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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역량 vs 공통역량, CEO의 선택이 3년 후 기업 생존 가른다

"누구를 버스에 태울 것인가." 경영진의 고민은 결국 스킬(Skill)과 태도(Attitude)의 딜레마로 귀결된다. 화려한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의 문화를 해치지 않고 융화될 수 있는 태도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미지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AI 시대, 기술 수명 단축으로 ‘배우는 능력’이 ‘가진 기술’보다

김민경 기자입력 2026년 2월 8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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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역량 vs 공통역량, CEO의 선택이 3년 후 기업 생존 가른다

"누구를 버스에 태울 것인가." 경영진의 고민은 결국 스킬(Skill)과 태도(Attitude)의 딜레마로 귀결된다. 화려한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의 문화를 해치지 않고 융화될 수 있는 태도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미지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AI 시대, 기술 수명 단축으로 ‘배우는 능력’이 ‘가진 기술’보다

"누구를 버스에 태울 것인가." 경영진의 고민은 결국 스킬(Skill)과 태도(Attitude)의 딜레마로 귀결된다.

화려한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의 문화를 해치지 않고 융화될 수 있는 태도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미지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AI 시대, 기술 수명 단축으로 ‘배우는 능력’이 ‘가진 기술’보다 중요해져...  


스킬 중심 채용에서 ‘컬처 핏(Culture Fit)’ 기반 입체적 평가로의 전환 시급

기업 경영의 최전선에서 고독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CEO들이 마주하는 가장 고통스럽고도 본질적인 난제는 결국 “누구를 우리 버스에 태울 것인가”로 귀결된다.

시장을 압도하는 혁신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막대한 자금을 조달했다 하더라도, 이를 실행할 ‘사람’이 적합하지 않다면 그 모든 노력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화려한 이력서와 압도적인 기술력을 가진 지원자를 삼고초려 끝에 영입했으나, 조직의 기존 문화와 융화되지 못해 팀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결국 비싼 수업료만 남긴 채 떠나보낸 쓰라린 경험을 숱하게 목격한다. 반면, 입사 당시에는 직무 스킬이 다소 투박해 보였어도 놀라운 학습 능력과 겸손한 태도로 1년 뒤 대체 불가능한 핵심 인재로 성장하여 조직을 견인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CEO와 채용 담당자들은 지원자의 평가표 앞에서 깊은 딜레마에 빠진다. 전사적으로 요구되는 가치관이자 일하는 방식인 ‘공통역량(Common Competency)’, 당장 실무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적 도구인 ‘직무역량(Job Competency)’, 그리고 향후 조직을 이끌고 통합할 ‘리더십역량(Leadership Competency)’ 중 과연 무엇에 가중치를 두어야 하는가? 이는 단순한 인사 실무의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의 현재 성과를 방어하고 미래 생존을 도모해야 하는, 경영자가 직접 챙겨야 할 최우선순위의 전략적 의사결정 영역이다. 최신 데이터와 경영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우리 조직에 필요한 최적의 채용 방정식을 심층 분석해 본다.

1. ‘기술 유효기간’의 단축과 역량 정의의 재구성: 빙산의 아래를 보라


올바른 채용의 기준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논의하는 역량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이것이 현재의 시대적 맥락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짚어야 한다.

전통적인 HR 이론인 ‘빙산 모델(Iceberg Model)’에 따르면, 겉으로 드러나는 지식과 기술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수면 아래에 잠겨 있는 자아 개념, 특질, 동기가 성과를 결정짓는 본질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여기서 ‘공통역량’은 조직 구성원 전체에게 요구되는 핵심 가치, 태도, 인성뿐만 아니라 문제해결 방식과 협업 스타일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이다.

흔히 현장에서는 ‘컬처 핏(Culture Fit)’ 혹은 ‘조직 적합성’으로 불리며, 이는 “우리 회사는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가”에 대한 암묵적인 합의와 직결된다.

반면 ‘직무역량’은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Hard Skills) 및 경험적 노하우를 의미하며, ‘리더십역량’은 조직의 비전을 제시하고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구성원을 이끄는 영향력을 뜻한다.

과거 산업화 시대와 고도 성장기에는 단연 ‘직무역량’이 우선시되었다. 공장이 멈추지 않고 돌아가게 할 숙련된 기술자, 복잡한 세무 장부를 오차 없이 정리할 회계사가 시급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기술의 변화 속도가 완만했기에, 한 번 습득한 기술은 20년, 30년 동안 유효한 자산이 되었다. 그러나 AI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된 2020년대 중반에 이르러 이러한 공식은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과 딜로이트(Deloitte) 등 다수의 글로벌 연구 기관들은 기술과 직무 스킬의 유효기간이 과거보다 현저히 짧아졌다고 경고한다.

과거에는 대학에서 배운 지식으로 평생을 먹고살 수 있었지만, 이제는 많은 직무에서 핵심 기술의 상당 부분이 5년 안에 새로운 기술로 대체되거나 소멸하는 추세를 보인다. 즉, 오늘 채용한 직원의 탁월한 코딩 능력이나 특정 마케팅 툴 활용 능력이 불과 3~4년 뒤에는 AI에 의해 자동화되거나 낡은 유물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배경은 CEO들에게 새로운 통찰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도구적 역량(직무역량)보다는, 새로운 도구를 빠르게 습득하고 복잡한 문제를 동료와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근원적 역량(공통역량)의 중요성이 재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무엇을 아느냐(Know-what)’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배우고 적응하느냐(Learn-how)’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었다.

2. 데이터로 본 채용의 진실: 실패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에서 온다


그렇다면 실제 데이터는 무엇을 말해주고 있을까. 마크 머피(Mark Murphy)가 설립한 리더십 IQ(Leadership IQ)의 연구 결과는 이 지점에서 경영진에게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해당 연구진이 2만 명의 신규 채용자를 3년에 걸쳐 추적 조사한 결과, 입사 후 18개월 이내에 신규 채용자의 약 46%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실패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에 가까운 인재들이 조직에 안착하지 못한다는 충격적인 결과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 실패 사례들을 심층 분석했을 때 드러난 원인이다. 놀랍게도 기술적 능력 부족(Technical Competence)이 해고나 퇴사의 주원인인 경우는 전체 실패 사례의 11%에 불과했다.

나머지 89%는 코칭 가능성(Coachability, 피드백 수용 태도), 감성 지능(EQ), 동기 부여, 기질 등 태도와 관련된 공통역량의 문제에서 기인했다.

구체적으로는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수용하지 않는 고집,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팀 분위기를 해치는 행위, 성과에 대한 동기 부족 등이 주된 원인이었다. 이는 인재 채용의 실패가 ‘무엇을 할 줄 아느냐’를 몰라서가 아니라, ‘어떤 사람인가’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을 때 발생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잘못된 채용이 기업에 미치는 재무적, 비재무적 손실 또한 경영진의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 미국 노동부(DOL)와 영국 채용고용연합(REC) 등 각국 HR 연구 기관들의 보고서를 종합해보면, 채용 실패로 인한 비용은 보수적으로 추산하더라도 해당 직원 연봉의 1.5배에서 4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경영 컨설턴트들은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인한 기회비용까지 포함할 경우 그 손실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채용 공고와 헤드헌팅 수수료, 수많은 면접관이 투입된 시간 비용, 입사 후 교육 훈련비, 그리고 퇴직금 같은 직접 비용뿐만 아니라, 측정하기 어려운 막대한 간접 비용이 포함된다.

부적합한 인재로 인한 프로젝트 지연, 기존 고성과자들의 업무 부하 가중 및 사기 저하, 고객 서비스 품질 하락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훼손, 그리고 대체 인력을 다시 뽑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 등은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보이지 않는 암세포와 같다. 특히 자원이 한정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에 비해 인적·재무적 완충지대가 부족하기 때문에 핵심 인재 한 명의 채용 실패가 회사의 존폐를 위협하는 치명적인 트리거가 되기도 한다.

3. A/B 시나리오 분석: ‘용병’과 ‘파트너’의 3년 후 미래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극단적인 두 가지 채용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비교해 보자. 이 비교는 실제 기업 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딜레마를 투영하며, 각 선택이 가져올 3년 후의 미래를 예견하게 한다.

시나리오 A: ‘직무역량 중심 채용’ (The Mercenary Model)

이 모델은 당장 프로젝트를 완수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나, 단기 성과가 절실한 조직에서 주로 선택된다. A형 인재는 화려한 포트폴리오를 자랑하며, 입사 첫날부터 별도의 교육 없이 실무에 투입되어 즉각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초기 교육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며, 채용 직후 6개월간의 단기적인 ROI(투자수익률)는 매우 높게 나타난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역시 비싼 값을 한다"며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다. 연구와 현장 사례에 따르면, 공통역량 검증 없이 기술만 보고 뽑은 인재들은 조직에 대한 로열티보다는 자신의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회사의 미션에 공감하기보다 자신이 맡은 과업의 완수만을 목표로 삼는다.

따라서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경쟁사가 나타나면 이직을 고려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또한, 협업 과정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내세워 타 부서와 갈등을 빚거나, 정보를 독점하며 팀워크를 저해할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다. 3년 후, 이들은 이미 회사를 떠났거나, 혹은 조직 내에서 '다루기 힘든 고연봉자'로 전락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시나리오 B: ‘공통역량 중심 채용’ (The Partner Model)

B형 인재는 직무 스킬은 다소 부족하지만, 회사의 비전과 미션에 깊이 공감하고 높은 학습 민첩성(Learning Agility)을 가진 인재다.

초기 6개월은 업무를 익히느라 교육 비용이 발생하고 성과가 미미해, 실무 팀장들 사이에서 "일이 더디다"는 불만이 제기될 수도 있다. 단기적인 효율성 측면에서는 A형 인재에 비해 열세에 놓인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시점부터 상황은 역전된다. 많은 조직 행동론 연구와 실무 사례들은, 공통역량이 뛰어난 인재들이 조직의 맥락을 이해하고 주도적으로 업무를 확장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보고한다. 이들은 기술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새로운 툴을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위기 상황에서 쉽게 조직을 이탈하지 않고, 동료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Grit)를 보인다. 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 내부의 신뢰 자본을 쌓아가며, 3년 후에는 조직의 핵심 가치를 체화한 차기 리더로 성장해 있을 확률이 높다.

구글의 유명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Project Aristotle)’ 또한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구글이 수백 개의 팀 데이터를 분석해 고성과 팀의 조건을 찾은 결과, 개개인의 압도적인 지능이나 기술이 아니라 팀 내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 가장 중요한 선행 요인임이 밝혀졌다.

심리적 안전감이 확보된 팀에서 구성원들은 더 활발히 소통하고 협업하며, 이것이 결과적으로 높은 생산성과 낮은 이직률로 이어졌다. 이는 공통역량이 단순한 인성 평가를 넘어, 고성과를 창출하는 토양임을 시사한다. 직무 역량은 비교적 단기간의 교육과 경험으로 향상시키기 쉬운 반면, 공통역량이나 가치관은 성인 이후 급격히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 많은 심리학 및 HR 연구의 일관된 관찰이다.

4. 조직 성장 단계별 최적의 배합 (Golden Mix): 상황 리더십의 적용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어떻게 균형을 맞춰야 할까. 무조건 공통역량만 강조하다가는 당장의 비즈니스가 멈출 수 있다.

경영학적 관점에서 기업의 라이프사이클에 따른 ‘최적 역량 배합 가이드라인’을 제안한다. 이는 특정 연구에서 도출된 절대적 정량 비율이라기보다, 다양한 조직의 성공과 실패 사례에서 관찰되는 경향성을 정리한 실무적 지침이다.

① 초기 창업 단계 (Seed ~ Series A): 생존을 위한 ‘헌신’

이 시기의 조직은 업무 분장이 불명확하고 하루가 다르게 목표가 바뀐다. 따라서 ‘공통역량’이 생존의 열쇠가 되는 경향이 짙다. 직무의 경계 없이 헌신할 수 있는 ‘미셔너리(Missionary)’가 필요하다. 아무리 탁월한 마케팅 스킬을 가졌더라도 “이건 내 업무 범위가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 인재는 초기 스타트업의 속도를 늦추는 장애물이 된다. 창업자의 철학을 공유하고 불확실성을 견디며 끈기 있게 버틸 수 있는 그릿(Grit)이 최우선 평가 항목이 되어야 한다.

② 성장 및 확장 단계 (Series B ~ IPO): 시스템을 위한 ‘전문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해야 하는 시기에는 ‘직무역량’의 중요성이 급격히 부상한다. 주먹구구식 일 처리가 아니라, 각 분야의 검증된 전문가가 프로세스를 정립해야 한다. 이때는 해당 직무 경험이 풍부한 경력직을 채용하여 즉각적인 퍼포먼스를 내야 한다. 다만, 이때 주의할 점은 리더급 채용이다. 실무자는 기술로 뽑더라도, 그들을 이끌 팀장이나 본부장급 인사는 반드시 공통역량(조직 적합성)을 엄격하게 검증해야 한다. 조직이 급격히 커지는 시기에 리더의 가치관이 회사와 맞지 않으면 파벌이 형성되고 조직이 분열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③ 성숙 단계 및 대기업: 혁신을 위한 ‘리더십’과 ‘통합’

관리해야 할 조직이 비대해지고 관료주의가 싹트기 쉬운 시점이다. 이때 필요한 인재는 단순히 일을 잘하는 실무자가 아니라, 타 부서와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조직 전체의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리더십역량’을 갖춘 사람이다. 또한 신입 사원 채용 시에도 당장의 스펙보다는 우리 조직의 고인 물에 자극을 주고 미래의 리더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는지를 면밀히 살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5. CEO를 위한 실전 가이드: ‘채용의 질’을 높이는 구체적 실행 전략


이제 경영진은 채용 프로세스를 전면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단순히 인사팀에 “좋은 사람을 뽑으라”고 지시하는 추상적인 주문으로는 부족하다. CEO가 직접 챙겨야 할, 현업에 즉시 적용 가능한 4가지 전략적 제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타협할 수 없는 가치(Non-negotiable Values)’를 정의하고 선언하라.

공통역량 중에서도 우리 회사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한두 가지 핵심 가치를 명문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고객 집착(Customer Obsession)’을, 넷플릭스는 ‘규칙 없음(No Rules Rules)’을 기반으로 한 자율과 책임을 타협 불가능한 기준으로 삼는다. 이는 단순한 사훈이 아니다. 직무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이 기준에 미달하면 과감히 탈락시키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전사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면접관들이 “기술은 아깝지만 태도가 좀 걸리는데...”라고 고민할 때, CEO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주어야 한다. “우리는 태도를 타협하면서 기술을 사지 않는다”는 원칙이 서 있어야 한다.

둘째, 직무 면접과 컬처 면접을 분리하고 ‘바 레이저(Bar Raiser)’ 제도를 도입하라.

많은 기업이 한 번의 면접에서 기술과 인성을 동시에 평가하려다 인지적 오류를 범한다. 기술이 뛰어나면 인성도 좋아 보이는 ‘후광 효과’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아마존에서 도입해 유명해진 ‘바 레이저’ 제도처럼, 채용 결정 과정에 직무와 무관하게 조직 문화 부합도만 전담하여 평가하는 면접관을 참여시키는 것이 좋다. 기술 면접관은 철저히 직무 역량만 검증하고, 별도의 컬처 면접관은 이 지원자가 우리 조직의 기준을 높여줄 사람인지(Raise the Bar)를 독립적으로 평가한다. 많은 성공적인 기업들은 두 그룹의 평가가 엇갈릴 경우, 채용을 보류하거나 컬처 면접관의 비토(Veto)권을 존중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셋째, ‘구조화된 행동 사건 면접(BEI: Behavioral Event Interview)’을 필수화하라.

지원자의 공통역량을 검증할 때 “열정이 있습니까?”, “성격이 좋습니까?” 같은 추상적인 질문은 무의미하다. 행동 사건 면접은 “과거의 행동이 미래의 행동을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지표 중 하나”라는 행동과학적 전제 위에서 설계된 기법이다. CEO는 면접관들에게 구체적인 질문 리스트를 요구해야 한다. “과거 프로젝트에서 동료와 심각한 의견 대립이나 갈등을 겪었을 때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었고, 본인은 그 순간 어떤 말을 했으며, 최종적인 결과는 어떠했는지 이야기해 달라”와 같이 구체적 경험(STAR 기법: Situation, Task, Action, Result)을 묻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를 통해 지원자가 갈등 상황에서 회피하는지, 투쟁하는지, 아니면 협력적으로 해결하는지 실제 태도를 유추할 수 있다.

넷째, 온보딩(On-boarding)을 채용의 연장선으로 재정의하라.

아무리 훌륭한 잠재력을 가진 인재를 뽑았더라도(공통역량 우수), 직무 교육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과를 낼 수 없다. B형 인재, 즉 ‘태도 좋은 인재’를 전략적으로 선택했다면, 회사는 그들이 빠르게 직무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체계적인 학습 시스템과 멘토링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이것이 바로 단순한 ‘채용(Acquisition)’을 넘어선 ‘인재 확보(Talent Securing)’의 완성이다. 3개월, 6개월 단위의 명확한 마일스톤을 제시하고, 그들이 작은 성공을 통해 자신감을 얻도록 지원해야 한다.

결론: 기술은 가르칠 수 있지만, DNA는 채용해야 한다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문화는 전략을 아침 식사거리로 먹어 치운다(Culture eats strategy for breakfast)”라는 통찰력 있는 말을 남겼다. 이는 아무리 탁월한 전략과 스킬이 있어도, 이를 뒷받침하는 건강한 조직 문화와 공통역량이 부재하다면 그 어떤 성과도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을 역설한다.

직무 역량은 건물을 짓는 벽돌과 같지만, 공통역량은 그 벽돌을 단단하게 결속시키는 시멘트와 같다. 시멘트가 부실하면 아무리 좋은 벽돌을 쌓아도 그 건물은 작은 진동에도 무너지고 만다.

직무역량은 시급하다. 리더십역량은 중대하다. 그러나 공통역량은 근본적이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특정 기술은 3년이면 낡은 것이 되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열린 태도, 어려움 앞에서도 꺾이지 않는 회복탄력성, 그리고 동료를 존중하는 인격은 영속적인 가치를 지닌다.

CEO와 리더들에게 제안한다. 지금 당장 당신의 책상 위에 있는 채용 평가표를 점검해 보라. 그리고 인사팀장에게 물어보라. “우리는 지금 스펙을 뽑고 있는가, 아니면 동료를 뽑고 있는가?” 화려한 경력 기술서 한 줄에 현혹되어, 우리 조직의 DNA를 훼손할 수 있는 위험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지 냉철하게 돌아봐야 한다. ‘사람이 전부’라는 말은 진부한 표어가 아니다. 그것은 격변의 시기를 건너는 기업의 가장 확실하고도 유일한 생존 전략이다.

직무 능력이 탁월한 ‘잠재적 용병’이 아니라,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성장할 ‘진정한 파트너’를 찾는 일에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해야 할 때다. 그것이 바로 3년 후, 당신의 기업이 웃을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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