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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자석이 '전략자원'으로 변신... 희토류 재활용, '플래시 줄 가열' 신기술이 뜬다

전 세계에 버려지는 수많은 폐휴대폰, 고장 난 노트북, 그리고 각종 전자기기들 은 사실상 '현대의 금광'이라 불리는 거대한 희토류(REEs)의 보고 이다. 하지만 이 복잡하게 얽힌 전자 폐기물 속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은 희토류 원소들만 분리하고 회수하는 과정은 기술적으로 매우 까다롭고 막대한 비용을 수반하는 난제였다.

이우리 기자입력 2025년 10월 21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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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줄 가열(Flash Joule Heating)' 공정을 통해 폐자석 분말에서 희토류를 분리하는 과정을 묘사한 이미지. [이미지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플래시 줄 가열(Flash Joule Heating)' 공정을 통해 폐자석 분말에서 희토류를 분리하는 과정을 묘사한 이미지. [이미지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전 세계에 버려지는 수많은 폐휴대폰, 고장 난 노트북, 그리고 각종 전자기기들은 사실상 '현대의 금광'이라 불리는 거대한 희토류(REEs)의 보고이다. 

하지만 이 복잡하게 얽힌 전자 폐기물 속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은 희토류 원소들만 분리하고 회수하는 과정은 기술적으로 매우 까다롭고 막대한 비용을 수반하는 난제였다.

희토류 재활용 기술의 혁신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핵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최근 미국 연구진이 기존 방식보다 훨씬 간편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으며, 환경 오염 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 새로운 분리 기술을 개발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술의 핵심: '플래시 줄 가열'과 '염소 가스'의 만남


미국 라이스 대학교(Rice University)의 제임스 투어(James Tour)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폐자석과 같은 폐기물에서 희토류 원소를 효과적으로 분리하는 새로운 공정을 개발했으며, 이 연구 결과는 권위 있는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되며 그 혁신성을 입증받았다.

이 기술의 핵심은 '플래시 줄 가열(Flash Joule Heating)' 방식과 염소(Chlorine) 가스를 결합한 것이다.

연구팀은 먼저 재활용할 폐자석을 잘게 분쇄하여 탄소로 제작된 특수 플랫폼 위에 올린다. 이후 이 플랫폼에 강력한 전류를 통과시키면, 단 몇 초라는 극히 짧은 시간 안에 폐기물 자석의 온도가 수천 섭씨도(℃)까지 급격하게 상승한다. 이 과정이 바로 '플래시 줄 가열'이다.

불순물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원리


핵심은 다음 단계에 있다. 이처럼 초고온 상태가 된 챔버 내부에 염소 가스를 주입하면, 염소는 희토류 원소가 아닌 철(Iron)과 같은 불필요한 불순물 원소들과 우선적으로 반응하여 염화물(Chlorides)을 형성한다.

이 염화물들은 기존 원소 상태일 때보다 끓는점이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에, 초고온 환경에서 즉시 기체 상태(Vapor Phase)로 증발해 버린다.

결과적으로, 가치가 높은 희토류 원소들은 고체 상태로 플랫폼에 남게 되고, 철을 비롯한 불순물들만 기체 상태로 분리되어 빠져나가는, 매우 효율적이고 선택적인 분리 공정이 완성된다. 이는 복잡한 화학 용매나 고압 공정 없이도 순도 높은 희토류를 회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핀에서 희토류까지: '플래시 가열' 기술의 진화


2023년에는 이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플래시 줄 가열과 염소를 결합한 공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17종의 모든 희토류 산화물과 폐기물에서 흔히 발견되는 9가지 일반 산화물의 '깁스 자유 에너지(Gibbs free energy)', 즉 각 물질의 반응성을 정밀하게 계산하고 식별해냈다.

이러한 기초 연구가 바탕이 되어, 각 원소가 염소 및 고열과 어떻게 다르게 반응하는지를 예측하고, 희토류만 정확히 분리해내는 현재의 공정을 설계할 수 있었던 것이다.

[KBR 인사이트] '도시광산'이 여는 자원 안보의 미래


제임스 투어 교수가 "미국은 이 원소들을 어떻게 확보할지 서두르고 있다. 우리는 그 해답이 모두 우리의 '폐기물' 안에 있다고 주장한다"라고 강조했듯이, 도시광산(Urban Mining)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전략이다.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폐전자제품(E-waste) 속에 잠들어 있는 막대한 양의 희토류를 저비용, 친환경적으로 회수할 수 있다면, 이는 공급망 다변화를 넘어 '자원 독립'의 길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다.

국내 기업들 역시 이러한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주목해야 한다. '플래시 줄 가열'과 같은 혁신적인 재활용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거나 자체 개발하는 것은, 원가 경쟁력 확보는 물론,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 규제와 ESG 경영 트렌드에 대응하는 가장 확실한 전략이 될 것이다.

폐기물을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재정의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신기술은 희토류 재활용 공정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온 높은 에너지 소비와 유독성 화학물질 사용으로 인한 심각한 환경 오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

연구팀의 주장처럼 막대한 양의 폐기물 속에서 전략 자원을 효율적으로 '다시 뽑아내는'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이는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의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진정한 의미의 순환 경제를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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