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내 저성과자(Low Performer), 소위 ‘C-Player’를 다루는 문제는 리더들에게 가장 고통스럽고 피하고 싶은 과제 중 하나다.
많은 리더들이 이들을 조직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규정하고, 어떻게 하면 합법적으로 관계를 정리할 수 있을지, 혹은 강력한 성과 개선 프로그램(PIP)을 통해 변화시킬지를 고민한다. 하지만 여기, 우리가 놓치고 있는 중요한 경영학적 시사점이 있다.
많은 저성과자가 입사 시점부터 무능했던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엄격한 채용 과정을 통과한 인재들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성과를 내지 못하게 되었을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와 인시아드(INSEAD)의 연구 결과는 흥미로운 사실을 가리킨다.
적지 않은 수의 저성과자가 리더의 편향과 잘못된 개입이 만들어낸 ‘필패 신드롬(The Set-Up-to-Fail Syndrome)’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오늘 우리는 저성과자를 바라보는 기존의 시각을 재점검하고, 리더가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취해야 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자 한다.
1. 필패 신드롬(The Set-Up-to-Fail Syndrome): 관계의 역학이 성과를 잠식할 때
장 프랑수아 만조니(Jean-François Manzoni)와 장 루이 바르수(Jean-Louis Barsoux) 교수가 주창한 ‘필패 신드롬’은 저성과가 개인의 역량 부족뿐만 아니라, 상사와의 관계 역학에서 강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메커니즘은 조직 내에서 꽤 빈번하게 작동한다.
리더가 특정 직원에 대해 ‘능력이 부족하다’거나 ‘신뢰할 수 없다’는 의심을 품게 되면, 리더의 행동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변한다. 더 자주 보고를 요구하고, 의사결정 권한을 축소하며, 작은 실수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를 감지한 직원은 위축되어 수동적으로 변하고, 리더는 이를 보며 자신의 의심을 확신으로 굳힌다.
이것이 바로 골렘 효과(Golem Effect)의 악순환이다.
리더는 자신이 꼼꼼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직원이 주도적으로 성과를 내기 어려운 환경, 즉 ‘실패하도록 세팅된(Set-Up-to-Fail)’ 환경이 조성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저성과 문제 해결의 첫 단계는 “혹시 나의 관리 방식이 직원을 더 위축되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라는 리더의 객관적인 자기 점검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2. AMO 모델을 통한 정밀 진단: 능력인가, 동기인가, 기회인가?
성과 부진을 단순히 “일을 못한다”고 뭉뚱그려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경영학적 관점에서 성과는 AMO 모델(Ability, Motivation, Opportunity)의 함수다. Performance = f(Ability, Motivation, Opportunity).
리더는 저성과 원인을 이 세 가지 차원에서 면밀히 진단해야 한다.
능력(Ability)의 이슈 해당 업무를 수행할 지식이나 스킬이 부족한 경우다. 이는 채용의 미스매치일 수도, 급격한 직무 환경 변화 탓일 수도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질책보다는 교육 훈련(Training)이나 직무 재배치다.
동기(Motivation)의 이슈 역량은 있으나 의욕이 저하된 경우다. 번아웃, 보상에 대한 불만, 혹은 리더십에 대한 신뢰 저하가 원인일 수 있다. 코칭(Coaching)과 비전 공유, 심리적 안전감 회복이 우선되어야 한다.
기회(Opportunity)의 이슈
능력과 의욕은 있지만, 시스템이나 프로세스, 자원 부족이 발목을 잡는 경우다. 이는 전적으로 리더가 해결해야 할 시스템 개선의 영역이다.
상당수의 리더들은 종종 상황적 요인(기회)이나 심리적 요인(동기)을 간과하고, 이를 직원의 고유한 성향이나 능력 부족 탓으로 돌리는 기본적 귀인 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에 빠지기 쉽다. 정확한 처방을 위해서는 현상을 다각도로 바라보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3. 넷플릭스의 ‘키퍼 테스트’와 구글의 ‘심리적 안전감’ 사이의 균형
저성과자를 다루는 글로벌 기업들의 접근 방식은 다양하다. 그중 넷플릭스(Netflix)의 ‘키퍼 테스트(Keeper Test)’와 구글(Google)의 ‘심리적 안전감’은 좋은 대조점이 된다.
넷플릭스는 “이 직원이 다른 회사로 간다고 할 때, 잡겠는가?”라는 질문에 “아니오”라면, 시장 상위 수준의 보상 혹은 충분한 퇴직 패키지를 제공하고 관계를 정리하는 철학을 갖고 있다. 이는 조직의 인재 밀도(Talent Density)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이는 각 기업의 문화와 재정적 상황, 고용 유연성에 따라 적용 방식이 달라져야 하며, 섣부른 도입은 구성원의 불안감을 가중시킬 수 있다.
반면,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는 고성과 팀의 핵심 요인이 ‘심리적 안전감’임을 밝혀냈다. 저성과자라 할지라도 실패를 비난받지 않고 솔직하게 문제를 드러낼 수 있을 때 개선의 여지가 생긴다.
현명한 리더는 이 두 가치를 조화롭게 운용해야 한다. 킴 스콧(Kim Scott)이 말한 ‘급진적 솔직함(Radical Candor)’이 그 해법이 될 수 있다. 인간적으로는 깊은 관심을 기울이되(Care Personally), 업무적으로는 명확한 피드백을 직접적으로(Challenge Directly) 주는 것이다.
“당신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진정성과 함께, 현재의 성과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객관적 데이터로 전달하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4. 스스로 의미를 찾게 돕는 ‘잡 크래프팅(Job Crafting)’ 전략
저성과자 중 일부는 무능해서가 아니라, 현재 업무가 자신의 강점이나 가치관과 맞지 않아 몰입하지 못하는 경우다. 이때 리더가 시도해볼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은 ‘잡 크래프팅’을 촉진하는 것이다.
잡 크래프팅은 직원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업무 범위(Task), 관계(Relationship), 일의 의미(Cognitive)를 재구성하여 직무 만족도와 성과를 높이는 활동이다. 리더가 일방적으로 업무를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스스로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질문하고 지원해야 한다.
“현재 업무 중 당신의 강점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어떤 동료와 협업할 때 가장 에너지가 솟는가?”
리더가 이러한 상향식(Bottom-up) 변화를 지원하고 긍정적으로 피드백할 때, 직원은 수동적인 수행자에서 능동적인 개척자로 변모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배려가 아니라, 조직 내 인적 자원 최적화(Resource Optimization) 과정이다.
5. 결단: 단계적 접근과 절차적 공정성
리더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는 경우는 분명 존재한다. 특히 워싱턴 주립대의 윌 펠프스(Will Felps) 교수의 연구처럼, 팀 내 부정적인 태도를 전파하는 ‘독성(Toxicity)’ 직원은 팀 전체 성과를 30~40%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이때 리더는 단계적인 접근을 취해야 한다. 명확한 피드백과 코칭, 직무 재배치 등의 충분한 기회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독성 행동이나 성과 부진이 지속된다면, 그때는 팀을 보호하기 위한 과감한 결단을 검토해야 한다.
이것이 반드시 해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업무 공간의 분리나 팀 이동 등 조직 내 격리 조치일 수도 있고, 합의에 의한 계약 종료일 수도 있다.
핵심은 ‘절차적 공정성(Procedural Justice)’이다.
납득할 만한 KPI 미달 근거, 수차례의 면담 기록, 개선 기회 부여의 과정이 투명하게 존재해야 한다. 그래야 당사자도 결과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남아 있는 구성원들도 리더의 결정을 신뢰할 수 있다.
6. 결론: 리더십은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최적의 자리를 찾는 여정’
저성과자 이슈는 리더십의 본질을 묻는다. 리더의 역할은 모든 직원을 억지로 A급으로 개조하는 것이 아니다.
대신, 각 구성원이 자신의 역량과 가치관에 맞는 역할을 찾도록 돕고, 현재의 역할과 부적합(Misfit)이 명확할 때는 공정한 절차를 거쳐 새로운 길(팀 이동이나 이직)을 모색하도록 돕는 것이다.
저성과자를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이며, 감정적으로 비난만 하는 것은 폭력이다.
이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단하고, 급진적 솔직함으로 소통하며, 직원이 스스로 직무를 재설계하도록 돕자.
그리고 그 모든 과정 끝에서도 ‘Fit’이 맞지 않는다면, 서로의 발전을 위해 공정하게 작별하는 용기를 갖자. 그것이 조직과 개인 모두를 위한 진정한 리더십이다.

![저성과자를 탓하기 전, 리더는 '리더십의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행동이 그들을 실패하도록 만들지는 않았는지 냉철하게 돌아봐야 한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https://epzvqcvbpcduaglyoici.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news-images/legacy-cgi/2025/12/01/1764554389_8059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