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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검은 반도체’ 김, 수출 10억 달러 시대 개막… ‘역대 최대 생산’ 속 과제는?

한국의 ‘검은 반도체’ 김이 마침내 세계 시장에서 10억 달러(한화 약 1조 4천억 원) 수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반도체가 한국 산업의 쌀이라면, 김은 이제 한국 수산 식품 산업의 확실한 ‘캐시카우(Cash Cow)’로 등극했다.

이태민 기자입력 2025년 11월 24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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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한국산 김은 바삭한 식감과 독보적인 품질로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사상 첫 수출 10억 달러 시대를 이끌었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식탁 위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한국산 김은 바삭한 식감과 독보적인 품질로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사상 첫 수출 10억 달러 시대를 이끌었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한국의 ‘검은 반도체’ 김이 마침내 세계 시장에서 10억 달러(한화 약 1조 4천억 원) 수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반도체가 한국 산업의 쌀이라면, 김은 이제 한국 수산 식품 산업의 확실한 ‘캐시카우(Cash Cow)’로 등극했다.

한국의 ‘검은 반도체’ 김이 마침내 세계 시장에서 10억 달러(한화 약 1조 4천억 원) 수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반도체가 한국 산업의 쌀이라면, 김은 이제 한국 수산 식품 산업의 확실한 ‘캐시카우(Cash Cow)’로 등극했다.

해양수산부의 최신 집계에 따르면, 2025년 11월 20일 기준 김 수출액은 10억 1,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화려한 수출 성적표 뒤에는 해결해야 할 구조적 과제들이 존재한다. 특히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폭등’이라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2025년은 ‘역대 최대 생산량’을 기록한 해였다.

이번 심층분석에서는, 김 수출 10억 달러 달성의 정확한 의미를 분석하고, 생산 현황과 미래 기술의 현주소를 팩트에 기반해 심층 진단했다.

1. ‘10억 달러 클럽’ 가입과 수출 지형의 변화


2023년 수출 1조 원 돌파에 이어, 2025년은 단일 수산 식품 품목으로는 최초로 10억 달러 수출 시대를 열었다. 과거 참치가 주도하던 수산물 수출 1위 자리를 김이 확실하게 꿰찬 것이다.

주목할 점은 시장의 다변화와 질적 성장이다. 국가별 수출액을 살펴보면 미국이 2억 2,000만 달러(전년 대비 15.3% 증가)로 1위를 차지했고, 일본이 2억 1,000만 달러(+13.8%), 중국이 1억 달러(+36.6%)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과거 아시아권에 편중되었던 소비가 북미와 유럽으로 광범위하게 확장되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KBR Insight: 수출 데이터의 의미

수출 10억 달러 달성은 한국 김이 교민 시장을 넘어 현지 주류 시장(Mainstream Market)에 안착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중국향 수출이 36.6%나 급증한 것은 한국산 김의 품질 경쟁력이 저가 중국산 김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단순 물량 공세가 아닌 '프리미엄화' 전략이 주효했음을 방증한다.

2. 수급 및 가격 분석: ‘공급 부족’ 아닌 ‘수급 불균형’의 역설


많은 소비자가 김밥 가격 상승(런치플레이션)의 원인을 ‘김 생산량 부족’으로 알고 있지만, 2025년의 실제 데이터는 이와 다르다.

역대 최대 생산량 기록

해양수산부와 업계 통계에 따르면, 2025년산 김 생산량은 약 2억 300만 속(1속=100장)으로, 물김 기준으로는 약 53만 9,000톤에 달해 관측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국내 김 생산의 약 78%를 담당하는 전남 지역의 작황이 호조를 보였다. 즉, ‘절대적인 생산량 부족’이 가격 상승의 주원인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가격 변동의 진짜 원인

그렇다면 왜 체감 물가는 올랐을까? 이는 ‘수출 쏠림’과 ‘등급 간 불균형’ 때문이다.

1) 수출용 원초 수요 폭증: 해외 바이어들이 물량을 선점하면서 수출용 고품질 원초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졌다.

2) 가공 수요와 원물 공급의 시차: 물김(원재료) 생산은 늘었으나, 이를 마른김으로 가공하는 시점에 수출 주문이 몰리며 도매가격(속당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2025년은 생산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역대급 생산량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수요가 그 이상으로 폭발하면서 내수 시장 가격에 상방 압력을 가한 해로 해석하는 것이 정확하다. 따라서 “김 부족으로 인한 위기”라는 표현보다는 “수출 호조에 따른 내수 가격 조정기”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3. 트렌드 변화: ‘반찬’에서 ‘글로벌 스낵’으로


수출 10억 달러의 일등 공신은 김을 소비하는 방식의 혁명적 변화다.

냉동김밥과 스낵화(Snackification)

미국 트레이더조(Trader Joe's)발 ‘냉동김밥’ 열풍은 2025년에도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김을 밥 반찬이 아닌, 감자칩처럼 즐기는 ‘김 스낵(Seaweed Snack)’ 시장이 유럽과 동남아에서 급성장했다. 와사비맛, 불닭맛 등 현지화된 시즈닝 제품들이 수출 단가를 높이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4. 미래 전략의 현주소: ‘육상 양식’은 아직 R&D 단계


기후 변화로 인한 고수온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육상 김 양식’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기술의 현주소를 냉정하게 직시할 필요가 있다.

시범 사업과 상용화 사이의 간극

현재 풀무원, 대상 등 대기업과 일부 지자체가 육상 김 양식 기술 개발에 뛰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아직 ‘연구 개발(R&D) 및 초기 시범 사업(Pilot)’ 단계에 가깝다. 실험실 수준이나 소규모 수조에서의 성공 사례는 나오고 있으나, 경제성을 갖춘 대규모 상업 생산(Mass Production) 단계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현실적 대안과 과제

따라서 당장 바다 양식을 육상 양식이 대체할 수 있다는 섣부른 낙관보다는, 다음과 같은 ‘투 트랙(Two-track) 전략’이 요구된다.

  • 단기·중기: 국립수산과학원을 중심으로 고수온에 강한 신품종 종자 개량 및 보급 확대.

  • 장기: 육상 양식의 에너지 효율 개선 및 대량 생산 기술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R&D 투자.

5. 결론 및 시사점


2025년 김 수출 10억 달러 달성과 역대 최대 생산량 기록은 한국 수산 산업의 저력을 보여준 쾌거다. 그러나 수출 시장의 호황이 내수 식탁 물가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수급 조절의 묘가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미래 식량 안보 차원에서 육상 양식 등 신기술에 대한 투자는 필수적이다. 다만, 이것이 당장의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인지하고,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종자 개발과 양식 어가 지원 등 기초 체력을 키우는 정책이 선행되어야 한다.

‘검은 반도체’ 김이 일시적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100년 먹거리가 되기 위해서는, 과장 없는 현실 인식과 정교한 미래 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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