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공지능(AI) 전략의 대대적인 전환을 예고했다.
2일(현지시간) 애플은 지난 8년간 자사의 머신러닝 및 AI 전략을 총괄해 온 존 지아난드레아(John Giannandrea) 수석부사장이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후임으로는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인 '제미나이(Gemini)' 개발을 주도했던 아마르 수브라마냐(Amar Subramanya) 부사장이 선임됐다.
이번 인사는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의 고도화와 생성형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외부 핵심 인재를 수혈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세대교체의 서막: 지아난드레아의 퇴진
존 지아난드레아 수석부사장은 2018년 구글에서 영입된 인물로, 당시 애플의 AI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린 주역으로 평가받아왔다.
구글 검색 및 AI 책임자 출신인 그는 애플 합류 이후 음성 비서 '시리(Siri)'의 기능 개선과 온디바이스(On-device) 머신러닝 기능 강화에 주력했다.
애플 측 발표에 따르면, 지아난드레아는 즉시 보직에서 물러나며, 2026년 봄 은퇴하기 전까지 자문역(Advisor)을 수행하게 된다. 팀 쿡(Tim Cook)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존이 애플의 AI 기반을 구축하고 사용자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기여한 역할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퇴진이 단순한 은퇴가 아닌, 생성형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애플의 전략적 결단으로 보고 있다. 챗GPT(ChatGPT)의 등장 이후 급변하는 AI 지형에서 경쟁사 대비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애플이, 기존의 검색·기능 중심 AI 리더십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제미나이'의 설계자, 애플 AI의 키를 잡다
새롭게 애플의 AI 부사장으로 선임된 아마르 수브라마냐는 실리콘밸리가 주목하는 '생성형 AI' 분야의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다. 그는 구글에서 16년간 재직하며 구글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인 제미나이(Gemini)의 엔지니어링을 총괄했다.
주목할 점은 그의 최근 행보다. 수브라마냐는 지난 7월 구글을 떠나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AI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불과 5개월 만에 다시 애플로 이적하게 됐다. 이는 빅테크 기업 간의 AI 인재 영입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수브라마냐는 앞으로 크레이그 페더리기(Craig Federigh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에게 보고하며, 애플의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s), 머신러닝 연구, AI 안전성 평가 등을 총괄하게 된다. 이는 그가 단순한 서비스 개선이 아닌, 애플의 AI 근간이 되는 핵심 모델 개발을 진두지휘하게 됨을 의미한다.
점입가경의 'AI 인재 전쟁'
애플의 이번 영입은 실리콘밸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재 전쟁(Talent War)'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AI 개발자, 특히 LLM과 생성형 AI 모델을 다룰 수 있는 최상위 엔지니어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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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Meta) vs 애플: 올해 초,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가 애플의 AI 연구원들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며 영입을 시도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며, 실제로 다수의 연구원이 메타로 이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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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vs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메타의 핵심 엔지니어들을 영입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 규모의 패키지를 제안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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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vs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출신들이 오픈AI로 이동하거나, 반대로 오픈AI 인력이 구글로 복귀하는 등 인력 이동이 그물망처럼 얽혀 있다.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한 지 반년도 채 되지 않은 수브라마냐를 영입한 것은, '돈'과 '비전'을 모두 동원해 경쟁사의 핵심 전력을 빼앗아오는 '제로섬(Zero-sum)' 게임이 본격화되었음을 시사한다.
[KBR Insight: 애플의 전략적 피벗(Pivot)]
아마르 수브라마냐의 영입은 애플이 AI를 대하는 태도가 '기능(Feature)'에서 '생성(Generation)'으로 완전히 넘어갔음을 보여준다. 기존 지아난드레아 체제가 기존 제품에 AI를 녹여내는 최적화에 집중했다면, 수브라마냐 체제는 애플만의 독자적인 거대 언어 모델(LLM) 구축과 이를 통한 '애플 인텔리전스'의 성능 고도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는 곧 아이폰과 맥(Mac) 등 하드웨어 생태계 안에서 구동되는 강력한 온디바이스 생성형 AI의 등장을 예고한다.
애플은 경쟁사에 비해 생성형 AI 도입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구글 제미나이의 엔지니어링을 총괄했던 야전 사령관을 영입함으로써 기술적 격차를 단숨에 좁히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지아난드레아의 안정적인 기반 위에 수브라마냐의 혁신적인 생성형 AI 기술이 결합될 때, 애플이 그리는 '개인화된 AI'의 미래가 어떻게 구체화될지 전 세계 테크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애플의 미래 AI 전략을 상징하는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개념도. 새로운 AI 수장 영입과 함께 독자적인 생성형 AI 모델 구축 및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지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https://epzvqcvbpcduaglyoici.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news-images/legacy-cgi/2025/12/02/1764658889_4158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