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Business Review
Korea Business Review

business-insight

'두바이 초콜릿'에서 '두쫀쿠'로의 진화: 텍스처(Texture)와 희소성이 지배하는 비즈니스 메커니즘

이는 단순한 모방을 넘어, 시장의 니즈에 맞춰 제품을 재해석하는 '하이브리드 상품 전략'이 유효함을 증명하는 사례다. 전 세계 F&B(Food and Beverage) 시장을 강타했던 이른바 '두바이 초콜릿' 열풍은 단순한 디저트의 유행을 넘어, 현대 소비재 시장이 작동하는 새로운 메커니즘과 소비 심리의 변화를 명확히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박찬호 기자입력 2026년 2월 8일수정 2026년 5월 26일
Share
한국인이 선호하는 쫀득한 쿠키 베이스에 글로벌 트렌드 소재를 결합한 '두쫀쿠'.[사진 = 코리아비즈니니스리뷰 DB]
한국인이 선호하는 쫀득한 쿠키 베이스에 글로벌 트렌드 소재를 결합한 '두쫀쿠'.[사진 = 코리아비즈니니스리뷰 DB]

이는 단순한 모방을 넘어, 시장의 니즈에 맞춰 제품을 재해석하는 '하이브리드 상품 전략'이 유효함을 증명하는 사례다. 전 세계 F&B(Food and Beverage) 시장을 강타했던 이른바 '두바이 초콜릿' 열풍은 단순한 디저트의 유행을 넘어, 현대 소비재 시장이 작동하는 새로운 메커니즘과 소비 심리의 변화를 명확히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이는 단순한 모방을 넘어, 시장의 니즈에 맞춰 제품을 재해석하는 '하이브리드 상품 전략'이 유효함을 증명하는 사례다. 

전 세계 F&B(Food and Beverage) 시장을 강타했던 이른바 '두바이 초콜릿' 열풍은 단순한 디저트의 유행을 넘어, 현대 소비재 시장이 작동하는 새로운 메커니즘과 소비 심리의 변화를 명확히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이는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라는 고도로 현지화된 형태로 진화하며, 글로벌 트렌드가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 되는 과정과 그 속에서 소비자들이 반응하는 핵심 기제가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기업의 리더, 마케터, 정책 입안자, 그리고 경영학 연구자들은 이 현상에서 단순한 '단맛'이 아닌, 디지털 콘텐츠와 결합된 물성(物性)이 어떻게 비즈니스의 성패를 가르는지 주목해야 한다.

코리아비즈니스리뷰(KBR) 인사이트 4.0에서는,  2024년 하반기부터 2025년 중반까지 이어진 '두바이 초콜릿' 1차 열풍과, 2025년 하반기부터 2026년 초까지 한국 시장을 뒤흔든 '두쫀쿠' 열풍을 통해 소비 트렌드의 본질, 공급망 관리(SCM)의 민첩성, 그리고 현대적 의미의 가치 소비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1. 미각을 보완하는 청각(Auditory)과 촉각(Tactile)의 부상: 감각 마케팅의 진화와 멀티센서리 경험


전통적으로 식음료 비즈니스의 성공 방정식은 '맛(Taste)'에 있었다. 그러나 숏폼 콘텐츠(Short-form Content)가 지배하는 현대의 미디어 환경에서 제품의 성공 방정식은 근본적으로 변화했다.

두바이의 디저트 브랜드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Fix Dessert Chocolatier)'의 초콜릿 바가 틱톡에서 화제가 된 결정적 계기 중 하나는, 아랍에미리트의 인플루언서 마리아 베하라(Maria Vehera)가 2023년 말에서 2024년 초에 올린 ASMR 스타일의 시식 영상이었다.

이 영상은 8천만 회에서 1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해당 제품을 단기간에 글로벌 밈(Meme)으로 끌어올리는 강력한 촉매제 역할을 했다. 여기서 대중을 사로잡은 것은 단순한 초콜릿 맛의 묘사가 아니라, 볶은 카다이프(Kataifi, 얇은 국수 형태의 페이스트리)면이 부서질 때 나는 경쾌하고 선명한 파열음과 꾸덕한 피스타치오 스프레드가 시각적으로 흘러내리는 자극적인 비주얼이었다.

경영학적 관점에서 이는 감각 마케팅(Sensory Marketing)의 고도화와 확장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미각’이 구매 의사결정에서 압도적인 우선순위를 차지했다면, 숏폼 시대에는 여기에 ‘청각·촉각·시각’이 결합된 멀티센서리(Multi-sensory) 경험이 강력한 추가 트리거(Trigger)로 작동한다. 스마트폰 화면 너머의 소비자에게 맛을 전달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청각적 쾌감(Crunchy Sound)과 시각적 텍스처(Texture)가 맛을 대리하는 지표로 부상한 것이다.

한국에서 유행한 '두쫀쿠'는 이러한 특성을 더욱 강화하고 발전시켰다.

기존 두바이 초콜릿이 가진 바삭함에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쫀득한' 식감의 쿠키 도우를 결합함으로써, '겉바속쫀(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이라는 복합적이고 이중적인 텍스처를 구현해냈다. 이는 카다이프가 부서지는 소리와 속 재료가 흘러내리는 비주얼을 통해 ASMR·먹방 콘텐츠에서 반복적으로 활용되기에 최적화된 물성을 제공했다. 즉, 제품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 소스'로서 기능하며, 소비자가 이를 촬영하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제품의 인지도가 확산되는 구조를 만들어낸 것이다.

2. 글로벌 트렌드의 로컬라이제이션: '두쫀쿠'라는 한국형 해법과 하이브리드 전략


두바이 초콜릿은 2024년 중반부터 하반기까지 고가 수제 초콜릿 바 형태로 1차 유행을 일으켰고, 2025년 이후에는 이 재료 조합을 쿠키·떡·마카롱 등에 적용한 '두쫀쿠'류 디저트가 2차 열풍을 이어가는 구조로 진화했다.

오리지널 '두바이 초콜릿'으로 불리는 제품은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의 초콜릿 바 라인이지만, 한국 시장은 이를 그대로 수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즉각적이고 창의적인 현지화(Localization) 전략을 택했다.

2024년 하반기부터 한국 디저트 업계와 홈베이킹 커뮤니티, 일부 카페·디저트 숍에서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를 쿠키 형태로 재해석한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레시피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레시피들은 2025년 한 해 동안 SNS와 유튜브를 통해 점차 인지도를 쌓았고, 2025년 말에서 2026년 초에는 편의점·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대중 유행으로 확산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소비자가 전통적으로 떡이나 약과 같은 '쫀득한(Chewy)' 식감을 선호한다는 문화적 배경에 기인한다. 국내 베이커리 브랜드와 편의점(CU, GS25, 세븐일레븐 등)은 카다이프·피스타치오 조합이라는 '글로벌 스탠다드' 요소는 유지하면서, 베이스를 쿠키로 변경하거나 휘낭시에, 소금빵, 찹쌀떡 등 다양한 포맷으로 변주를 주며 현지화를 진행했다.

경영학적으로 이는 수용과 변형(Adoption and Modification)이라는 혁신 확산의 전형적이고 성공적인 사례다.

글로벌 원작을 그대로 모방하는 '미투(Me-too)' 전략은 초기 시장 진입에는 유리할지 모르나 지속 가능성이 낮다.

반면, 트렌드의 핵심 요소(Key Factor)인 카다이프의 바삭함과 피스타치오의 고소함만 추출하여, 현지 시장의 기호(쫀득한 쿠키)에 맞게 재조합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은 시장 수명 주기를 연장시키고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하는 효과적인 방법임이 증명되었다.

3. 공급망 관리(SCM)의 민첩성이 경쟁우위다: 리드타임 단축과 소싱의 다변화


이번 열풍에서 기업 경영자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실무적 시사점은 공급망 관리(Supply Chain Management)의 속도전과 유연성이다.

2024년 하반기 이후 두바이 초콜릿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외에서 핵심 원료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의 공급 부족·가격 급등 현상이 관측되었다. 특히 튀르키예나 그리스 등에서 수입되는 카다이프는 특정 브랜드 제품의 재고가 소진되거나, 리셀 시장에서 3~4배 가격에 거래될 정도로 수급이 불안정해졌다. 이로 인해 일부 국가와 유통 채널에서는 관련 디저트의 생산·판매에 병목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때 기업들의 대응 방식에 따라 시장 점유율과 매출 성과가 갈렸다. 일부 대형 편의점 프랜차이즈와 발 빠른 디저트 스타트업들은 항공 운송을 통해 원료를 긴급 공수하거나, 국내 중소면 제조업체와 협력하여 카다이프를 대체할 수 있는 얇은 면을 개발하는 등 즉각적인 대안을 마련했다.

일부 유통사는 카다이프 수급이 어려워지자 '볶은 소면'이나 '튀긴 쌀면' 등을 활용한 대체 레시피를 개발해 PB(Private Brand) 상품을 출시하며 공백을 메웠다.

전통적인 제과 대기업들이 통상 수개월 단위의 제품 개발·출시 리드타임을 가지는 동안, 일부 편의점과 중소형 디저트 브랜드는 수주(數週) 단위의 짧은 리드타임으로 신제품을 기획·출시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이번 사례는 F&B 기업이 카테고리 특성과 자원에 따라 가능한 범위 내에서, 기존 분기 단위에 가까운 리드타임을 수주 단위로 점진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애자일(Agile) SCM 및 R&D 구조를 구축해야 함을 시사한다. 또한, 단일 공급망에 의존하는 위험(Risk)을 줄이기 위해 핵심 원자재의 멀티 소싱(Multi-sourcing) 전략을 상시화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4. 희소성(Scarcity)과 포모(FOMO) 증후군의 전략적 활용: 줄 서기 심리학과 가치 소비


'두쫀쿠' 열풍의 저변에는 현대 소비 심리를 지배하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깊게 깔려 있다.

두바이 현지에서만 구매 가능하거나, 국내 도입 초기 백화점 팝업 스토어나 일부 편의점 매장에서 극히 제한된 수량으로만 판매되는 구조는 '지금 사지 않으면 당분간 먹기 어렵다'는 인식을 강화해 강력한 구매 동기가 되었다. 특히 일부 채널에서는 앱의 '재고 조회' 기능을 통해 입고 시간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소비자가 몰리면서, 특정 시간대마다 입고 직후 곧바로 품절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이는 의도적인 한정 판매·수량 제한 전략과,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 폭증으로 인한 공급 부족이 겹치며 결과적으로 강한 '희소성 마케팅' 효과를 만들어낸 것으로 해석된다.

경제학적으로 볼 때, 전통적으로 고가 사치재에서 주로 논의되던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와 유사한 패턴이, 저가 간식 시장에서도 축소된 형태로 관찰된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4,000~5,000원짜리 쿠키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구하기 힘든 아이템을 획득했다는 '성취감'과 이를 SNS에 인증함으로써 얻는 '사회적 인정'을 구매한다.

기업은 대규모 TV·옥외 광고 없이도, 인플루언서 콘텐츠와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를 통해 자발적인 바이럴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은 희소성 전략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자 피로도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도입기 및 성장기 초반에는 희소성을 활용하되, 성숙기에는 생산 라인을 확충하여 접근성을 높이는 채널 전략의 단계적 이행(Phased Channel Strategy)이 필수적이다.

5. 프로슈머(Prosumer)가 주도하는 R&D 혁명: 리버스 엔지니어링의 보편화


마지막으로 이 현상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제품 개발의 주도권이 기업(Manufacturer)에서 소비자(Consumer) 쪽으로 크게 이동·확장되었다는 사실이다.

'두바이 초콜릿'을 모티프로 한 쿠키·베이킹 레시피의 상당 부분은 기업 부설 연구소가 아닌, 유튜브·틱톡·블로그·인스타그램의 홈베이킹 크리에이터들에 의해 먼저 개발되고 공유되었다.

대중은 기업이 제품을 출시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재료를 구해서 만들거나(DIY), 개인 카페들이 내놓은 시제품을 소비하며 레시피를 발전시켰다. 기업들은 이러한 '집단 지성'의 결과물을 모니터링하고, 가장 반응이 좋은 조합을 채택하여 상업화했다.

이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의 가장 적극적이고 확장된 형태다.

기업은 이제 내부 R&D 인력의 아이디어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내는 변형 레시피와 '꿀조합'을 실시간으로 트래킹하고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해야 한다.

소비자가 이미 수천 번의 조회수와 '좋아요'로 검증해 준 조합을 빠르게 상업 제품으로 구현하는 역량, 즉 일종의 '소비자 인사이트 기반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6. 불황형 소비의 단면: '작은 사치'와 디저트의 경제학


'두쫀쿠' 열풍을 경제적 상황과 결부시켜 해석하면, 이를 '립스틱 효과(Lipstick Effect)'와 유사한 맥락에서 상대적으로 저가이지만 심리적 만족감이 큰 '스몰 럭셔리(Small Luxury)' 소비 패턴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고금리,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경제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고가의 내구재 소비는 줄이지만, 즉각적인 심리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프리미엄 디저트에는 기꺼이 지갑을 연다.

개당 4,000원에서 6,000원에 달하는 편의점 쿠키나 디저트는 기성세대에게는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MZ세대와 잘파세대에게는 '부담 없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로 인식된다. 이는 팍팍한 현실 속에서 달콤하고 쫀득한, 그리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디저트 한 입이 단순한 열량 섭취 이상의 심리적 위안재(Comfort Goods) 역할을 수행함을 의미한다.

결론: 트렌드는 현상이 아니라 '속도'와 '맥락'이다


2024년 말부터 2026년 초 한국 디저트 시장을 강타한 '두쫀쿠' 열풍은, 다른 스낵 트렌드와 마찬가지로 일정 시점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쇠퇴 국면에 접어들거나 스테디셀러로 안착하는 갈림길에 설 것이다.

하지만 이 현상이 남긴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명확하다. 현대 소비자는 텍스처가 주는 감각적 쾌감, SNS 인증 가능성, 희소성이 주는 성취감에 지갑을 연다.

경영자와 리더들은 자문해야 한다. 우리 조직은 미래의 트렌드를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다가오는 트렌드의 파도를 가장 빨리 인지하고 그 위에 올라타는 유연한 서퍼(Surfer)가 될 준비가 되었는가? 이를 위해 기업은 (1) 틱톡·인스타그램·검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디지털 레이더, (2) 수주 단위 테스트 출시가 가능한 제품 개발·SCM 체계, (3) 글로벌 밈을 자사 카테고리·로컬 입맛에 맞게 재조합하는 하이브리드 상품 기획 역량을 갖춰야 한다.

'두쫀쿠'는 단순한 쿠키가 아니라, 초연결 사회(Hyper-connected Society)의 비즈니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나침반이다.


KBR Membership

무료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가입하면 이번 달 3건의 멤버십 콘텐츠를 무료로 읽을 수 있습니다.

Reader 월 3건 · Member 월 10건 · Premium/Business 무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