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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이라는 함정… 인사평가에서 리더십이 집중해야 할 단 하나의 기준, ‘신뢰 기반 성과관리’

연말연시가 다가오면 어김없이 '인사평가의 계절'이 조직을 휩쓴다. 리더와 구성원 모두에게 이 시기는 중대한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밀레니얼과 Z세대가 조직의 주축으로 부상하면서, 인사평가의 '공정성(Fairness)' 문제는 단순한 보상 지급의 기준을 넘어 조직의 생존과 직결되는 핵심 아젠다로 떠올랐다.

김민경 기자입력 2025년 11월 18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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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인사평가의 핵심은 정교한 시스템이 아닌, 평가를 실행하는 리더와 구성원 간의 투명한 '소통'과 '피드백' 과정에 달려있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공정한 인사평가의 핵심은 정교한 시스템이 아닌, 평가를 실행하는 리더와 구성원 간의 투명한 '소통'과 '피드백' 과정에 달려있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연말연시가 다가오면 어김없이 '인사평가의 계절'이 조직을 휩쓴다. 리더와 구성원 모두에게 이 시기는 중대한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밀레니얼과 Z세대가 조직의 주축으로 부상하면서, 인사평가의 '공정성(Fairness)' 문제는 단순한 보상 지급의 기준을 넘어 조직의 생존과 직결되는 핵심 아젠다로 떠올랐다.

연말연시가 다가오면 어김없이 '인사평가의 계절'이 조직을 휩쓴다.

리더와 구성원 모두에게 이 시기는 중대한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밀레니얼과 Z세대가 조직의 주축으로 부상하면서, 인사평가의 '공정성(Fairness)' 문제는 단순한 보상 지급의 기준을 넘어 조직의 생존과 직결되는 핵심 아젠다로 떠올랐다.

많은 기업이 수십 년간 공정한 시스템을 구축하려 애썼지만, 구성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혹시 우리는 ‘공정성’이라는 단어의 함정에 빠져,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경영진이 던져야 할 첫 번째 질문은 "우리 평가 시스템이 완벽한가?"가 아니라, "우리 평가 시스템이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고 있는가?"이다.

평가 불만, '시스템'의 문제인가 '리더'의 문제인가


대다수 경영자는 평가 시스템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더 정교한 평가지표(KPI)를 설계하거나, 평가 단계를 복잡하게 만들거나, 혹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새로운 HR 솔루션을 도입하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명확히 '사람'을 가리키고 있다.

최근 잡코리아가 2024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57.1%가 '회사 평가가 합당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불신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상급자의 주관적 평가'(67.7%, 복수응답)가 꼽혔다. 이는 글로벌 상황도 마찬가지다. 갤럽(Gallup)의 '미국 직장 현황 보고서(State of the American Workplace)'에 따르면, 자신의 성과가 동기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강력히 동의'하는 직원은 10명 중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성과관리(Performance Management)'를 실행하는 관리자, 즉 리더의 역량 문제임을 시사한다.

아무리 완벽한 시스템을 갖춰도, 그 시스템을 운영하는 리더가 구성원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고, 명확한 기대를 설정하지 않으며, 편견에 기반해 평가한다면 그 결과는 불공정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종종 '공정성'을 '결과의 공정성(Distributive Fairness)'과 동일시한다. 즉, 내가 받은 등급(S, A, B, C)이나 보상이 타인과 비교해 합당한가에만 몰두한다. 하지만 현대 조직이 주목해야 할 것은 '과정의 공정성(Procedural Fairness)' '상호작용의 공정성(Interactional Fairness)'이다.

평가 과정이 투명했는가, 결정 근거가 명확히 설명되었는가, 그리고 평가자가 나를 존중하며 피드백을 주었는가 하는 점이 오히려 조직 몰입과 성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선택의 기로: '엄격한 랭킹'과 '완전한 자율' 사이의 균형점


그렇다면 CEO와 C레벨 임원들은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하는가? 현재 시장은 과거의 엄격한 '줄 세우기'와 새로운 '자율적 코칭' 사이에서 치열하게 고민 중이다.

시나리오 A: 엄격한 '상대평가'와 차등 보상 강화

첫 번째 선택지는 전통적인 상대평가(Relative Evaluation), 즉 '강제 할당(Forced Ranking)' 시스템을 고수하거나 오히려 강화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GE의 잭 웰치(Jack Welch)가 활용했던 'Vitality Curve'가 대표적이며, 국내의 삼성전자 역시 이러한 상대평가 기조를 조직 경쟁력의 기반으로 삼아왔다. 상위 고성과자(High-performer)에게는 파격적인 보상을, 하위 저성과자에게는 명확한 불이익을 주어 조직의 긴장감을 유지하고 인재를 차별화한다.

이 전략의 장점은 명확하다. 예산 통제가 용이하며, 리더들이 '좋은 사람'으로 남으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냉정한 평가를 내리도록 강제한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은 구성원 간의 협업 대신 극단적인 내부 경쟁을 조장하여 '사내 정치'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팀워크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현대의 애자일(Agile) 조직 문화와는 정면으로 배치될 수 있다.

시나리오 B: '절대평가' 기반의 '상시 성과관리' 도입

두 번째 선택지는 상대평가를 폐지하고 절대평가(Absolute Evaluation)를 기반으로 한 상시 성과관리(Continuous Performance Management)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 어도비(Adobe) 등이 선택한 방식으로, 연 1회의 '이벤트'가 아닌, 수시로 진행되는 '코칭'과 '피드백'을 핵심으로 한다.

여기서는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과 같은 목표 설정 도구를 활용해 조직과 개인의 목표를 정렬시키고, 리더는 평가자가 아닌 '코치'로서 구성원의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이 방식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전면 확산되었다고 보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다. 많은 기업이 절대평가 도입 후, 리더들이 관대한 평가를 남발하는 '평가 인플레이션(Grade Inflation)'이라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C: '하이브리드 모델'의 모색 (현실적 대안)

이로 인해 최근에는 두 방식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Hybrid)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즉, 평소에는 절대평가를 기반으로 상시 피드백과 코칭을 진행하며 개인의 성장을 지원하되, 최종 보상 결정 단계에서는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을 통해 일정 부분 조직 전체의 평가 분포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는 완전한 '줄 세우기'는 피하면서도, 평가 인플레이션과 예산 통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현실적인 접근법이다.

리더가 당장 실행해야 할 4가지 고도화 전략


완벽한 인사평가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우리 조직의 전략과 문화에 어떤 방식이 더 적합한지 판단하고, 그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경영진이 '신뢰받는 평가'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즉시 실행해야 할 4가지 실천 가이드는 다음과 같다.

1. '평가'와 '육성'의 대화를 분리하라

가장 치명적인 실수는 연봉과 등급을 통보하는 '평가 면담'에서 동시에 '성장을 위한 피드백'을 시도하는 것이다. 구성원의 뇌는 이미 "내가 얼마를 받을까?" 혹은 "어떤 비판을 받을까?"라는 방어 기제로 가득 차 있다. 이때 전달되는 성장을 위한 조언은 '잔소리'로 들릴 뿐이다.

해결책은 이 두 가지 대화를 명확히 분리하는 것이다. '보상(Compensation)을 위한 평가'는 연 1~2회 명확한 근거에 기반해 진행하되, '성장(Development)을 위한 코칭'은 분기별, 혹은 월별로 수시로 진행해야 한다.

2. 관리자에게 '공정성'이 아닌 '정확성'을 요구하라

리더들에게 모호하게 "공정하게 평가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대신 "당신의 평가는 얼마나 정확(Accurate)합니까?"라고 물어야 한다.

리더가 한 해 동안 구성원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구체적인 사례(Critical Incidents)를 기록하며, 감정이나 편견이 아닌 데이터에 기반해 평가하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마커스 버킹엄(Marcus Buckingham) 등 강점 연구가들의 지적처럼, 약점을 보완하라는 피드백은 방어기제를 유발하고 성과를 저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존재한다. (일부 2차 인용 자료에서 '성과 26.8% 감소' 등 구체적 수치가 언급되기도 하나, 이는 원 보고서에서 직접 확인된 수치는 아니며, '강점 기반 피드백이 더 효과적'이라는 방향성 자체가 핵심이다.) 리더는 구성원의 약점을 지적하는 '심판자'가 아니라, 강점을 극대화하는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3.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을 도입하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라

절대평가 도입 시 발생하는 '평가 인플레이션'과 리더 간의 '평가 관대화/가혹화' 경향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장치가 바로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 즉 평가 보정 회의다. 이는 동급의 리더들이 모여 자신의 팀원들에게 부여한 등급과 근거를 상호 검토하고 토론하는 과정이다.

다만, 이 캘리브레이션 역시 만능은 아니다. 리더 간의 '집단동조(Groupthink)' 현상으로 인해 오히려 중간값으로 수렴해버리거나, 목소리가 큰 리더의 편향이 지속될 수 있는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통계적 방법(평균·표준편차 일치법 등)을 병행하거나, 객관적 데이터 기반의 평가체계를 보조적으로 활용하여 리더의 주관적 판단을 보정하는 장치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4. '데이터 투명성' 확보, 그리고 AI의 함정

마지막으로, 이제는 조직 내에서 '공정성'의 정의 자체를 다시 논의할 때가 되었다. 과거의 공정함이 '모두에게 똑같은 기회와 룰을 적용하는 것'이었다면, MZ세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공정함은 '과정의 투명성' '기여도에 대한 명확한 인정'이다.

최근 많은 기업이 이러한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 기반 HR(Data-driven HR)AI 기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AI를 활용해 평가자의 잠재적 편향을 분석하거나, '임금 공정성 분석(Pay Equity Analysis)'을 통해 불합리한 격차를 시정하는 것이 그 예다.

그러나 이는 또 다른 함정이 될 수 있다. AI 모델이 학습하는 과거 데이터 자체가 이미 편향되어 있거나(Data Bias), 데이터가 부족한 소수 직무에 대해 AI가 잘못된 판단을 내릴 위험(Model Error)이 상존한다.

OO 기업은 캘리브레이션뿐 아니라 통계적 점수 조정, AI 기반 피드백 기록 시스템 등으로 평가 오차를 줄이고 있다고 홍보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데이터 신뢰성과 AI의 편향 문제 등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술 도입이 공정성을 보장해 줄 것이라는 맹신을 버리고, AI 도구의 객관성 한계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통제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완벽한 시스템'이 아닌 '신뢰받는 리더십'을 경영하라


인사평가(Performance Appraisal)의 본질은 등급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성과관리(Performance Management)를 통해 조직과 개인의 성장을 견인하는 것이다. 2026년을 준비하는 리더들에게 '공정한 평가'는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숙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완벽한 시스템'을 찾는 데 골몰하기보다 '신뢰받는 리더'를 육성하는 데 투자하는 기업이 결국 승리한다는 사실이다. 리더가 구성원의 성장에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명확한 근거로 피드백하며,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할 때, 구성원은 비로소 회사의 결정을 신뢰하게 될 것이다.

지금 당신의 조직이 '상대평가'를 하든, '절대평가'를 하든, 혹은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하든 그것이 핵심이 아니다.

"우리의 평가 과정이 과연 구성원과 조직의 성장을 돕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야말로, 지금 CEO가 내려야 할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결정이다. 당신의 조직에도 이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성장의 길을 모색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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