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의 창업자 창펑 자오(Changpeng Zhao)를 전격 사면했다.
이번 사면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전 바이든 행정부의 강력한 암호화폐 규제 정책, 이른바 '암호화폐 전쟁(War on Crypto)'의 종식을 선언하는 상징적인 행보로 해석되며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에 거대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백악관, "바이든 행정부의 과도한 규제 희생양"
트럼프 행정부의 백악관은 창펑 자오(일명 CZ)를 '바이든 행정부의 암호화폐 산업 탄압을 위한 표적'으로 규정하며, 그의 사면을 공식화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는 암호화폐 산업을 처벌하려는 욕망 속에서, 사기 혐의나 특정 피해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오를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의 암호화폐 전쟁은 끝났다"고 선언하며, 이전 정부의 규제 기조를 완전히 뒤집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비롯한 규제 당국이 업계 주요 기업들을 상대로 연이은 소송을 제기하고, 미 법무부(DOJ)가 산업계 주요 인사들을 사기 혐의로 기소했던 것과는 명백히 대조되는 움직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내내 암호화폐 산업으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기부금을 받고 지지를 확보하며 친(親)암호화폐 정책을 약속해왔다.
'CZ'의 법적 족쇄 해제… 4개월 수감과 사면의 의미
창펑 자오는 2017년 바이낸스를 설립한 이후, 특유의 소셜 미디어 활용과 강세장 발언으로 암호화폐 업계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통했다.
그러나 그는 2023년 11월, 미국의 자금세탁방지(AML) 법률 및 제재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며 몰락의 길을 걷는 듯했다. 이 유죄 인정은 바이낸스가 미국 법무부(DOJ)와 43억 달러(약 5조 8천억 원)라는 기록적인 벌금을 지불하는 합의의 일환이었다.
당시 법무부는 그에게 3년의 징역형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최종적으로 4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2024년 9월 만기 출소한 창펑 자오는 이미 형기를 마쳤지만,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 조치로 인해 그의 범죄 기록에서 자금세탁방지 및 제재 위반 혐의가 완전히 삭제되는 법적 실익을 얻게 되었다.
과거 바이낸스의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재직했던 패트릭 힐만은 "이번 사면은 그에게 있어 자신의 이름을 되찾고 과거를 매듭짓는 '종결'의 의미"라고 논평하며, CZ 개인의 명예 회복에 초점을 맞추었다.
바이낸스의 귀환?… 미국 시장 재진입 가능성 '솔솔'
이번 사면 조치가 단순한 개인의 명예 회복을 넘어, 바이낸스의 미국 시장 복귀를 위한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바이낸스는 법무부와의 합의 조건으로 사실상 미국 시장에서 강제 퇴출당한 바 있다. 창펑 자오의 사면은 바이낸스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재진입하는 데 가장 큰 법적, 정치적 장애물이 제거되었음을 의미한다.
바이낸스는 CZ가 2024년 9월 감옥에서 석방된 이후, 그의 사면을 위해 수개월간 로비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흥미로운 점은 CZ의 뒤를 이어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가 된 리처드 텡(Richard Teng)의 과거 발언이다.
그는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 이후인 지난 1월 인터뷰에서 "미국은 현재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시장이 아니다"라며 미국 시장 복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으나, 이번 사면으로 인해 바이낸스의 전략은 전면 수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치적 거래' 의혹… 20억 달러 투자 유착 논란
대표적인 반(反)암호화폐 인사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성명을 통해 "창펑 자오는 자금 세탁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범죄자"라고 비판하며, "그가 도널드 트럼프의 암호화폐 벤처 중 하나를 지원하고 사면을 위해 로비했다.
의회가 계류 중인 시장 구조 법안에서 이런 종류의 부패를 막지 못한다면, 이 무법 상태는 의회의 책임이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트럼프의 '친암호화폐' 행보, 업계 지형도 바꾼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와 같은 행보는 암호화폐 산업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하며, 규제 당국의 압박에 시달려온 업계에 강력한 '우군'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창펑 자오 개인의 사면을 넘어, 이번 조치가 향후 미국, 나아가 전 세계 암호화폐 규제 환경과 시장 지형도에 어떤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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