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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정원 분석 : 대학 정원 1.6만 명 감축, 그러나 서울은 늘었다? 10년 데이터로 본 '지방대학 소멸'의 가속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 대학의 위기와 대조적으로, 학생들의 학습 열기로 가득 찬 수도권 주요 대학의 강의실 모습.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요약 및 핵심 인사이트 KBR경영연구소가 통계청, 교육부, KEDI(한국교육개발원) 및 KDI(한국개발연구원)의 최근 10년 데이터를 심층 분석한 결과, 대한민국 고등교육 지형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며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류현진 기자입력 2025년 10월 29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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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정원 분석 : 대학 정원 1.6만 명 감축, 그러나 서울은 늘었다? 10년 데이터로 본 '지방대학 소멸'의 가속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 대학의 위기와 대조적으로, 학생들의 학습 열기로 가득 찬 수도권 주요 대학의 강의실 모습.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요약 및 핵심 인사이트 KBR경영연구소가 통계청, 교육부, KEDI(한국교육개발원) 및 KDI(한국개발연구원)의 최근 10년 데이터를 심층 분석한 결과, 대한민국 고등교육 지형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며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 대학의 위기와 대조적으로, 학생들의 학습 열기로 가득 찬 수도권 주요 대학의 강의실 모습.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요약 및 핵심 인사이트


KBR경영연구소가 통계청, 교육부, KEDI(한국교육개발원) 및 KDI(한국개발연구원)의 최근 10년 데이터를 심층 분석한 결과, 대한민국 고등교육 지형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며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자율적 정원 감축' 정책에 따라 2025년까지 대학 정원 약 1만 6천 명이 조정되었으며, 이 조정분의 88%가 비수도권(지방) 대학에서 발생했다.

주목할 점은, 같은 기간 정부가 추진한 '첨단분야 인재 양성' 정책으로 수도권 대학의 관련 분야 정원은 순증(純增)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2025학년도에만 반도체·AI 등 첨단학과 정원 1,145명이 순증했는데, 이 중 569명(49.7%)이 수도권 대학에 배정됐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정원 조정이 비수도권에 집중되는 동시에, 미래 핵심 인재 양성 기능은 수도권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KDI는 현 추세 유지 시 2040년 비수도권 대학의 충원율이 27%~43% 수준에 머무를 수 있다고 전망하며, 이는 지역 고등교육 생태계의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데이터와 사례 기반 심층 분석

1. 10년의 기록: '전체' 정원 축소와 '지역별' 편차


지난 10년간(약 2015~2025년) 한국 고등교육의 핵심 변수는 '학령인구 감소'였다.

통계청(KOSIS)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만 18세 학령인구는 2021년 약 43만 명에서 2024년 37만 3천 명 수준으로 감소하며 대학 입학정원이 실제 입학 자원 수를 초과하는 '데드 크로스(Dead Cross)' 국면에 진입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대학 교육의 '질적 구조조정' 또한 동시에 진행됐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계열별 대학 입학정원 변화(2003~2022)'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여 년간 인문계열 정원은 21.6%, 사회계열 정원은 10% 이상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공학계열과 의약계열 정원은 증가했다. 특히 응용소프트웨어공학, 간호학, 재활학 등은 3~6배 이상 정원이 늘어나며 산업 수요 변화를 반영했다.

문제는 이러한 '감축'과 '조정'의 규모가 지역별로 상이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학령인구 감소 대응을 위해 교육부는 2022년 '대학의 자율혁신과 자발적 적정규모화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96개 대학(일반대 55곳, 전문대 41곳)에서 총 16,197명의 입학정원을 조정하는 것이 골자다.

KBR 분석 결과, 이 조정의 내용은 지역별 편차를 뚜렷하게 보였다.

  • 수도권 대학: 22개교, 1,953명 감축 (전체 감축분의 12%)

  • 비수도권 대학: 74개교, 14,244명 감축 (전체 감축분의 88%)

정부 정책에 따른 '자율' 감축분 중 88%가 비수도권 대학에서 발생한 것이다.

숫자상의 조정 외에도 '신입생 충원율' 데이터는 이러한 격차를 더욱 명확히 보여준다.

한국교육개발원의 2025년 6월 발표 자료 인용에 따르면, 2016년 대비 2022년 신입생 수를 비교했을 때, 서울 소재 대학은 큰 변화가 없었으나 경남권은 20% 이상 감소했으며, 제주, 강원, 충북, 전북, 경북 등 대부분의 비수도권 지역에서 10% 이상 신입생 수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 정책의 방향성: '첨단학과' 정원과 수도권 배분


고등교육 전반의 정원 감축 기조 속에서도, 정부는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 하에 특정 분야 인재 양성 정책을 병행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AI, 빅데이터, 바이오 등 첨단분야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정책은 '첨단 분야 육성'이라는 목표 하에 수도권 대학의 정원 조정을 일부 허용하는 방향으로 추진됐다. '수도권정비계획법'으로 인해 장기간 동결되었던 수도권 대학의 정원 총량을 특정 분야에 한해 늘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24년 6월 10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5학년도 일반대학 첨단분야 정원 조정' 결과는 이러한 정책 방향을 명확히 보여준다.

교육부는 총 1,145명의 학부 입학정원 '순증'을 승인했다.

  • 수도권 12개교: 569명 순증 (서울대 25명, 연세대 60명, 고려대 99명 등)

  • 비수도권 10개교: 576명 순증 (경북대 113명, 부산대 112명 등)

수치상으로는 비수도권 증원 규모가 근소하게 크지만, 그 이면에는 다른 흐름이 존재한다.

비수도권 대학은 기존 학과 정원을 줄이며 전체 정원을 '감축'하는 추세 속에서 첨단학과가 '신설'된 반면, 수도권 대학은 기존 정원과 별개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첨단학과 정원이 '순증'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방의 우수 이공계 인재가 수도권으로 이동할 유인이 커졌으며, 이는 수도권의 '블랙홀' 현상을 가속화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3. 해외 사례가 주는 시사점: 일본과 독일의 경로


이러한 고등교육 구조 변화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인구구조 변화를 먼저 겪은 일본과 독일의 사례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일본 (선행 사례) 한국보다 20년 먼저 인구절벽을 맞은 일본은 '대학개혁'을 시도했으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2000년대 이후 많은 지방 사립대학이 정원 미달로 파산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일본 정부는 뒤늦게 '지방창생(地方創生)' 전략을 내세우며 대학과 지역 산업을 연계하고 있으나, 이미 약화된 고등교육 생태계의 회복에는 많은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일본이 겪었던 경로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독일 (지역 분산 모델) ​독일은 전국에 흩어진 '히든챔피언' 기업과 이들에게 인재를 공급하는 지역 기반의 '응용과학대학(Fachhochschulen)'이 강점이다.
수도권 집중이 아닌, 각 지역의 대학이 특성화된 산업과 강력한 연계를 맺는 '분산형' 모델이다. 이는 '대학' 자체에 대한 지원보다 '지역 산업과의 연계'가 고등교육 생태계 유지에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4. KDI의 진단: 구조 전환과 '지역 소멸'의 연관성


이러한 고등교육의 양극화 현상은 단순히 대학 서열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경제' 및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거시적 문제와 연결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역대학의 구조적 전환과 발전 방안'(2024년 10월 17일 발간) 보고서를 통해 현 상황의 심각성을 진단했다.
 

한계 대학의 존재 KDI는 정부의 재정지원이 한계에 도달한 대학의 퇴출을 지연시켜, 정부 지원금에 의존하는 소위 '좀비 대학'이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분석했다. 핵심은 '퇴출 경로'의 부재다. '사립대학 구조개선 지원에 관한 법률안' 등은 해산 시 잔여재산 처리 문제 등으로 국회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계에 도달한 대학이 시장에서 원활히 퇴출되지 못하고 학생 충원율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충원율 하락 전망 KDI는 대학 정원 조정이 현재 수준에 머무를 경우, 2040년 비수도권 대학의 평균 충원율은 27%~43.5%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비수도권 사립대학의 충원율은 최악의 경우 10.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고등교육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함을 의미한다.  

지역 경제와의 연관성 대학은 지역 내 주요 고용주이자 소비 주체이며, 청년 인구를 유입·유지하는 핵심 기관이다. KDI는 대학의 기능 약화가 지역 인재 유출 → 지역 산업 위축 → 세수 감소 → 인프라 악화 → '지역 소멸' 위기로 이어지는 연쇄 작용의 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KDI의 다른 보고서(2022년 '청년층의 지역 선택')에 따르면, 지방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조차 88%가 취업을 위해 다시 수도권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학에 대한 지원만으로는 지역 정주 인구를 확보하기 어려우며, '양질의 일자리'라는 근본적인 유인이 함께 제공되어야 함을 증명한다.

결론: 향후 전망 및 정책 시사점


2025년 10월 현재, 대한민국 고등교육은 '양적 축소'를 넘어 '질적 재편'의 기로에 서 있다.

지난 10년간의 데이터는 명확한 구조적 변화를 보여준다.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이 비수도권에 집중되고, 첨단산업 육성 정책이 수도권의 정원 확대로 이어지는 현재의 정책 방향은 새로운 균형점을 요구하고 있다.

KBR경영연구소는 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다음 3가지 정책적 방향성을 제시한다.

1. '선택과 집중'을 통한 거점대학 육성 모든 대학에 일률적으로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KDI의 제안처럼, 한계 대학의 원활한 퇴출 및 통폐합 경로를 마련하고, 권역별 거점 국립대학(Glocal 대학 등)과 강소 사립대학에 재원을 집중하여 수도권 대학과 경쟁할 수 있는 교육·연구 허브로 기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2. '대학 지원'에서 '지역산업 연계'로의 전환 88%의 인재가 수도권으로 복귀하는 현실에서, 대학에 대한 직접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정부 재정 지원은 '대학'뿐만 아니라, 해당 대학 졸업생을 채용하는 '지역 기반 첨단 기업' 육성과 연계되어야 한다. 독일의 히든챔피언 모델처럼, 지역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때 인재 유출의 흐름을 완화할 수 있다.
 

3. 정책 목표 간의 균형점 모색 '첨단학과' 육성 정책이 수도권 정원 확대로 이어지는 점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또 다른 정책 목표와 상충될 소지가 있다. 국가 핵심 인재 양성기관(KAIST, GIST 등) 외 일반 대학의 수도권 정원 조정은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첨단산업 관련 공공기관 및 연구소의 지방 이전을 통해 지역 내에서 '새로운 인재 수요'를 창출하는 방안도 병행되어야 한다.

고등교육 정책의 '골든 타임'이 지나가고 있다. 2040년, 비수도권 대학의 충원율 하락 데이터가 현실화되기 전에, 고등교육 정책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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