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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좋은 엘리트가 왜 조직을 망치는가? '핵심인재'의 재정의와 리더의 과제

많은 경영자(CEO)와 최고인사책임자(CHRO)들이 매년 채용 시즌이 되면 마주하는 고질적인 딜레마가 있다. 그것은 바로 명문대 출신의 화려한 학력, 글로벌 기업에서의 눈부신 경력, 그리고 흠잡을 데 없는 기술적 역량을 갖춘 이른바 'S급 인재'를 막대한 비용을 들여 영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조직의 전체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오히려 내부 갈등으로 팀워크가 저해되는 현상이다.

박홍석 기자입력 2025년 11월 28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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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는 높지만 신뢰가 낮은 인재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사진 속 매트릭스는 단기 실적에만 집중하다 조직력을 해치는 '독성 리더'의 위험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진정한 핵심인재는 성과와 신뢰의 균형점에서 발견된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성과는 높지만 신뢰가 낮은 인재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사진 속 매트릭스는 단기 실적에만 집중하다 조직력을 해치는 '독성 리더'의 위험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진정한 핵심인재는 성과와 신뢰의 균형점에서 발견된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많은 경영자(CEO)와 최고인사책임자(CHRO)들이 매년 채용 시즌이 되면 마주하는 고질적인 딜레마가 있다. 그것은 바로 명문대 출신의 화려한 학력, 글로벌 기업에서의 눈부신 경력, 그리고 흠잡을 데 없는 기술적 역량을 갖춘 이른바 'S급 인재'를 막대한 비용을 들여 영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조직의 전체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오히려 내부 갈등으로 팀워크가 저해되는 현상이다.

많은 경영자(CEO)와 최고인사책임자(CHRO)들이 매년 채용 시즌이 되면 마주하는 고질적인 딜레마가 있다.

그것은 바로 명문대 출신의 화려한 학력, 글로벌 기업에서의 눈부신 경력, 그리고 흠잡을 데 없는 기술적 역량을 갖춘 이른바 'S급 인재'를 막대한 비용을 들여 영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조직의 전체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오히려 내부 갈등으로 팀워크가 저해되는 현상이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간 산업화 시대의 패러다임 속에서 인재를 '개인이 보유한 능력(Specs)'의 총합으로 정의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이력서에 적힌 숫자가 높을수록, 출신 학교의 브랜드가 강력할수록 그 사람은 우리 조직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믿음은 일종의 불문율과도 같았다. 그러나 인공지능(AI)과 복잡성이 극대화된 2025년의 경영 환경은 이러한 고정관념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명의 천재가 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과거의 테제는 이제 수정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과연 우리 조직이 정의하고 있는 '좋은 인재'의 기준은 여전히 유효한가? 우리는 지금 인재를 뽑는 것이 아니라, 혹시 '화려한 트로피'를 수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자문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구글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가 시사하는 '스마트한 팀'의 비밀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있는 구글(Google)은 이미 수년 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Project Aristotle)'라는 대규모 내부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그들은 180여 개의 팀을 심층 분석하며 "가장 지능이 높고(Smartest) 학벌이 좋은 사람들이 모인 팀이 가장 높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어찌 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가설을 세웠다. 경영진은 개개인의 IQ 합계나 코딩 능력의 총합이 팀의 승리를 담보할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데이터 분석 결과는 경영진의 예상과는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구글의 내부 분석에 따르면, 팀 성과를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구성원 개개인의 스펙이 아니라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었다.

심리적 안전감 수준이 높은 팀일수록 목표 달성률과 혁신 지표에서 눈에 띄게 더 좋은 성과를 냈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관찰되었다. 반면, 아무리 뛰어난 개인들이 모여 있어도 이 안전감이 결여된 팀은 목표 달성에 실패하거나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는 경향이 뚜렷했다.

심리적 안전감이란 "내가 이 팀에서 실수를 하거나 무지한 질문을 던져도 비난받거나 무시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의미한다.

이것이 확보되지 않은 조직에서는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숨기게 되고, 동료의 실수를 지적하기보다 방관하게 되며, 결국 조직의 집단 지성은 마비될 위험이 크다. 즉, 2025년의 좋은 인재란 '혼자서 탁월한 성과를 내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냄으로써 동료들이 안심하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사람'으로 재정의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네이비 씰의 통찰: 성과(Performance) 대 신뢰


조직심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사이먼 시넥(Simon Sinek)이 소개한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씰(Navy SEALs)의 인재 관점은 기업 경영 현장에 매우 실질적인 시사점을 제공한다.

시넥은 네이비 씰 간부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들이 전장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사람을 볼 때 '성과(Performance)'와 '신뢰'를 두 축으로 놓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소개한다.

여기서 '성과'는 사격 실력, 체력, 작전 수행 능력과 같은 전장에서의 기술적 능력을 의미하며, 기업으로 치면 업무 역량이나 KPI 달성도에 해당한다. 반면 '신뢰'는 전장 밖에서의 태도, 즉 "내 목숨과 내 가족을 저 사람에게 맡길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의미하며, 기업에서는 동료애, 윤리성, 팀워크로 해석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비공식적 4분면 모델에서 네이비 씰이 조직에 가장 위험한 존재로 간주하는 유형이 바로 '고성과-저신뢰(High Performance, Low Trust)' 그룹이라는 사실이다. 시넥의 설명에 따르면, 이들은 기술적으로는 뛰어나지만 동료를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성과만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어, 네이비 씰 내부에서는 '독성 리더(Toxic Leader)'로 분류되기도 한다.

기업 경영진은 종종 이들의 높은 단기 성과에 현혹되어 독성을 묵인하거나 승진시키는 실수를 범하곤 한다. 그러나 이들이 조직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유능한 동료들은 회사를 떠나고, 조직 문화가 오염되어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가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반면, 성과가 중간 수준이더라도 신뢰도가 최상인 인물은 최고의 리더로 육성되는 경우가 많다. 기술은 훈련시킬 수 있지만, 신뢰를 쌓는 태도는 쉽게 가르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의 성공 공식이 미래의 장애물이 될 때: 학습 민첩성


글로벌 인사 컨설팅 기업 콘페리(Korn Ferry)의 연구 데이터는 또 다른 차원의 통찰을 제시한다. 콘페리는 다년간의 리더 평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리더의 성공을 예측하는 강력한 지표로 현재 보유한 기술이나 지식이 아닌 '학습 민첩성(Learning Agility)'을 주목했다.

학습 민첩성이란 "새로운 환경에서 경험을 통해 배우고, 그 배움을 낯설고 어려운 상황에 유연하게 적용하는 능력"을 뜻한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한번 배운 지식으로 오랜 기간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그러나 기술의 반감기가 5년 미만으로 단축된 현대 사회에서 기존 지식은 빠르게 진부해진다. 콘페리의 분석에 따르면, 연구 대상 집단에서 학습 민첩성이 높은 고잠재력 인재(High Potential)는 그렇지 않은 동료보다 승진 속도가 약 2배 빠른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또한 이들이 핵심 직위에 많이 포진한 기업은 동종 업계 평균보다 이익률이 약 20% 이상 높은 사례가 관찰되었다고 제시한다.

이는 과거의 성공 경험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새로운 방식을 거부하는 고스펙 임원이, 이제 많은 조직에서 혁신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스펙이 좋다는 것은 '과거에 학습 능력이 좋았다'는 증거일 뿐, '미래의 불확실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보증수표는 아니다.

진정한 핵심인재는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언러닝(Unlearning)과 리러닝(Relearning)을 반복하는 유연함을 갖춘 사람이다.

시나리오 비교: '문화 적합성(Fit)' vs '문화 기여성(Add)'


인재 영입 전략에서 경영진은 종종 두 가지 갈림길에 서게 된다. 기존 조직 문화에 매끄럽게 융화되는 사람을 뽑을 것인가(A), 아니면 다소 이질적이라도 새로운 자극을 줄 인재를 뽑을 것인가(B)의 문제다.

시나리오 A: 문화 적합성(Culture Fit) 중심 채용

이 전략은 조직의 초기 안정성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구성원 간의 성향과 배경이 유사하여 의사소통 비용이 적고 마찰이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동종 선호(Homophily)'의 함정에 빠질 위험이 존재한다. 비슷한 배경과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이면 의사결정은 빠르지만, 서로의 의견에 맹목적으로 동조하는 '집단사고(Groupthink)'에 갇힐 가능성이 있다. 이는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대한 대응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시나리오 B: 문화 기여성(Culture Add) 중심 채용

실리콘밸리의 여러 기업과 HR 리포트에서는 최근 '문화 적합성'만이 아니라 '문화에 무엇을 더해 줄 수 있는가'라는 '문화 기여성(Culture Add)' 관점을 강조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이는 우리 조직에 없는 관점, 배경, 경험을 가진 인재를 영입하여 조직 문화의 총량을 넓히는 전략이다.

글로벌 HR 및 D&I(다양성 및 포용성) 리포트들에 따르면, 다양성을 확보하고 '문화 기여성'을 고려해 채용한 조직은 혁신 아이디어 수, 신제품 성공률, 시장 확장 기회 등에서 그렇지 않은 조직보다 유의미하게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경향이 다수 확인되고 있다.

물론 초기에는 건전한 긴장과 마찰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나, 이를 잘 관리하면 조직의 '회복 탄력성(Resilience)'과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

전략 제안: CEO와 리더를 위한 실천 가이드


분석은 끝났다. 이제는 행동할 시간이다. 막연한 '좋은 사람'이 아닌, 우리 조직의 생존과 성장을 견인할 진짜 '핵심 인재'를 정의하고 확보하기 위해 경영진이 검토해야 할 세 가지 실행 가이드를 제안한다.

1. 핵심 가치의 '타협 불가(Non-negotiable)' 선을 구체화하라

추상적인 단어의 나열 대신, 관찰 가능한 행동 지표로 인재상을 재정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열정" 대신 "실수를 숨기지 않고 공유하는 용기", "팀워크" 대신 "동료를 뒤에서 험담하지 않는 태도" 등으로 구체화하는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원칙의 적용이다. 아무리 영업 실적이 뛰어난 임원이라도, 회사가 정한 핵심 가치를 위반했을 때 경고하거나 제재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서 있어야 조직 문화가 무너지지 않는다.

2. '성과'의 정의를 '기여'로 확장하라

평가 제도의 관점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개인의 KPI 달성률뿐만 아니라, 협업에 대한 기여도를 평가의 핵심 축으로 삼아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사례처럼 '나의 성과', '내가 타인의 성과에 기여한 것', '타인의 아이디어를 활용해 발전시킨 것'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을 고려해 볼 만하다. 이는 "당신 덕분에 우리 팀이 성공했다"는 피드백을 받는 직원이 진짜 고성과자라는 인식을 조직에 심어줄 것이다.

3. 면접 질문을 과거형에서 미래형, 관계형으로 바꿔라

면접에서 지원자의 학습 민첩성과 신뢰 수준을 검증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 "과거 팀 프로젝트에서 당신의 의견이 거절당했을 때, 구체적으로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했습니까?" (갈등 해결 및 수용 능력)

  • "가장 최근에 겪은 실패는 무엇이며, 그 실패를 통해 무엇을 배웠고, 그 배움을 어떻게 적용했습니까?" (학습 민첩성)

  • "동료의 성장을 위해 당신이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여 도와준 구체적인 사례가 있습니까?" (기여 및 신뢰) 이러한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경험과 태도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화려한 스펙을 가졌더라도 채용을 신중히 재고해야 한다.

결론: 인재는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규정하는 것이다


결국 2025년, 우리 조직에서 정의해야 할 '좋은 인재'란 처음부터 완벽한 스펙을 가진 퍼즐 조각이 아닐 수 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학습을 멈추지 않으며, 뛰어난 개인기보다 팀 전체의 심리적 안전감을 높여주는 사람, 그리고 기존 문화에 안주하기보다 새로운 시각을 더해주는(Add) 사람이 진정한 핵심 인재에 가깝다.

지금 당신의 책상 위에 놓인 이력서를 다시 보라. 그 안에 적힌 숫자와 학교 이름 뒤에 가려진, 그 사람의 '태도'와 '신뢰'의 크기를 가늠해보라. 진정한 리더는 화려한 조명을 받는 무대 위에서 혼자 빛나는 사람이 아니라, 동료들이 믿고 등을 맡길 수 있는 그늘진 곳에서 조직을 단단하게 지탱하는 사람일지 모른다.

경영의 구루 피터 드러커는 "문화는 전략을 아침 식사로 먹어 치운다"고 했다.

독성 강한 천재 한 명이 조직 문화를 해치게 둘 것인가, 아니면 서로 신뢰하는 비범한 팀을 만들 것인가. 선택은 리더인 당신의 몫이다.


[참고문헌]

본 아티클은 구글 피플 운영팀(People Operations)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 분석 결과, 사이먼 시넥의 인터뷰 기반 리더십 모델, 콘페리(Korn Ferry)의 '학습 민첩성' 관련 분석, 그리고 링크드인 및 글로벌 HR 리포트의 다양성 관련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여 작성되었습니다. 기사 내 언급된 수치 및 경향성은 해당 기관들의 연구 대상 및 분석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모든 조직에 절대적인 법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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