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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섀도우 연준 의장’ 논란과 유력 후보군의 딜레마… 금리 인하의 새로운 방정식

12월의 워싱턴, ‘두 개의 입’이 공존하는 불안한 동거 2025년 12월 10일, 워싱턴의 정가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수장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로 뜨겁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의장의 의장직 임기는 2026년 5월 15일까지로 예정되어 있어, 임기 종료까지 약 5개월이 남았다(연준 이사로서의 임기는 2028년까지 유지).

이지영 기자입력 2025년 12월 10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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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섀도우 의장' 전략이 본격화하며 '포스트 파월' 시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섀도우 의장' 전략이 본격화하며 '포스트 파월' 시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12월의 워싱턴, ‘두 개의 입’이 공존하는 불안한 동거


2025년 12월 10일, 워싱턴의 정가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수장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로 뜨겁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의장의 의장직 임기는 2026년 5월 15일까지로 예정되어 있어, 임기 종료까지 약 5개월이 남았다(연준 이사로서의 임기는 2028년까지 유지). 통상적인 관례라면 차기 지명 논의는 해를 넘겨 시작되겠지만, 백악관은 이미 ‘포스트 파월’ 시대를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취임 이후 줄곧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강조해 왔으며,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재무장관이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섀도우 연준 의장(Shadow Fed Chair)’ 구상이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40년 경력의 거시경제(Macro)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베센트 장관은 캠프 시절부터 차기 연준 의장 인선을 경제 어젠다의 핵심 프로젝트로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KBR Global Radar에서는,  현재 거론되는 유력 후보군과 이들이 직면할 구조적 난제, 그리고 시장의 미묘한 기류를 심층 분석한다.

1. ‘섀도우 연준 의장’ 논란의 함의: 파월의 조기 레임덕 우려


현재 백악관의 행보는 단순한 후임자 물색을 넘어선 고도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읽힌다.

정책 커뮤니티와 월가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파월 의장의 영향력을 조기에 약화시킬 수 있는 ‘레임덕 유도’ 전략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전략의 핵심 현직 의장의 임기가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차기 내정자(또는 강력한 후보)를 조기에 부각함으로써, 시장의 관심과 기대 심리를 미래 권력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다. 이는 차기 지명자의 통화 완화적 성향을 시장 가격에 선반영시켜, 실질적인 금리 인하 효과를 앞당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역사적 평가
전·현직 연준 인사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부 경제사학자들은 현재의 상황을 1970년대 닉슨 대통령이 아서 번스 당시 의장에게 가했던 정치적 압박과 비견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2. 유력 후보군(Shortlist) 분석: 하셋과 워시, 그리고 제3의 인물들


국제·국내 주요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 케빈 하셋과 케빈 워시가 가장 자주 거론되는 유력 후보로 부상해 있다.

아울러 미셸 보우먼, 크리스토퍼 월러, 릭 리더 등도 최종 검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① 케빈 하셋(Kevin Hassett): ‘AI 생산성론’의 선두 주자

트럼프 1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낸 하셋은 일부 예측 시장에서 사실상의 선두 주자로 꼽히기도 한다.

  • 주요 논리: 하셋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CEO 카운슬과 주요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AI(인공지능) 도입이 미국의 잠재 성장률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놓았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고도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있다는 공급 중시 경제학(Supply-side economics) 논리와 맞닿아 있다.  

  • 정책 성향: 그의 발언 패턴을 종합하면, 성장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을 일관되게 지지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② 케빈 워시(Kevin Warsh): 유연성을 갖춘 전략가

전 연준 이사인 케빈 워시는 월가와의 소통 능력과 유연한 태도에서 강점을 보인다.

  • 유연한 태도: 과거 ‘매파’로 분류되었던 워시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및 무역 정책에 대해 “자유 무역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의 전략적 도구”라며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이는 그가 연준의 전통적 독립성을 존중하면서도 행정부와의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낳는다.

③ 기타 유력 후보군

  • 미셸 보우먼(Michelle Bowman) &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 현직 연준 이사로서 통화정책의 연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월러 이사는 데이터에 기반한 합리적 매파 성향을 보이면서도 최근 노동 시장 둔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주목받는다.  

  • 릭 리더(Rick Rieder) 등 민간 인사: 블랙록의 글로벌 채권 CIO인 릭 리더와 같은 시장 전문가들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KBR Insight: 인물보다 중요한 것은 ‘미션’ 누가 의장이 되든 트럼프 2기 연준 의장에게 요구되는 핵심 미션은 ‘고성장-저물가’라는 상충하기 쉬운 두 목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특히 하셋의 ‘AI 생산성론’은 1990년대 그린스펀의 ‘신경제(New Economy)’ 논리와 유사하지만, 당시와 달리 현재는 탈세계화와 재정 적자라는 비용 상승 요인이 상존한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3. 새로운 정책 척도: ‘매파 vs 비둘기파’를 넘어 ‘독립성 vs 동조’


전통적인 ‘매파(긴축 선호) 대 비둘기파(완화 선호)’의 구분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트럼프 2기 하에서는 ‘연준의 독립성 수호 대 대통령 정책 동조’라는 정치적 축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1) 재정 우위(Fiscal Dominance)의 그림자 미국의 막대한 재정 적자와 국채 발행 규모를 감안할 때, 차기 의장은 금리를 장기간 높게 유지하기에는 정치·재정적 부담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재정 우위’ 논의가 힘을 얻고 있다. 즉, 연준이 정부의 부채 비용을 관리하기 위해 금리 정책을 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2) 인플레이션 목표의 유연성 논의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2% 물가 목표를 절대선으로 고수하기보다는 성장·고용을 중시하는 보다 유연한 운영을 선호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일부 학자와 전직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공급 충격 등을 이유로 ‘일시적으로 3%대 물가를 용인하는 밴드형 목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재 연준의 공식 목표는 여전히 2%에 머물러 있다.

4. 시장의 반응과 전망: 채권 자경단의 경고음?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이 임박함에 따라 채권 시장의 변동성은 확대되고 있다.
 

10년물 국채 금리의 상승 배경 최근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견조한 경제 지표와 함께, 차기 연준 체제가 물가 안정보다 성장 부양과 재정 보조를 우선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른바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 인플레이션 재가열 가능성에 대해 가격(금리 상승)으로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론 차기 연준 의장 인선은 단순히 한 명의 관료를 뽑는 절차가 아니다. 이는 향후 4년간 달러의 가치와 글로벌 자산 시장의 향방을 결정짓는 ‘통화 체제(Monetary Regime)’의 변화를 예고한다.
투자자들은 후보자의 이름값보다, 그가 취임 후 인플레이션 압력과 정치적 요구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 그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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