의 행동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콜센터 KPI 사례는 다수의 경영 사례를 바탕으로 구성한 가상의 시나리오이지만, 잘못 설계된 지표가 어떻게 고객 가치와 장기 전략을 왜곡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경우 해당 직원의 단기 KPI는 초과 달성되어 서류상 우수한 고성과자로 분류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고객 불만족이 누적되고 서비스 이탈률이 급증하는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점이 다수 사례에서 일관되게 확인된다.
특정 개인이나 단위 부서의 업무 결과가 조직 전체의 거시적 기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현재 그들을 통제하고 평가하는 세부 지표가 전사적 목표와 올바르게 정렬되어 있는지부터 근본적으로 해부해야만 한다.
저성과 방관이 핵심 인재 이탈을 부르는 이유
조직의 시스템적 결함을 진단하고 점검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리더십의 경영 과제는, 확인된 저성과 문제를 조직이 얼마나 투명하고 단호하게 다루느냐에 대한 결단력이다.
저성과자를 단지 온정주의라는 명분이나 껄끄러운 상황을 마주하기 싫은 관리의 번거로움을 이유로 장기간 실질적 조치 없이 방치할 경우, 그 여파가 단순히 해당 직원의 개인적인 생산성 저하에만 조용히 머물지 않는다. 이는 조직을 지탱하는 핵심 동력인 우수 인재(A-Player)의 심리적 몰입 저하와 연쇄적인 집단 이탈로 확산될 위험이 대단히 높다.
CLC(Corporate Leadership Council)의 ‘Driving Performance and Retention Through Employee Engagement’ 등 다수 정량 연구 리포트는, 성과, 보상, 승진의 공정성에 대한 구성원의 인식이 정서적 몰입과 이직 의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분석을 통해 제시한다.
여러 CLC 연구에서 공정성 인식과 이직 의도 사이의 부정적 상관관계가 반복 보고된다. 뛰어난 직원들은 자신이 성과를 내지 않는 동료의 몫까지 불합리하게 떠안아 만성적인 과로에 시달려야 하는 상황, 이른바 'A-Player Tax(우수 인재 세금)'에 극도로 지치게 된다.
조직이 실제 성과 기여도에 관계없이 획일적으로 비슷한 보상을 제공하거나, 저성과자가 방치해 둔 업무 공백을 우수 인재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할 때 직원들이 체감하는 불공정성은 임계점을 넘게 된다.
결국 이들은 조직과 맺었던 심리적 계약(Psychological Contract)이 파기되었다고 느끼며 조용히 이직을 준비하게 된다.
따라서 저성과자에 대한 체계적인 진단과 관리는 특정 개인을 징벌하는 차원을 넘어서, 조직 내 다수의 훌륭한 핵심 인재를 보호하고 성과 중심의 건강한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의 최우선 영역으로 다루어져야만 한다.
숨겨진 리소스 누수와 인력 교체의 경제학
조직이 이러한 성과 관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정비하기를 주저할 때 경영진이 흔히 간과하는 치명적인 포인트는, 저성과자를 단순히 구조적 개선 없이 방치하거나 원인 규명 없이 성급하게 내보낼 때 발생하는 막대한 경제적 기회비용이다.
문제가 있는 직원의 근본 원인을 입체적으로 분석하지 않고 단순히 인력을 교체(Turnover)하는 1차원적 방식을 택하면, 신규 채용에 드는 물리적 비용과 새로운 인력이 조직에 적응하는 온보딩(Onboarding)에 소요되는 시간적 손실을 계속해서 감당해야 한다.
SHRM(Society for Human Resource Management)과 여러 HR 연구는 직원 1명 이직 시 발생하는 총비용(직·간접비 포함)이 통상 연봉의 약 30% 이상이며, 역할에 따라 연봉의 50~200%까지 추정되기도 한다고 일관되게 보고한다.
여기에는 단순히 채용 공고를 내는 광고비나 헤드헌팅 비용뿐만 아니라, 면접에 투입되는 관리자들의 기회비용 시간, 온보딩 기간 동안 발생하는 불가피한 생산성 손실, 그리고 잦은 이탈로 인한 팀 사기 저하 등에 따른 간접비까지 포함된 추정치라는 점이 공통적으로 강조된다.
시스템의 근본적인 결함을 고치지 않은 채 사람만 계속해서 갈아 끼운다면, 엄청난 비용을 들여 새로 모셔온 우수한 인재 역시 동일한 역할의 모호성이나 잘못된 KPI의 덫에 빠지게 된다.
반면 직무의 명확성을 높이고 피드백 루프를 강화하는 시스템 개선에 투입되는 시간과 리소스는 초기에는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조직 전체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이직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강력한 투자 수익률(ROI)을 제공한다.
근시안적인 인력 교체에 예산을 낭비하기보다 시스템의 뼈대를 튼튼하게 정비하는 데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재무적 관점에서도 훨씬 타당한 전략적 선택이다.
역량 향상과 합리적 이별을 가르는 기준선
조직의 직무 설계, 상시 피드백 채널, 평가 지표의 정렬 등 모든 구조적 문제와 리더십의 결핍을 투명하게 점검하고 회사가 할 수 있는 지원을 충분히 보완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직원의 성과가 지속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때는 비로소 시스템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역량 한계와 직무 태도 개선에 온전히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연구와 현장 사례를 바탕으로 한 조직 관리의 관점으로 볼 때, 이 최종 단계에서 조직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고 절차적으로 투명한 프로세스는 구체적인 성과 향상 프로그램(PIP, Performance Improvement Plan)의 가동이다.
PIP는 단지 직원을 압박하여 자진 퇴사를 유도하거나 해고를 위한 법적 명분 쌓기용 문서 작업으로 전락해서는 절대 안 된다.
직원이 자신의 업무적 약점을 객관적으로 직시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명확하고 측정 가능한 단기 행동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또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선임자의 밀착 멘토링이나 직무 교육 자원을 적극적으로 투입하는 실질적인 지원책이자, 회사가 제공하는 마지막 동아줄이어야 한다.
이 치열한 진단과 코칭 과정을 통해 직원이 성과를 극적으로 회복한다면, 조직은 막대한 채용 비용을 아끼면서도 충성도 높고 검증된 인재를 다시 얻게 되는 귀중한 성공 사례를 내부에 남기게 된다.
반면, 조직이 충분한 시간과 자원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의 여지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면, 노사 모두가 절차적 정당성을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이별의 기준선이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철저하고 공정한 PIP의 실행은 조직이 구성원을 끝까지 책임지고 육성하려 노력했다는 기록을 남기며, 남아있는 조직원들에게 회사의 성과 관리 시스템이 맹목적이지 않고 공정하다는 강한 신뢰를 심어주는 중요한 과정이다. 그리고 이 모든 면담과 코칭의 험난한 과정을 현장에서 직접 조율해야 하는 중간관리자들에게, 회사가 올바른 커뮤니케이션 기법과 갈등 관리 스킬을 철저히 훈련시킬 때 비로소 이러한 제도는 문서상의 규칙을 넘어 강력한 현장의 생명력을 얻게 될 것이다.
KBR Insight
조직의 저성과 문제는 개인이라는 좁은 '증상'에만 집착하여 질책하기보다, 조직이라는 거시적 '환경'을 함께 진단하고 치료해야 하는 대단히 복합적인 경영 과제다.
글로벌 주요 리서치 기관들의 연구 흐름은 구성원의 성과 부진이 조직 시스템의 결함과 치밀하게 맞물려 있음을 명확히 시사한다.
훌륭한 경영진과 리더는 구성원의 지적 역량이나 의지 부족을 탓하기 전에, 자신이 그들이 성공할 수 있는 명확한 방향성과 장애물 없는 트랙을 제공했는지 먼저 뼈저리게 성찰한다.
시스템의 오류 가능성을 먼저 들여다보는 메타 인지적 관점의 전환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고성과 조직을 구축하는 위대한 첫걸음이다.
리더가 현장에서 실행으로 옮길 체크포인트
이 아티클을 통해 깊이 있게 살펴본 바와 같이, 조직 내 저성과자 문제는 단순히 당장 실적이 저조한 개인을 색출하고 도려내는 1차원적인 작업으로는 영원히 근본적인 해결을 이룰 수 없다.
경영진과 실무 리더들은 개별 직원을 일방적으로 평가하고 재단하기 이전에, 조직의 운영 하드웨어와 소통 소프트웨어가 그들에게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를 먼저 냉철하게 진단(Audit)해야만 한다. 시스템이 망가진 상태에서 개인의 각성만을 맹목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근본적인 한계를 지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조직의 리더십이 지금 당장 현장의 실행으로 옮겨야 할 핵심 과제는 다음 세 가지로 뚜렷하게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현재 구성원에게 부여된 직무의 기대치와 실무적 권한이 한 치의 오해나 틈도 없이 명확하게 하달되고 있는지 직무 설계의 투명성을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둘째, 연 1회 형식적인 평가 결과 통보에만 의존하는 낡은 관행을 과감히 벗어나, 주기적인 목표 체크인과 상시 피드백이 오갈 수 있는 심리적으로 안전한 대화의 장을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셋째, 전사적인 궁극의 비즈니스 전략 방향과 개인 단위의 평가 지표가 한 방향으로 정확히 정렬되어 구성원 행동의 왜곡이나 부서 간 이기주의가 발생하지 않는지 끊임없이 지표의 적합성을 재조정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저성과자 관리와 성과 시스템 고도화의 구체적인 솔루션은 각 산업의 고유한 특성과 개별 기업의 문화적 맥락에 따라 유연하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본 아티클에서 제시한 프레임은 조직의 전반적인 건강도를 진단하는 통합적 분석의 틀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누군가를 질책하고 징계하는 데 쏟는 경영진의 에너지 일부만이라도 이 세 가지 핵심 시스템을 수리하는 데 투자한다면, 조직은 구성원들의 숨겨진 잠재력을 온전히 이끌어내고 불필요한 이탈 비용을 막는 획기적인 턴어라운드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