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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1시간은 조직의 100시간을 결정한다: 2025년 경영자 시간 관리의 경제학

석양이 지는 도심을 배경으로 깊은 사색에 잠긴 리더의 모습. 책상 위에 펼쳐진 캘린더는 단순한 일정 관리 도구가 아니라, 조직의 미래를 결정짓는 치열한 고민과 전략적 선택의 기록이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현대 경영 환경에서 가장 공평하면서도 가장 가혹한 자원은 바로 ‘시간’ 이다.

박홍석 기자입력 2025년 12월 23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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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1시간은 조직의 100시간을 결정한다: 2025년 경영자 시간 관리의 경제학

석양이 지는 도심을 배경으로 깊은 사색에 잠긴 리더의 모습. 책상 위에 펼쳐진 캘린더는 단순한 일정 관리 도구가 아니라, 조직의 미래를 결정짓는 치열한 고민과 전략적 선택의 기록이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현대 경영 환경에서 가장 공평하면서도 가장 가혹한 자원은 바로 ‘시간’ 이다.

석양이 지는 도심을 배경으로 깊은 사색에 잠긴 리더의 모습.

책상 위에 펼쳐진 캘린더는 단순한 일정 관리 도구가 아니라, 조직의 미래를 결정짓는 치열한 고민과 전략적 선택의 기록이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현대 경영 환경에서 가장 공평하면서도 가장 가혹한 자원은 바로 ‘시간’이다.

자본은 투자를 통해 늘릴 수 있고 인재는 채용을 통해 보강할 수 있지만, 시간은 그 어떤 혁신적인 기술로도 24시간을 25시간으로 늘릴 수 없다.

현재, 우리는 AI와 디지털 도구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무한 업무일(Infinite Workday)’ 현상을 마주하고 있다. 물리적 퇴근 시간은 사라졌고, 알림은 24시간 울린다.

이러한 초불확실성(Hyper-uncertainty)의 시대에 리더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단순한 성실함이 아니다. 과거에는 남들보다 오래 일하는 것이 미덕이었을지 모르나, 지금은 복잡한 변수 속에서 최적의 자원 배분을 결정하는 ‘전략적 명민함’이 필요하다.

리더가 시간에 쫓겨 인지적 여유(Cognitive Slack)를 잃어버리는 순간, 그 피해는 개인의 피로에 그치지 않고 조직 전체의 전략적 오판과 실행력 저하로 직결된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리더의 시간 관리가 단순한 자기 계발의 영역을 넘어, 조직의 운명을 가르는 핵심 경영 자원임을 데이터와 사례를 통해 심층 분석하고, 이를 혁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1. 경영의 블랙홀, ‘CEO의 시간’에 대한 오해와 진실


리더들은 얼마나 일하며, 어떻게 시간을 쓰고 있을까?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BS)의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와 니틴 노리아(Nitin Nohria) 교수가 27명의 대기업 CEO를 장기간 추적 조사한 연구 ‘리더의 시간(The Leader’s Time)’은 이에 대한 정밀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CEO들은 주중 하루 평균 9.7시간, 주말에는 3.9시간, 휴가 기간에도 하루 평균 2.4시간을 업무에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합산하면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약 62.5시간에 달한다. 깨어 있는 시간의 상당 부분을 업무와 관련된 활동에 쏟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연구가 던지는 핵심적인 시사점은 근무 시간의 총량이 아니라, 그 질적 구성에 있다.

많은 리더들이 “시간이 없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며 ‘시간 빈곤(Time Poverty)’ 상태를 호소한다.

행동경제학자 센딜 멀레이너선(Sendhil Mullainathan) 등의 연구에 따르면, 시간 빈곤이나 결핍 상태는 인간의 ‘인지적 대역폭(Cognitive Bandwidth)’을 잠식한다. 이는 마치 컴퓨터의 램(RAM) 용량이 부족해지면 연산 속도가 느려지는 것과 유사하다.

리더가 만성적인 시간 압박에 시달릴 때, 복잡한 전략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인지적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당장 눈앞에 닥친 급한 불을 끄는 데 급급하여, 장기적인 비전이나 잠재적인 리스크를 감지하지 못하는 이른바 ‘터널 비전(Tunnel Vision)’ 현상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조직 전체에 ‘낙수 효과(Trickle-down effect)’와 유사한 양상으로 영향을 미친다. 갤럽(Gallup)의 조직 진단 데이터에 따르면, 관리자의 리더십 스타일과 업무 몰입 수준은 팀원들의 몰입도 및 성과 변동성의 상당 부분(약 70%로 추산)을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리더가 시간에 쫓겨 우선순위를 명확히 정해주지 못할 때, 실무진은 방향을 잃고 불필요한 보고서 작성이나 보여주기식 업무에 매몰될 위험이 크다.

2. ‘제도적 시간(Institutional Time)’의 비용과 협업 과부하


우리는 흔히 회의 비용을 계산할 때 참석자들의 인건비만을 합산하는 오류를 범한다.

하지만 맥킨지(McKinsey) 등 전략 컨설팅 펌들은 이를 ‘제도적 시간(Institutional Time)’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제언한다. 제도적 시간이란 리더의 의사결정이나 회의 소집이 조직 전체의 가동률과 업무 흐름에 미치는 총체적 파급 효과를 의미한다.

팬데믹 이후 디지털 협업 도구의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이러한 시간 비용은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업무 동향 지표(Work Trend Index)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팀즈(Teams) 내에서의 주간 회의 시간은 2.5배 이상 증가했으며, 평균 회의 시간 역시 35분에서 45분으로 길어졌다.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설문조사에서는 “불필요하다고 느끼는 회의가 늘었다”는 응답이 지속적으로 관찰된다.

일부 산업 보고서에서는 비효율적인 회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미국 내에서만 연간 수천억 달러 규모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한다. 물론 이는 추정 모델에 따라 수치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회의 비용이 단순한 인건비 손실을 넘어 기회비용 차원에서 막대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러한 현상은 특정 고성과자들에게 업무가 쏠리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실린 롭 크로스(Rob Cross) 등의 연구는 300개 이상의 조직 분석을 통해, 상위 3~5%의 인력이 조직 내 전체 가치 있는 협업의 20~35%를 담당하는 ‘협업 과부하(Collaboration Overload)’ 현상을 지적했다. 리더가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지시를 내릴 때, 조직의 핵심 인재들이 과부하에 걸려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3. 두 가지 리더십 시나리오: 통제할 것인가, 위임할 것인가?


시간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리더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여러 국내외 기업 사례를 관찰해보면, 여전히 A형에 가까운 리더가 B형보다 눈에 띄게 많은 편이다.

[시나리오 A] 만기친람(萬機親覽)형 리더: 병목의 원인

A형 리더는 모든 세부 사항을 직접 챙겨야 직성이 풀리는 유형이다. 그는 참조(CC)에 자신이 빠져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 시간 사용 패턴: 캘린더가 30분 단위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다. 집무실 문은 열려 있지만, 결재를 받기 위한 대기 줄로 인해 깊이 있는 대화는 불가능하다.

  • 조직의 반응: 임원과 팀장들은 리더의 결재를 기다리는 데 익숙해져 수동적으로 변한다. "어차피 대표님이 고칠 텐데"라는 생각에 책임감이 옅어진다.

  • 결과: 의사결정 속도가 리더의 물리적 시간 한계에 종속된다. 리더 부재 시 조직 기능이 마비되는 병목 현상이 발생한다.

[시나리오 B] 본질주의(Essentialist)형 리더: 성과의 촉진자

B형 리더는 자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위임한다.

  • 시간 사용 패턴: 캘린더에 ‘전략적 사고(Strategic Thinking)’를 위한 빈칸이 확보되어 있다. 회의 시간의 절반은 지시가 아닌 질문과 경청에 사용한다.

  • 조직의 반응: 권한을 위임받은 리더들이 주도적으로(Proactive) 일한다. 실패하더라도 빠른 피드백 루프를 통해 학습하며 조직 전체의 역량이 강화된다.

  • 결과: 조직의 민첩성(Agility)이 높아진다. 리더는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외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4. 2025년형 리더를 위한 시간 경영 실천 가이드


그렇다면 리더는 어떻게 시간의 주도권을 되찾고 조직의 생산성을 혁신할 수 있을까? 다음은 컨설팅 및 코칭 현장에서 검증된 4단계 실천 전략이다.

① 제로 베이스 시간 예산제 (Zero-based Time Budgeting)

재무 예산을 짤 때처럼 시간 예산도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 관성적으로 참석해 온 정례 회의나 의전 행사를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

  • Action: 지난 한 달간의 캘린더를 점검하라. 경험적으로 볼 때, 약 20~30% 수준의 일정은 삭제하거나 위임, 혹은 축소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 일정이 조직의 핵심 목표(KPI) 달성에 직접 기여하는가?"라는 질문에 즉시 답할 수 없다면 과감히 조정하라.

② 비동기 커뮤니케이션(Asynchronous Communication)의 활성화

모든 소통이 실시간 동기(Synchronous) 방식일 필요는 없다. 단순 정보 공유나 현황 보고는 텍스트 기반으로 처리하고, 대면 미팅은 논의와 결정에 집중해야 한다.

  • Action: 아마존(Amazon) 등 글로벌 기업들이 채택한 바 있는 ‘문서 기반 회의’나, 슬랙(Slack) 등의 협업 툴을 활용한 비동기 보고를 정착시켜라. 이는 기록이 남지 않는 구두 보고의 한계를 보완하고 정보의 투명성을 높여준다.

③ ‘딥 워크(Deep Work)’를 위한 성역(Sanctuary) 구축

칼 뉴포트(Cal Newport) 교수가 강조한 ‘딥 워크’는 인지적 능력을 집중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상태를 말한다. 피터 드러커 역시 "파편화된 시간은 아무리 합쳐도 쓸모가 없다"고 지적했다.

  • Action: 하루 중 에너지가 가장 높은 시간대(주로 오전)에 60~90분 정도의 ‘집중 시간(Focus Time)’을 확보하라. 많은 연구와 현장 사례에서, 방해받지 않는 60분의 몰입이 산만한 수 시간의 근무보다 더 높은 품질의 의사결정을 만들어낸다고 보고된다.

④ 인지적 전환 비용(Switching Cost) 최소화

뇌과학적으로 서로 다른 성격의 업무를 오가는 것은 ‘전환 비용’을 발생시킨다.

  • Action: 잭 도시(Jack Dorsey)가 트위터와 스퀘어를 동시에 경영할 때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진 ‘테마 데이(Theme Day)’ 방식을 응용해보라. 월요일은 관리, 화요일은 제품, 수요일은 전략 등으로 요일별 테마를 정하면 맥락 전환에 따른 뇌의 피로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결론: 당신의 캘린더가 곧 당신의 경영 철학이다


시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리더가 입으로 "혁신"과 "미래"를 외친다 해도, 실제 캘린더가 과거의 문제 해결과 내부 보고 일정으로만 채워져 있다면 그는 과거를 사는 관리자일 뿐이다.

반면, 캘린더에 고객을 만나는 시간, 인재와 대화하는 시간, 그리고 조용히 사색하는 시간이 확보되어 있다면 그는 미래를 준비하는 경영자다.

조직의 성과가 정체되어 있다고 느끼는가? 그렇다면 재무제표를 덮고 당신의 지난주 캘린더를 펼쳐보라. 그 속에 문제의 원인과 해결의 실마리가 모두 담겨 있다. 리더의 시간 혁신은 개인의 워라밸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조직의 비효율을 걷어내고, 구성원들의 잠재력을 해방시키며, 기업의 생존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확실하고 시급한 경영 전략이다. 지금 당장 펜을 들어 불필요한 일정을 지워내는 용기를 발휘하라.


[Next Step] 지금 바로 실천해 보세요

"이번 주 금요일 오후, 1시간 동안 아무런 약속도 잡지 말고 집무실 문을 닫으십시오. 스마트폰을 끄고, 흰 종이 한 장을 꺼내 우리 회사가 3년 뒤에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단 하나의 키워드'가 무엇인지 고민해 보십시오. 그 1시간의 몰입이 지난 한 달간의 관성적인 회의보다 더 값진 통찰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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