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Business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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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와 책임 경영의 과제

2021년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이후 한국 유통 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주도해 온 쿠팡(Coupang Inc.)이 2025년 말, 창사 이래 가장 복합적인 거버넌스 리스크에 직면했다. 약 3,370만 개의 이용자 계정 정보가 최장 5개월간 노출된 이번 사태는 쿠팡의 독특한 글로벌 지배구조와 국내 법률 체계 사이의 제도적 괴리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강지혜 기자입력 2025년 12월 31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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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본사 전경.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쿠팡 본사 전경.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2021년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이후 한국 유통 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주도해 온 쿠팡(Coupang Inc.)이 2025년 말, 창사 이래 가장 복합적인 거버넌스 리스크에 직면했다. 약 3,370만 개의 이용자 계정 정보가 최장 5개월간 노출된 이번 사태는 쿠팡의 독특한 글로벌 지배구조와 국내 법률 체계 사이의 제도적 괴리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2021년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이후 한국 유통 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주도해 온 쿠팡(Coupang Inc.)이 2025년 말, 창사 이래 가장 복합적인 거버넌스 리스크에 직면했다.

약 3,370만 개의 이용자 계정 정보가 최장 5개월간 노출된 이번 사태는 쿠팡의 독특한 글로벌 지배구조와 국내 법률 체계 사이의 제도적 괴리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특히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보유한 강력한 의결권과 한국 내 법적 책임 소재의 분리 문제는 '플랫폼 주권'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화두를 던지고 있다.

이번 심층분석에서는,  공시 자료와 정부 발표, 주요 보도를 바탕으로 쿠팡의 지배구조 실태와 매출 구조, 그리고 최근 사태를 둘러싼 법적 쟁점을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심층 분석한다.

1. 지배구조 분석: 'Class B' 의결권과 사실상의 통제력


쿠팡의 지배구조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술 기업들이 채택하는 창업자 중심의 거버넌스 모델을 따르고 있다. 최상위 지배회사인 미국 델라웨어 법인 Coupang, Inc.(이하 쿠팡Inc)가 한국 법인인 쿠팡(주)의 지분 100%를 보유하며, 다시 쿠팡(주)이 물류 및 배송 전담 자회사들을 거느리는 수직적 계열화 구조다.

이 구조의 핵심은 김범석 의장이 보유한 'Class B 보통주(주당 29의결권)'에 있다.  

의결권 집중과 시점별 추이 쿠팡Inc의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등록서에 따르면, 2021년 상장 직후 김범석 의장은 Class B 보통주를 통해 약 76.7%의 의결권을 보유했다. 2024년 11월 일부 지분 매각 이후에도 한국과 미국 언론 보도 및 공시를 종합하면, 김 의장은 여전히 약 70%대 초중반 수준의 의결권을 유지하며 확고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질적 통제력 김 의장은 단 8%대의 지분율에도 불구하고 Class B 의결권 구조를 통해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사실상 모든 주주 의사결정에 대해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거버넌스적 시사점 이러한 구조는 적대적 M&A 방어와 장기적 혁신 투자에는 유리하지만, 지배력과 법적 책임의 귀속 사이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시장과 학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2. 매출 구조 분석: 한국 시장의 절대적 의존도와 해외 비중


쿠팡은 대만 진출과 파페치(Farfetch) 인수를 통해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외연 확장을 추진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재무적 성과는 여전히 한국 시장에 집중되어 있다.  

매출 비중의 지역적 편중공시와 증권가 리포트를 종합하면, 쿠팡 전체 매출의 절대 다수가 한국에서 발생하며 시장에서는 그 비중을 90% 안팎으로 본다.  

해외 사업의 현주소 대만 사업은 'Developing Offerings(신사업)' 부문 성장의 핵심이지만, 전체 매출 비중은 아직 한 자릿수 초반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추정한다.  

공시 기반 분석 미국 본사 및 기타 지역 매출은 공시 기준으로도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수익의 절대 다수가 한국 소비자로부터 창출되지만, 지배구조의 근간은 미국법의 보호를 받는 비대칭적 상황은 대규모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복합적인 논쟁을 야기한다.

 

 

 

3. 개인정보 노출 사태: 사고 경위와 수사 및 기업 대응


2025년 말 공개된 이용자 정보 노출 사고는 플랫폼 기업의 데이터 보안 책임에 대해 엄중한 질문을 던졌다. 쿠팡 측 설명과 정부 발표를 종합하면 이번 사태의 사실 관계는 다음과 같다.  

사고 기간 및 인지 시점 쿠팡은 2025년 11월 말 데이터 유출 정황을 인지하고 이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사고는 6월 24일경 해외 서버를 통한 비정상 접속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되며, 최장 약 5개월 동안 탐지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노출 정보의 상세 항목 노출된 정보에는 이용자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배송지 주소, 주문 내역 및 일부 공동현관 비밀번호 등 구체적인 식별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결제 정보나 비밀번호 자체는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발표됐다.  

수사 현황정부 당국은 전(前) 쿠팡 중국인 직원 연루 가능성을 포함하여 해외 서버를 통한 불법 접속 정황을 면밀히 수사 중이다.

KBR Insight: 권한의 집중과 책임의 분산

쿠팡의 지배구조는 창업자에게 강력한 경영권을 부여하는 혁신의 엔진이었으나, 위기 상황에서는 책임의 화살이 실질 지배자가 아닌 한국 법인 경영진에게만 집중되는 구조적 한계를 보였다. 매출의 90% 안팎을 차지하는 한국 시장의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법적 사각지대를 넘어선 진정성 있는 거버넌스 쇄신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크다.

4. 동일인 지정 재검토와 법적 책임의 귀속 문제


이번 사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총수) 지정' 제도 개편 논의에 새로운 국면을 제공하고 있다.  

공정위의 재검토 방침 공정위는 2025년 12월, 김 의장을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으로 지정할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재검토 방침을 공식화했다. 최종 결정은 내년 상반기 중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및 법조계 비판 국내 재계와 일부 법조계에서는 동일한 시장 지배력을 가진 기업임에도 총수 규제 적용 여부가 국적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비판을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책임 주체의 법리적 단계 통상적으로 한국 법령상 1차 책임 주체는 한국 법인인 쿠팡(주)과 그 대표이사가 된다. 실질 지배주주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지배력 행사와 사고 간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등 별도의 법리적 요건이 필요하기에, 책임의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 글로벌 리스크 관리와 향후 입법 전망


미국 상장사인 쿠팡Inc는 미국 SEC의 공시 의무와 미국식 집단소송 제도의 강력한 영향권에 있다. 시장에서는 김 의장의 대응이 신중했던 배경에 대해, 경영진의 발언이 향후 미국 내 주주 소송에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기업 측 입장 쿠팡 측은 이와 관련하여 "수사 협조와 보안 강화에 최우선적으로 집중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소송 리스크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입법 동향국회에서는 외국 국적 총수의 동일인 지정 요건을 명문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개인정보 책임을 강화하는 다수의 입법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는 이른바 '플랫폼 주권'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결론: '델라웨어의 보호'를 넘어선 책임 경영의 시대적 요구


쿠팡의 이번 사태는 디지털 경제 영토에서 기업의 국적과 지배구조가 어떻게 사회적 책임과 충돌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대한 가늠자다.

매출의 90% 안팎이 발생하는 한국 시장에서 3,370만 개의 계정 정보가 최장 5개월간 노출되었다는 팩트는, 효율성만을 강조해온 쿠팡의 ‘로켓 성장’ 이면에 거버넌스의 공백이 존재했음을 시사한다.

창업자의 강력한 지배력을 보장하는 'Class B 의결권'은 신속한 의사결정의 엔진이었으나, 위기 상황에서는 실질 지배와 법적 책임 사이의 괴리를 발생시키는 장벽으로 작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결국 쿠팡이 직면한 과제는 단순히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는 기술적 차원을 넘어선다. 한국 재계와 법조계에서 제기되는 '동일인 지정 역차별' 논란과 국회에서 논의 중인 글로벌 플랫폼 규제 입법은, 이제 기업이 영업하는 국가의 법적·정서적 기대치에 부합하는 '플랫폼 주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 미국 상장사로서 직면한 사법 리스크 관리도 중요하지만, 기업 가치의 원천인 소비자 신뢰가 훼손된다면 그 어떤 지배구조 설계도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향후 쿠팡의 행보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현지 국가의 규제 정합성을 어떻게 확보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다.

쿠팡이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미국 델라웨어주 법의 보호 뒤로 물러나기보다, 한국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실질적인 책임 경영의 표준을 제시하는 정면 돌파를 선택해야 한다. 권한의 크기에 걸맞은 책임의 무게를 증명할 때, 비로소 쿠팡의 혁신은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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