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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그 이상' 펫코노미 6조 시대... 대한민국 산업 지도를 바꾸는 '반려동물' 경제학

반려동물이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유모차를 이용해 함께 산책을 즐기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인간처럼 대우하는 '펫휴머니제이션' 트렌드는 프리미엄 펫코노미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다.

이지영 기자입력 2025년 12월 14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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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그 이상' 펫코노미 6조 시대... 대한민국 산업 지도를 바꾸는 '반려동물' 경제학

반려동물이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유모차를 이용해 함께 산책을 즐기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인간처럼 대우하는 '펫휴머니제이션' 트렌드는 프리미엄 펫코노미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다.

반려동물이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유모차를 이용해 함께 산책을 즐기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인간처럼 대우하는 '펫휴머니제이션' 트렌드는 프리미엄 펫코노미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DB]

2025년 12월, 대한민국은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46만 명(전체 인구의 약 30%) 시대'에 안착했다.

저출산·고령화라는 인구통계학적 지각 변동 속에서 반려동물은 단순한 '애완'의 대상을 넘어 대체 불가능한 '가족'의 지위를 획득했다. 이에 따라 '펫코노미(Pet+Economy)'는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핵심 산업군으로 부상했다.

이번 심층분석에서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최신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와 주요 산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고도화(Premium & Tech) 단계로 진입한 펫코노미의 현주소와 2027년 6조 원 시장 전망을 심층 분석한다.

1. 바둑이가 '막내'가 된 세상, 라이프스타일의 거대한 전환


불과 20~30년 전 마당에 묶여 집을 지키던 '바둑이'는 이제 옛말이 되었다.

2025년 현재, 반려동물은 안방 침대의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주말이면 전용 유모차인 '개모차'를 타고 복합쇼핑몰을 누비는 '막내아들'이자 '막내딸'로 신분 상승을 이뤘다. 거리에서 아기 띠에 강아지를 안고 가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며, 주요 호텔과 백화점은 앞다투어 '펫 프렌들리(Pet-Friendly)' 존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동물 애호 차원을 넘어선 거대한 사회·문화적 현상이다.

'반려(伴侶)'라는 단어가 내포하듯, 동물이 인간의 삶을 공유하고 정서적 공백을 채워주는 존재로 격상된 것이다. 이는 소비 패턴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자신의 식비는 아껴도 반려동물의 건강과 먹거리에는 지갑을 활짝 여는 새로운 소비 권력이 등장했다.

도대체 무엇이 사람들을 이토록 열광하게 만들며, 기업들은 왜 이 시장에 사활을 거는 것일까? 우리는 2025년 연말을 맞아 펫코노미라는 거대한 파도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쳐 보고자 한다.

 

 

 

2. 시장 현황: 데이터로 입증된 '경기 방어주'의 위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반려동물 시장은 예외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연관 산업 규모는 2015년 약 1조 9,000억 원에서 2020년 약 3조 원 수준을 거쳐, 다가오는 2027년에는 약 6조 원(6조 55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이 10%를 상회하는 수치로, 국내 GDP 성장률을 훨씬 웃도는 가파른 상승 곡선이다.

글로벌 시장의 잠재력 또한 막대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등 주요 분석 기관들은 전 세계 펫 시장 규모가 2030년경 약 4,000억~5,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미래의 펫 시장이 현재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에 버금가는 거대 산업군으로 자리 잡을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소비 구조의 질적 고도화: '더 좋게, 더 건강하게'

시장의 양적 팽창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질적 고도화다. 2025년 7월 발간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한국 반려인구는 1,546만 명으로 집계됐다.

반려 가구의 월평균 양육비는 2023년 약 15만 4,000원에서 최근 조사에서는 약 19만 원대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고소득 반려 가구의 경우 월 50만 원 이상을 지출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어, 소비의 '프리미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의료비 지출은 양육비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사료와 간식비가 전체의 약 50%를 차지하지만, 최근 2년간 치료비 누적 지출이 1가구당 100만 원을 넘는다는 조사 결과는 펫코노미가 단순 소비재 시장을 넘어 헬스케어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3. 성장 엔진: 인구 구조의 붕괴와 '펫휴머니제이션'


이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일시적 유행이 아닌, 대한민국의 인구 구조 변화와 사회적 고립감이 만들어낸 구조적 필연이다.

1인 가구 34.5% 시대와 '딩크펫(DINK-Pet)'족

통계청에 따르면 대한민국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34.5%(2022년 기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혼자 사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또한, 자녀를 낳지 않고 반려동물을 자녀처럼 키우는 맞벌이 부부, 이른바 '딩크펫족'이 소비의 주체로 떠올랐다. 이들은 자녀 양육에 들어갈 비용을 반려동물에게 투자하며 최고급 서비스를 소비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여기에 자녀들을 출가시키고 빈 둥지에 남은 베이비부머 세대까지 가세하며 전 세대에 걸친 '반려인구화'가 진행되고 있다.

가족의 재정의, '펫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심리적 기제는 바로 '펫휴머니제이션'이다. 이는 반려동물(Pet)을 가족 구성원처럼 대우하며 인간화(Humanization)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내 아이가 먹는 것, 내 아이가 입는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휴먼 그레이드' 제품이 표준이 되었다.

KBR Insight: 필수재이자 정서재, 낮은 가격 탄력성

경제학적 관점에서 펫 시장은 일반 소비재보다 가격 탄력성이 비교적 낮은 편이다. 즉,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지 않는다. 이는 반려동물이 단순한 '소유물'이 아니라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가족'이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녀의 병원비를 아끼지 않듯, 반려인들은 자신의 소비를 줄여서라도 반려동물의 건강과 직결된 지출은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것이 불황에도 펫코노미가 견조하게 성장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4. 산업별 심층 분석: AI와 만난 '펫테크'의 비상


2025년 펫 산업의 화두는 단연 '기술(Tech)'과의 융합이다.

[푸드] 프리미엄을 넘어 '맞춤형 헬스케어'로

단순히 배를 채우는 건식 사료의 시대는 저물었다. 하림, 동원F&B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수준의 원료와 공정을 내세운 프리미엄 펫푸드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의 유전자 검사나 건강 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영양 식단을 정기 배송해 주는 구독 서비스가 인기를 끌며, 식품 산업이 바이오·데이터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테크] CES 2025가 주목한 '펫테크(Pet-Tech)'

IT 강국답게 펫테크 분야의 성장세가 매섭다. 올해 초 열린 'CES 2025'에서도 펫테크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IoT 기반의 CCTV 로봇이나 스마트 화장실은 이미 대중화되었고, 이제는 AI(인공지능)가 반려동물의 엑스레이 사진을 판독해 수의사의 진단을 보조하거나, 뇌파를 분석해 통증을 감지하는 웨어러블 기기(예: 브레인유 VET CAI 등)가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또한, 비문(코 무늬) 인식을 통한 신원 확인 기술은 동물 등록 절차를 간소화하고 펫보험 청구를 자동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 펫보험과 신탁의 태동

국내 펫보험 가입률은 여전히 1% 안팎의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성장 잠재력만큼은 높게 평가된다.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등 주요 보험사들은 보장 범위를 대폭 확대한 상품을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또한, 일부 금융사에서는 반려인이 사후에 남겨질 반려동물을 위해 재산을 맡기는 '펫 신탁' 상품을 출시하며 자산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5. 과제와 전망: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언


장밋빛 전망 속에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진료비 표준화와 제도적 정비

반려인들의 가장 큰 고충은 예측 불가능한 의료비다. 동물병원마다 상이한 진료비 체계는 소비자 불신을 초래한다. 진료비 공시제 확대와 표준 수가제 도입, 그리고 실효성 있는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반려동물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지원하기 위한 별도 법제 논의가 구체화되어야 할 시점이다.

유기동물 문제와 성숙한 문화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연간 약 10만 마리 수준의 유기동물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산업 성장의 그늘이다. 입양 단계에서의 책임 의식 강화와 펫티켓(반려동물 예절) 준수 등 성숙한 반려 문화 정착이 병행되어야만 산업의 건전한 성장이 가능하다.

6. 결론: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기업이 승리한다


펫코노미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저출산으로 유아용품 시장은 축소되고 있지만, 그 빈자리를 반려동물 시장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향후 시장은 6조 원을 넘어 10조 원대 잠재 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은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반려동물의 생애 주기별 맞춤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

반려동물은 이제 가족이자 친구, 그리고 삶의 동반자다. 인간과 동물의 행복한 공존을 위한 기술과 서비스가 어우러질 때, 대한민국 펫코노미는 진정한 선진국형 산업으로 비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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