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경영 현장은 명백한 '생산성의 역설(Productivity Paradox)'에 직면해 있다.
수많은 기업이 생성형 AI, 자동화 솔루션 도입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지만, 조직 전반의 업무 효율성 증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현상이 만연하다.
리더들은 최신 기술을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구성원들은 여전히 불필요한 업무와 번아웃을 호소하며, 핵심 성과는 정체되어 있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시점이다.
문제의 본질은 기술의 성능이 아니라, 그 기술을 도입하고 활용하는 '사람'과 '리더십'의 부조화에 있다.
많은 경영진이 효율성을 '기술적 과제'로만 접근, AI를 통한 '업무 대체'와 '속도 향상'에만 집중한다.
그러나 진정한 효율성은 기계의 속도가 아니라, 그 기계를 지휘하는 '인간'의 인지적, 감성적, 협업적 역량에서 발현된다. 즉, AI가 단순 반복 업무를 처리해 줄수록, 리더는 구성원들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인간 중심'의 환경을 설계하는 데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쏟아지는 AI 솔루션, 왜 현장의 효율성은 제자리걸음인가?
최신 기술 도입이 곧바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여러 실증적 데이터가 증명하고 있다.
실제로 머서(Mercer)의 '2024-2025 글로벌 인재 트렌드(Global Talent Trends)' 보고서는 AI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기술 도입의 성공 여부는 '인간 중심의 생산성 향상'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있음을 강조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MIT가 공동 진행한 '생성형 AI의 울퉁불퉁한 경계(Navigating the Jagged Frontier of Generative AI, 2023)' 연구는 이 역설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 연구에서 AI를 활용한 지식 근로자 그룹은 특정 과제에서 AI 없이 수행한 그룹보다 25.1% 더 빨리 작업을 완료하고 40% 더 높은 품질의 결과물을 냈다. 하지만 이는 AI가 강점을 보이는 '경계 내' 업무에 한정된 결과였다. 반면, AI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창의적 판단이 필요한 '경계 밖'의 업무에서는, AI에 의존한 집단의 성과가 오히려 19%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AI라는 도구를 맹신할 것이 아니라, 인간 리더의 '조율'과 '방향성 제시'가 조직의 효율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임을 시사한다.
가트너(Gartner)가 발표한 '2025년 HR 리더의 5대 우선순위(Top 5 Priorities for HR Leaders in 2025)'에서 '리더 및 관리자 개발'과 '조직 문화'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그 기술을 다루는 리더십과 문화라는 아날로그적 요소가 생산성의 최종 품질을 결정하는 것이다.
'관리'의 종말, '연결'의 시작: 구글이 입증한 리더의 새 역할
AI 시대의 리더십은 전통적인 '관리자(Manager)'의 종언을 고하고 있다.
과거 리더의 주요 업무였던 진척 상황 점검, 리소스 배분, 단순 성과 데이터 취합 등은 이제 AI와 프로젝트 관리 툴이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한다. 포브스(Forbes)는 2025년 리더의 역할이 '인간-기계 시너지'를 창출하는 '조력자(Enabler)'로 재정의될 것이며, 이는 단순한 수사(Rhetoric)가 아님을 강조한다(Forbes, 'Future Of Work Trends For 2025', 2024.11).
‘관리’의 역할이 사라진 리더에게는 세 가지 새로운 역할이 요구된다.
첫째, '의미 연결자'다.
AI가 '무엇을(What)'과 '어떻게(How)'를 제시한다면, 리더는 '왜(Why)'를 제시해야 한다. 조직의 비전과 개인의 업무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명확히 설명하여 구성원에게 내적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리더의 핵심 책무가 되었다.
둘째, '협업 촉진자'다.
리더는 AI를 공동의 도구로 활용하여 부서 간의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연결하고, 복잡한 문제 해결을 위한 협업의 장을 설계해야 한다.
셋째, '심리적 안전감 조성자'다. 이러한 '연결'과 '조력'의 핵심 기반은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이다.
구글의 유명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Project Aristotle, 2015년 종료, 이후 지속 분석)'는 수년간의 내부 데이터 분석 결과, 팀 효율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누가 팀에 있는지(개인의 역량 합)'가 아니라 '팀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즉 심리적 안전감임을 실증적으로 입증했다.
또한, 갤럽(Gallup)의 'State of the American Workplace' 보고서(2017년) 역시, 높은 수준의 직원 몰입도(신뢰 기반)가 낮은 몰입도 집단 대비 생산성 17%, 수익성 21% 향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고 분석했다.
[실증 사례 A/B] 마이크로소프트와 BCG가 입증한 '두 리더십'의 결과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진은 이제 두 가지 리더십 모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 선택은 더 이상 추론의 영역이 아니며, 실제 글로벌 기업들의 데이터를 통해 그 결과가 입증되고 있다.
[시나리오 A] 기술 통제형(Tech-Controller) 리더의 '울퉁불퉁한 경계'
A 리더는 AI 도입을 효율성 극대화의 유일한 해법으로 간주하고, AI 대시보드를 통해 구성원의 업무 시간을 추적하며 모든 의사결정을 데이터에만 의존한다.
이는 앞서 언급한 BCG/MIT의 '울퉁불퉁한 경계(Jagged Frontier)' 연구(2023)에서 나타난 위험성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 연구에서 AI가 틀린 답을 제시하는 '경계 밖' 업무임에도 AI에 의존하도록 '통제'받은 집단은, 오히려 AI를 쓰지 않은 집단보다 성과가 19% 하락했다.
결과: 리더가 AI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인간의 창의적 개입을 조율하지 못할 때, 기술은 오히려 효율성을 훼손하는 '기술 통제의 함정'에 빠진다. 단기적 수치는 오를 수 있으나, 조직은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을 상실하고 AI가 제시하는 평범한 답에 갇히게 된다.
[시나리오 B] 인간 조력형(Human-Enabler) 리더의 'Copilot 시너지'
B 리더는 AI를 '인간의 역량을 강화하는 도구(Augmentation)'로 정의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의 '2024 워크 트렌드 인덱스(Work Trend Index)'를 통해 발표한 Copilot 내부 도입 사례는 '인간 조력형' 리더십의 성과를 명확히 제시한다. MS는 Copilot 도입 초기부터 'AI가 인간을 돕는다'는 명확한 비전과 '책임 있는 AI(Responsible AI)' 원칙을 공유했다.
결과: Copilot 얼리 액세스 프로그램 사용자 분석 결과, 사용자들은 AI가 시간을 절약해 준다(75%)고 답했으며, 회의(85%가 더 빨리 요약), 검색(75%가 더 빨리 정보 찾음), 초안 작성(87%가 더 빨리 작성) 등에서 구체적인 효율성 증대를 경험했다. 핵심은 리더가 AI로 '절약된 시간'을 어디에 쓸지, 즉 '더 창의적이고 인간적인 핵심 업무'로 재배치하도록 조력했다는 점이다. AI를 감시 도구가 아닌 업무 파트너로 정의한 리더십이 실제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낸 것이다.
CEO가 당장 실행해야 할 '인간-AI 시너지' 극대화 5대 전략
업무 효율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리더가 즉시 실행해야 할 5가지 변혁적 리더십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감독자'에서 '코치'로의 완전한 전환을 선언하라.
리더는 더 이상 구성원의 업무 과정을 감시하는 사람이 아니다. 리더의 역할은 구성원이 AI라는 강력한 무기를 잘 활용하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코치'가 되는 것이다.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도움이 필요한가?", "AI를 활용해 더 나은 방법을 시도해 보았는가?"를 질문해야 한다.
2. 명확한 '판단 기준(Context)'을 제시하라.
AI는 데이터를 제공하지만, 맥락(Context)을 제공하지 못한다. 효율성이 저하되는 지점은 대부분 '판단의 병목현상' 때문이다. 리더는 "우리 조직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이 데이터가 고객에게 어떤 의미인가?"와 같이 AI가 답할 수 없는 명확한 판단 기준과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이것이 리더가 창출하는 최고의 효율성이다.
3. '심리적 안정감'을 고효율 인프라로 구축하라.
업무 효율성은 '집중'에서 나온다. 구성원들이 불필요한 정치나 보고서 작성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오직 문제 해결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에이미 에드먼드슨(Amy Edmondson) 교수가 주창한 이 개념은, 리더가 먼저 실패를 인정하고 "괜찮다, 다시 시도해 보자"는 문화를 구축할 때 조직의 '낭비 에너지'가 '창조 에너지'로 전환됨을 강조한다.
4. 기술(AI)이 아닌 '인간' 역량을 업스킬링하라.
AI 툴 사용법 교육은 기본이다. 진정한 업스킬링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역량, 즉 비판적 사고, 복합적 문제해결 능력, 공감 및 소통 능력, 창의적 기획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 다수의 리더십 연구(HBR, Center for Creative Leadership 등)에 따르면, 이러한 감성 지능(EI)이 높은 리더가 이끄는 팀은 그렇지 않은 팀에 비해 성과가 15%에서 35%가량 높게 나타나는 경향성을 보였다. (단, 이 수치는 산업군과 조직문화에 따라 상이하며, EI와 성과 간의 직접적 인과관계보다는 강한 상관관계를 시사한다).
5.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방패 리더십'을 실행하라.
진정한 효율성은 '더하기'가 아닌 '빼기'에서 온다. 리더는 구성원들의 몰입을 방해하는 모든 요소를 제거하는 '방패'가 되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워크 트렌드 인덱스'에서 AI가 회의 요약을 돕자, 오히려 구성원들이 '이 회의가 꼭 필요한가?'를 재고하게 되어 불필요한 회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 것이 좋은 예다. 리더는 AI를 활용해 '업무의 낭비'를 식별하고 과감히 제거해야 한다.
효율성은 '도구'가 아닌 '사람'에서 나온다: 지금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2025년, 리더십의 무게중심은 '기술 도입'에서 '인간 조력'으로 완전히 이동했다.
AI라는 강력한 엔진을 손에 쥐었지만, 이 엔진의 성능을 끌어내는 것은 결국 리더의 몫이다. AI가 리더의 '관리' 업무를 대신해 줌으로써, 리더는 비로소 '리더십' 본연의 임무인 비전 제시, 인재 육성, 문화 창조에 집중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벌었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또 다른 AI 솔루션을 검색하기 전에, 당신의 구성원들이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
그들이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돕는 '인간 조력형 리더'가 될 것인가, 아니면 기술로 그들을 통제하는 '기술 통제형 리더'에 머무를 것인가. BCG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가 그 답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AI 시대, 기술 도입과 인간 중심 리더십 사이에서 조직의 미래를 좌우할 전략적 결정을 내리는 경영진.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https://epzvqcvbpcduaglyoici.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news-images/legacy-cgi/2025/11/03/1762136446_6841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