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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경영보고서, 무엇을 담아야 하나? #2: ‘나열’이 아닌 ‘연결’로 승부하라… TCFD 넘어 TNFD·인권 실사까지

이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단순한 비재무 데이터의 나열을 넘어, 리스크와 기회를 재무적 언어로 번역하여 투자자를 설득하는 전략 문서로 진화해야 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1편에서 우리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가 홍보물에서 ‘자본시장 규제 문서’ 로 진화했음을 확인했다.

강지혜 기자입력 2025년 11월 26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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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업의 임원이 이사회 회의에서 재무적 영향(Financial Impact)과 탄소 감축(Carbon Reduction) 성과가 연결된 ESG 전략 그래프를 설명하고 있다.[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한 기업의 임원이 이사회 회의에서 재무적 영향(Financial Impact)과 탄소 감축(Carbon Reduction) 성과가 연결된 ESG 전략 그래프를 설명하고 있다.[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이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단순한 비재무 데이터의 나열을 넘어, 리스크와 기회를 재무적 언어로 번역하여 투자자를 설득하는 전략 문서로 진화해야 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1편에서 우리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가 홍보물에서 ‘자본시장 규제 문서’ 로 진화했음을 확인했다.

이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단순한 비재무 데이터의 나열을 넘어, 리스크와 기회를 재무적 언어로 번역하여 투자자를 설득하는 전략 문서로 진화해야 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1편에서 우리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홍보물에서 ‘자본시장 규제 문서’로 진화했음을 확인했다.

이제 실무자들의 고민은 ‘Why(왜)’에서 ‘What(무엇을)’으로 이동했다. 수많은 가이드라인(GRI, SASB, TCFD, IFRS S1·S2, ESRS 등) 중에서 우리 기업은 과연 어떤 데이터를, 어떤 맥락으로 담아내야 할까?

단순히 “우리는 좋은 일을 했습니다”라고 나열하는 식의 보고서는 이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다.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핵심 경쟁력은 개별 성과의 나열이 아닌, ‘비재무적 리스크와 재무적 성과의 인과관계(Connectivity)’를 증명하는 데 있다.

이번 ESG경영 인사이트에서는 어제 인사이트에 이어, 보고서에 반드시 담겨야 할 심층 콘텐츠와 전략적 서술 방식을 제시한다.

1. ‘기후(TCFD)’는 기본, 이제는 ‘자연(TNFD)’과 ‘인권(CSDDD)’이다


기후변화 대응은 이제 ‘기본값(Default)’이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의 보고서는 이미 기후를 넘어 생물다양성(Biodiversity)공급망 인권(Human Rights)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① TCFD 기반의 IFRS S2: 시나리오 분석의 정교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IFRS S2는 TCFD 권고안을 기반으로 설계되었으며, 이를 더 구체화한 기준이다.

핵심은 기후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재무적 영향(Financial Impact)을 정량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단순히 “1.5℃ 시나리오를 지지합니다”라는 선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좌초자산(Stranded Assets) 발생 가능성 ▲탄소국경세(CBAM) 등에 따른 비용 증가 ▲저탄소 전환을 위한 설비투자(CAPEX) 계획 등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② TNFD (자연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 자발적이지만 강력한 흐름

기후 다음은 자연이다. TNFD는 현재 ‘자발적(Voluntary)’ 프레임워크이지만, 이미 4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과 금융기관이 채택을 선언했고, EU CSRD 및 영국 SDR 등 주요 규제와 정합성을 높여가고 있다.

제조업, 식품, 건설업 등은 물 사용, 폐기물, 생태계 리스크를 TNFD 프레임을 참고해 ‘원자재 조달 리스크’와 연결해 공시하는 것이 선도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단순 환경 보호 차원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연속성을 담보하는 핵심 지표이기 때문이다.

③ 공급망 인권 실사 (Due Diligence): EU CSDDD 대응

EU 공급망실사지침(CSDDD)의 도입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EU 역내외 기업은 공급망 전반에 대한 인권·환경 실사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

보고서에는 단순한 ‘협력사 행동강령 서약’ 횟수보다는, 리스크 식별 절차와 고충 처리 메커니즘(Grievance Mechanism)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담아야 한다. 적절한 실사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법적 책임(Legal Liability)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관리 체계를 명확히 서술해야 한다.

2. 글로벌 & 국내 선도 사례: ‘숫자’에 ‘스토리’를 입히다


성공적인 보고서는 데이터(Data)와 서사(Narrative)가 결합되어 있다.

[글로벌 사례] 필립스(Philips)

‘친환경 매출(Green Revenues)’의 명확화 네덜란드의 필립스는 전체 매출 중 ‘친환경 제품(EcoDesign)’에서 발생한 매출 비중을 별도로 집계하여 공시한다. 이는 EU 분류체계(Taxonomy) 등과 연계하여, 자사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얼마나 지속가능한지를 보여주는, 매출 단위로 ESG 기여를 증명하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글로벌 사례] SAP: 비재무 성과의 재무적 연결

독일의 SAP는 직원 참여도, 리더십 신뢰도, 건강 지수 등 비재무 지표와 재무 성과 간의 상관관계를 자체 모델로 추정해 사례 형식으로 제시한다. 비재무 데이터가 기업의 영업이익이나 기업 가치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로, 투자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다.

[국내 사례] SK하이닉스: 사회적 가치(SV) 측정 시스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 과정의 온실가스 배출뿐만 아니라, 저전력 제품이 고객 사용 단계에서 감축시킨 탄소량을 계산하여 ‘사회적 가치’로 환산해 보고한다. 이는 SK하이닉스가 공개한 PRISM 및 SV 측정 체계에서 공식적으로 설명하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 리스크를 기술 리더십(기회 요인)으로 전환하여 설명하는 전략적 접근이다.

3. 그린워싱(Greenwashing) 차단: 규제 변화와 투명성


보고서 작성 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의욕 과잉으로 인한 ‘그린워싱’이다. 규제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규제 트렌드의 변화
EU 집행위는 당초 ‘그린 클레임 지침(Green Claims Directive)’을 통해 친환경 주장을 강력히 규제하려 했으나, 2025년 기준 해당 제안은 철회 또는 수정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대신 ‘소비자 권익 강화를 위한 지침(ECGT)’ 등 개정 소비자법에서 모호한 친환경 문구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근거 없는 주장을 제재하는 방향으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별도의 지침이 없더라도 소비자 보호법상의 제재 리스크는 여전히 강력하다.
 

모호한 표현 금지 “친환경적인”, “지구를 위한” 같은 추상적 형용사 대신, “재활용 플라스틱 30% 함유”, “전년 대비 탄소집약도 5% 개선” 등 정량적 데이터를 사용해야 한다.  

부정적 이슈의 공개 무결점 기업은 없다. 안전사고나 환경 규제 위반 사례가 있었다면, 이를 숨기기보다 발생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균형 잡힌 보고(Balanced Reporting)’가 신뢰도를 높인다.

4. 실무자를 위한 구체적 실행 인사이트


보고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당장 적용 가능한 실무 팁을 제안한다.

첫째, ESG판 ‘MD&A(이사의 경영진단 및 분석의견)’ 수준의 해석을 담아라.

단순한 데이터 표 위주 구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해당 연도의 ESG 성과가 왜 좋았거나 나빴는지, 이것이 향후 재무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경영진의 해석을 제공하라. 이렇게 하면 IFRS S1이 요구하는 ‘전략·리스크·성과를 연결하는 통합 공시’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둘째, TCFD/ISSB 인덱스 페이지를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하라.

보고서 후반부의 인덱스(Index) 표는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페이지다. 해당 항목이 보고서의 몇 페이지에 있는지 정확히 연결(Hyperlink)하고, 데이터가 없다면 그 이유를 명시하는 ‘Comply or Explain’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셋째, 정성적 스토리텔링에 ‘인포그래픽’을 전략적으로 배치하라.

공급망의 복잡한 구조나 Scope 3 배출량의 핫스팟(Hotspot)을 텍스트로만 설명하면 가독성이 떨어진다. 밸류체인(Value Chain) 흐름도를 시각화하여, 원재료 채굴부터 폐기까지 어느 단계에서 리스크가 발생하는지 한눈에 보여줘야 한다.

5. 핵심 요약: ‘법적 의무’와 ‘베스트 프랙티스’의 구분


마지막으로 실무자는 보고서에 담을 내용을 ‘필수’와 ‘선택’으로 구분해야 한다.

위에서 제시한 내용 중 IFRS S1·S2, CSDDD(대상 기업의 경우) 등은 각 관할에서 ‘법적·규제상 최소 의무’에 해당한다. 반면 TNFD 정렬, 친환경 매출 분리 공시, 비재무 지표와 재무 성과의 상관관계 분석 등은 현재로서는 선도 기업이 선택적으로 채택하는 ‘베스트 프랙티스’에 가깝다.

기업은 자신의 규제 지위와 산업 특성을 고려해, 무엇이 ‘필수 대응’이고 무엇이 차별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인지 명확히 구분하여 로드맵을 설계해야 한다.

결론: 보고서는 기업의 ‘미래 체력 진단서’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이제 단순한 착한 기업 인증서가 아니다.

기업이 미래의 규제 환경과 기후 리스크 속에서도 ‘돈을 벌 수 있는 기초 체력(Resilience)’을 갖추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정밀 진단서다.

투자자는 화려한 표지보다 정직한 데이터 한 줄을 신뢰한다.

우리 기업의 리스크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논리적으로 연결(Connect)하여 설명하라. 그것이 바로 글로벌 자본시장이 원하는 ‘진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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