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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코프 3(Scope 3) 공시 체계의 재편과 공급망 탈탄소화, 2026년 기업의 생존 전략

창밖의 대형 물류 터미널은 기후 규제가 적용되는 가치사슬 전체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글로벌 기후 위기 대응의 무게 중심이 개별 기업의 사업장 내부(Scope 1·2)에서 가치사슬(Value Chain) 전체를 아우르는 영역으로 이동했다.

류현진 기자입력 2026년 3월 5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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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코프 3(Scope 3) 공시 체계의 재편과 공급망 탈탄소화, 2026년 기업의 생존 전략

창밖의 대형 물류 터미널은 기후 규제가 적용되는 가치사슬 전체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글로벌 기후 위기 대응의 무게 중심이 개별 기업의 사업장 내부(Scope 1·2)에서 가치사슬(Value Chain) 전체를 아우르는 영역으로 이동했다.

창밖의 대형 물류 터미널은 기후 규제가 적용되는 가치사슬 전체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글로벌 기후 위기 대응의 무게 중심이 개별 기업의 사업장 내부(Scope 1·2)에서 가치사슬(Value Chain) 전체를 아우르는 영역으로 이동했다.

2026년에 접어들며 국제기구와 주요국의 ESG 공시 기준은 권고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규제 압력으로 시장 전반에 작용하고 있다.

협력사 원자재 조달부터 제품의 사용 및 폐기 단계까지 포괄하는 ‘총외부배출량(Scope 3)’ 관리는 이제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재무·통상 지표로 자리 잡았다.

각국의 제도 도입 속도와 관할구역별 세부 적용 범위에는 여전히 다소 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나 글로벌 자본시장과 다국적 고객사들은 스코프 3 데이터를 기업의 비즈니스 영속성과 기후 리스크를 평가하는 핵심 정보로 취급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히 글로벌 공급망에 깊이 편입되어 있으며 수출 주도형 산업 구조를 가진 기업들에게, 공시 데이터의 투명성 확보는 글로벌 무대에서의 통상 경쟁력 및 시장 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우선 경영 과제로 평가된다.

제도의 진화와 세밀화: ISSB의 이행 지원과 타깃형 완화 조치


현재 글로벌 스코프 3 공시 지형을 주도하는 핵심 축 중 하나는 IFRS 재단 산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발표한 기후 관련 공시 기준(IFRS S2)이다.

ISSB의 IFRS S1·S2는 국제 자본시장 규제 당국과 다수 관할의 채택·참조를 통해 ‘글로벌 베이스라인’으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EU CSRD·미국 SEC 규정 등과의 정합성을 둘러싼 지속적인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규제 당국 역시 가치사슬 전반의 데이터 수집에 수반되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기업의 실무적 부담을 깊이 인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침에 따르면, 최초 보고연도에는 기후 관련 공시만 우선 적용하고, 특히 Scope 3 배출량의 공시는 1개 보고기간 동안 전환 유예(transition relief)가 허용된다. 이는 기업들이 내부 데이터 수집 파이프라인과 검증 체계를 준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여유를 제공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산업별 특성을 반영하여 제도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세밀한 보완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금융업 부문이다.

ISSB는 2025년 12월 금융업을 대상으로 한 IFRS S2 개정에서 Scope 3 카테고리 15 가운데 ‘금융 배출(financed emissions)’에 초점을 맞추고, 파생상품·주선(emissions facilitated)·보험 관련 배출에 대해서는 측정·공시 범위를 보다 명확히 조정하는 타깃형 완화(tailored relief)를 도입했다.

이는 데이터 확보가 까다롭고 이중 계산(Double counting)의 리스크가 높은 금융 산업의 현실을 반영하여 공시 범위를 합리적으로 재조정한 조치로 평가받는다.

CSRD의 이중 중대성 확립과 데이터 보증(Assurance)의 단계적 의무화


ISSB가 자본시장 중심의 정보 제공에 초점을 맞춘다면, 유럽연합(EU)의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은 이해관계자 전반을 아우르는 보다 포괄적인 공시 체계를 제시한다.

CSRD 산하의 유럽지속가능성공시기준(ESRS) E1(기후 변화)은 ‘더블 머터리얼리티(double materiality, 이중 중대성)’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기후 변화 토픽이 기업의 재무 상태 또는 외부 환경·사회에 미치는 영향 중 하나라도 중대하다고 평가될 경우, ESRS E1에 따라 스코프 1·2·3 배출량과 관련 감축 전략을 상세히 공시하도록 요구한다.

실무 현장의 분석에 따르면, 기후 변화 이슈는 대부분의 대형 제조·IT·자동차 기업에서 재무적·임팩트 관점 모두 중대한 항목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ESRS E1에 따른 Scope 1·2·3 공시는 다수의 대형사에 사실상 ‘기본 기대치’로 작동하고 있다.

만약 기업이 자체 평가를 통해 해당 토픽을 ‘비중대(Not material)’하다고 결론 내릴 경우에도, 규제 및 감사 측면에서 비중대 판단에 대한 정교한 근거 제시가 요구된다. 평가의 논리와 과정을 공시 보고서에 투명하게 설명해야 하며, 근거 없는 선언적 면제는 외부 검증을 통과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기업 실무진이 가장 주목해야 할 변화는 공시 데이터에 대한 외부 검증이다.

EU 규정에 따르면, CSRD는 2024 회계연도(2025년 보고서)부터 제한적 보증(Limited assurance)을 의무화하고, 2028년경 합리적 보증(Reasonable assurance)으로의 전환을 목표 시점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최종 시점은 EU 집행위의 타당성 평가와 후속 입법에 따라 확정될 예정이다. 이는 기후 데이터가 향후 재무제표에 준하는 엄격한 감사 대상이 됨을 예고하는 핵심 지표다.

무역 장벽의 현실화: 2026년 CBAM 확정 단계 진입과 규제 확장 제안


공시 의무화와 더불어 실물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수단은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다. CBAM은 2023년 10월부터 2025년 말까지는 배출량 보고만 요구하는 전환기였고, 2026년 1월 1일부터는 인증서 구매와 재정 부담이 수반되는 확정 단계(definitive period)에 진입했다.

현행 CBAM 규제는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 6개 핵심 품목의 ‘제품 내 내재 배출(embedded emissions)’을 주요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공급망의 규제 범위는 점차 후방 산업으로 넓어지는 추세다.

EU가 2025년 말 제안한 입법 패키지에 따르면, 2028년부터 철강·알루미늄 함량이 높은 약 180개 다운스트림 제품을 CBAM 대상에 추가하는 방안이 제안되어 있으며, 제안문 분석 기준 약 94%가 중간재·산업재, 약 6%가 소비재로 분류된다. 이는 향후 입법 방향에 따라 소재 부품을 공급하는 후방 산업 전체가 점진적으로 탄소 국경세 규제망 안으로 편입될 높은 개연성을 보여준다.

글로벌 선도 기업의 공급망 재편 전략: 단계적 요구와 인프라 구축


국제적인 규제 강화 흐름에 발맞춰,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자사의 스코프 3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사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글로벌 고객사의 거대한 감축 목표가 1, 2차 협력사들의 실무적 대응 과제로 치환되는 양상이다.

선도적인 행보를 보이는 애플(Apple)은 2030년까지 자사 제품과 공급망을 포함한 전체 가치사슬의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300개 이상 공급사가 애플 제품 생산에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공급망 내 재생에너지 조달 역량이 곧 글로벌 벤더로서의 자격 요건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유럽 자동차 산업의 핵심인 BMW 그룹은 주요 부품·원자재 공급사에 대해 탄소 배출 및 전과정평가(LCA) 정보를 단계적으로 요구하고, 이러한 데이터가 공급사 선정과 가격 책정 등 구매 의사결정에 점점 더 중요한 요소로 반영된다고 밝히고 있다. 부품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환경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여 저탄소 공급망 체계를 고도화하려는 의도다.

또한,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는 약 4만5천 개 판매 제품의 PCF(제품 탄소발자국)를 자동으로 산정하는 디지털 솔루션을 도입했다고 설명하며, 코팅 사업부는 전 세계 3만여 에너지 플로우와 2만5천 개 이상 원자재 데이터를 통합해 제품별 PCF를 산출하는 툴을 운영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선제적인 IT 인프라 투자를 통해 고객사의 스코프 3 산정을 지원하고, 시장 내 프리미엄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다지려는 전략적 움직임이다.

실무자를 위한 실행 인사이트: 보증(Assurance)의 시대를 대비하라


전방위적 규제와 시장 요구 속에서 기업의 ESG 및 구매 실무진은 데이터 관리 체계를 즉각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 최신 규제 지침과 시장 관행을 종합할 때, 실무에서 우선적으로 점검해야 할 핵심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산정 방식의 고도화와 데이터 계보(Data Lineage) 확보다.

과거 많은 기업은 스코프 3 배출량을 산정할 때, 협력사의 실제 데이터보다는 지출액 기반(Spend-based) 추정치나 산업 평균 배출 계수(Secondary data)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제한적 보증을 넘어 합리적 보증으로 나아갈수록, 단순 추정치 위주의 산정 방식은 외부 보증인의 검증을 통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실무진은 핵심 협력사로부터 실제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1차 데이터(Primary data) 비중을 점진적으로 높여야 한다. 여러 글로벌 감사·컨설팅사가 데이터 계보(data lineage) 확보를 보증 대응의 핵심 IT 과제로 제시하고 있는 만큼, ERP 시스템과 ESG 플랫폼을 연동하여 데이터의 출처와 변경 이력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구매 조직 중심의 공급망 거버넌스 재구축이다.

스코프 3 관리는 환경 전담 조직 단독으로 감당할 수 없는 영역이다. 협력사와 직접 소통하고 평가를 담당하는 SCM(공급망 관리) 및 구매 부서가 탄소 데이터 수집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

'협력사 행동규범(Supplier Code of Conduct)'을 개정해 탄소 데이터 제출을 명문화하고, 정기적인 벤더 평가 지표에 기후 역량을 편입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나아가 이러한 공급망 기후 리스크 요인이 최고경영진과 이사회에 정기적으로 보고되는 투명한 의사결정 체계(Governance)를 확립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셋째, 중소 협력사를 위한 실질적 역량 강화(Capacity Building) 지원이다.

다수의 정책 및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공급망 내 중소기업 대다수는 독자적인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과 정밀한 데이터 관리에 필요한 전문 인력과 자본이 부족한 실정이다. 원청 기업이 단순히 데이터 제출만 강요할 경우, 데이터 품질 저하라는 리스크로 돌아오게 된다. 선도 기업들이 협력사 대상 탄소 산정 교육, 외부 컨설팅 지원, 에너지 효율화 자금 연계 등 상생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소 협력사의 탄소 관리 역량 향상이 곧 자사 공시 데이터의 신뢰도로 직결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결론: 규제 정합성의 확대, 투명한 개선 프로세스를 입증하라


현재 글로벌 차원에서 배출량 산정의 정합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GHG 프로토콜과 ISSB는 Scope 3 등 배출량 산정·공시의 정합성을 높이기 위해 2024년부터 공식적으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ISSB는 향후 개정 과정에서 GHG 프로토콜의 지침을 보다 명시적으로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규제 당국과 투자자는 현재로서 소수점 단위의 완벽한 수치 결과물보다는, 데이터를 투명하게 수집하고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내부 프로세스의 신뢰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은 확정 단계에 돌입한 CBAM과 본격화되는 공시 의무화 환경 속에서, 자사의 조달 체계가 탄소 비용 리스크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는지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

협력사와의 투명한 데이터 교환 채널을 선제적으로 열어두고, 내부 통제 수준을 단계적으로 고도화하는 과정 자체가 저탄소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기업이 쥐어야 할 가장 핵심적인 경쟁 기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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