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Business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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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닥 어패럴, 필름의 추억이 MZ세대 옷장 점령한 비결 [심층분석]

필름 카메라의 대명사 '코닥(KODAK)'이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3040세대에게는 노란색 필름통의 추억으로 남아있는 이 브랜드가, 1020세대에게는 '힙한' 패션 아이템으로 통용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에 밀려 파산까지 경험했던 아날로그의 상징이 어떻게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패션 아이콘으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었을까?

최수진 기자입력 2025년 11월 3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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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거리에서 코닥어패럴의 시그니처 컬러인 옐로우, 레드 의류를 착용한 젊은이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도심 거리에서 코닥어패럴의 시그니처 컬러인 옐로우, 레드 의류를 착용한 젊은이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필름 카메라의 대명사 '코닥(KODAK)'이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3040세대에게는 노란색 필름통의 추억으로 남아있는 이 브랜드가, 1020세대에게는 '힙한' 패션 아이템으로 통용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에 밀려 파산까지 경험했던 아날로그의 상징이 어떻게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패션 아이콘으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었을까?

필름 카메라의 대명사 '코닥(KODAK)'이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3040세대에게는 노란색 필름통의 추억으로 남아있는 이 브랜드가, 1020세대에게는 '힙한' 패션 아이템으로 통용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에 밀려 파산까지 경험했던 아날로그의 상징이 어떻게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패션 아이콘으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었을까?

이는 코닥 본사의 직접적인 변신이 아닌, '라이선스 비즈니스' '뉴트로(New-tro) 마케팅'의 절묘한 만남이 빚어낸 성공 사례이다.

국내 패션 기업 하이라이트브랜즈가 코닥의 브랜드 라이선스를 확보해 2020년 론칭한 '코닥어패럴'은 론칭 4년 만인 2023년 기준, 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확고한 산업 트렌드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본 기사는 코닥이 옷을 만들게 된 배경과 그 성공 전략을 심층 분석한다.

아날로그의 몰락과 뉴트로의 역습


13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스트먼 코닥(Eastman Kodak)은 20세기 사진 산업을 지배했던 거인이었다. 하지만 '코닥 모멘트(Kodak Moment)'라는 말을 남길 정도로 찬란했던 시간도 잠시, 2000년대 디지털 기술의 급격한 파고를 넘지 못하고 2012년 파산 보호를 신청하는 등 기나긴 암흑기를 겪었다. 핵심 사업이었던 필름과 카메라 사업은 사실상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코닥이 몰락하던 시기, 시장에서는 정반대의 흐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MZ세대를 중심으로 '아날로그 감성'이 새롭게 조명받기 시작한 것이다. 불편함을 감수하며 필름 카메라를 찾고, 오래된 LP판에서 음악을 듣는 '뉴트로(New+Retro)' 현상이 단순한 복고를 넘어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부상했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 속에서, 패션 업계는 이미 검증된 글로벌 브랜드의 '헤리티지(유산)'를 가져와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라이선스 브랜드' 사업에 주목했다. MLB, 내셔널지오그래픽, 디스커버리 등 비(非)패션 브랜드들이 K-패션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선례는 코닥에게도 새로운 기회의 창이 되었다.

'잠자는 브랜드'를 깨운 라이선스 전략


코닥의 패션 사업 진출은 미국 코닥 본사의 전략적 판단과 한국 패션 기업의 기민한 시장 분석이 맞아떨어진 결과이다.

첫째, 코닥 본사의 글로벌 브랜드 자산화 전략이다.

핵심 사업 붕괴 이후, 코닥은 자사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자산이 '브랜드' 그 자체임을 깨달았다. 그들은 전 세계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현금화하는 라이선스 비즈니스로 눈을 돌렸다. 이는 특정 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닌, 아시아(한국 포함), 미국, 유럽 등 여러 국가에서 브랜드 라이선스 방식으로 다양한 패션 및 잡화 사업을 전개하는 코닥 본사의 글로벌 전략의 일환이다.

코닥의 공식 웹사이트는 현재도 의류, 안경, 심지어 배터리나 조명 기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라이선시를 모집하며 브랜드 자산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있다.

둘째, 국내 패션 기업 '하이라이트브랜즈'의 혜안이다.

하이라이트브랜즈는 2019년 코닥 본사로부터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이들은 코닥이라는 브랜드가 3040세대에게는 '추억'을, 1020세대에게는 '새롭고 힙한 아날로그 감성'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간파했다. 특히 코닥 고유의 선명한 노란색과 빨간색 로고는 그 자체로 강력한 시각적 무기였다.

그 결과, 2020년 론칭된 코닥어패럴은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2020년 132억 원, 2021년 590억 원에 이어, 업계 보도에 따르면 2023년 단일 브랜드로 1,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메가 브랜드' 반열에 올랐다. 이는 'K-라이선스 패션'의 성공 신화를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가 되었다.

업계 반응 및 기업 전략: 130년 헤리티지를 입다


코닥어패럴의 성공은 단순히 로고를 빌려온 것을 넘어, 브랜드의 핵심 자산을 영리하게 재해석한 전략에 기인한다.

1. 헤리티지 스토리텔링의 적극적 활용

코닥어패럴은 130여 년의 브랜드 역사를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녹여냈다. 1970~80년대 사용했던 빈티지 로고를 전면에 내세우고, 과거 필름 인화지 봉투나 필름 패키지의 그래픽을 티셔츠와 맨투맨에 적용했다. 심지어 '코닥 브라우니', '코닥35mm' 등 과거의 상징적인 카메라 모델명을 제품명(경량 패딩)에 붙여, 가벼운 카메라의 특성을 제품의 기능성(경량성)과 연결 짓는 영리함을 보였다.

2. MZ세대를 겨냥한 과감한 컬러와 디자인 일부 기성 패션 브랜드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컬러를 선호했던 것과 달리, 코닥어패럴은 브랜드 시그니처 컬러인 노랑과 빨강 등 원색을 과감하게 사용했다.

전체 제품의 80% 이상을 유색 제품으로 구성하는 파격적인 시도는, 개성을 중시하고 SNS를 통한 자기표현에 익숙한 MZ세대에게 '인증샷'을 부르는 아이템으로 적중했다. 특히 2021년에서 2022년 사이, 배우 정해인을 대표 모델로 활용한 TV 광고 및 화보 캠페인은 '정해인 패딩'이라는 애칭을 만들어내며 브랜드 인지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3.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확장

코닥어패럴은 의류에 국한되지 않고 신발, 가방, 모자 등 액세서리 라인을 강화하며 토탈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영역을 확장했다. '코닥 코너샵'과 같은 플래그십 스토어는 단순히 옷을 파는 공간을 넘어, 필름 현상소 체험이나 포토존을 마련하는 등 코닥의 '사진'이라는 본래의 정체성을 체험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기능하며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KBR Insight

코닥어패럴의 성공은 '브랜드의 가치는 제품이 아니라 스토리에 있다'는 명제를 증명한다.

소비자는 옷을 사는 것이 아니라, 코닥이 축적해 온 130년의 아날로그 감성과 헤리티지를 소비하는 것이다. 이는 원천 기술이나 제품이 사라지더라도 강력한 브랜드 IP는 시대를 초월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재탄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이다.

다만, 라이선스 브랜드가 시장의 주류가 된 현시점에서, 지속 가능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패션 라이선스 시장의 포화 상태와 타 경쟁 브랜드들의 성장 패턴을 감안할 때, 헤리티지의 단순 반복을 넘어선 지속적인 제품 혁신과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요구될 것이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K-라이선스'의 글로벌 확장


국내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코닥어패럴은 이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이라이트브랜즈는 코닥 본사로부터 중국,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 사업 운영권까지 획득하며 2024년 본격적인 중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K-콘텐츠의 영향력과 코닥의 글로벌 인지도가 시너지를 발휘할 경우, 제2의 성공 신화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코닥어패럴은 2025년 '라이선스 인터내셔널 엑설런스 어워즈(Licensing International Excellence Awards)'에서 '글로벌 리테일 부문(Best Licensed Brand: Global Retailer)'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는 K-라이선스 전략의 글로벌 경쟁력을 공식적으로 입증받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결론적으로, '코닥이 왜 옷을 만드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코닥이 직접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코닥의 핵심 자산인 '브랜드 헤리티지'를 한국의 패션 기업이 '뉴트로'라는 시대적 트렌드에 맞춰 성공적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코닥어패럴의 사례는 잘 구축된 브랜드가 시대의 변화 속에서 어떻게 생명력을 연장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이는 비단 패션 산업뿐만 아니라, 자사의 핵심 자산을 재평가하고 새로운 시장 기회를 모색하는 모든 기업에 깊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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