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R경영연구소는 글로벌 IT 리서치 기업 가트너(Gartner)가 2025년 10월 21일 발표한 '2026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를 심층 분석했다.
가트너는 2026년을 "기술의 변화, 혁신, 위험이 전례 없는 속도로 확산되는 해"로 규정하며, AI 기반 초연결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10가지 핵심 기술을 선정했다.
핵심은 AI 슈퍼컴퓨팅 플랫폼,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MAS), 도메인 특화 언어 모델(DSLM) 등 AI 기술의 전방위적 고도화다.
동시에, 이러한 강력한 AI의 도입은 AI 보안 플랫폼, 컨피덴셜 컴퓨팅, 선제적 사이버보안, 디지털 출처 등 '디지털 신뢰' 확보를 기업 생존의 필수 조건으로 만들고 있다.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지리적 이전(Geopatriation)' 전략이 클라우드 시장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이번 심층분석에서는, 이들 10대 기술이 '책임감 있는 혁신', '운영 우수성', '디지털 신뢰'라는 3대 축을 중심으로 어떻게 비즈니스 변동성을 극복하고 미래 산업을 주도할지 분석한다.
'2026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를 발표한 글로벌 리서치 기업 가트너(Gartner) 로고. (자료=Gartner)
2026년 기술 지형도, 4대 축으로 재편되다
가트너의 진 알바레즈(Gene Alvarez) 수석 VP 애널리스트는 "2026년 전략 기술 트렌드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며, "기업이 책임감 있는 혁신, 운영 우수성, 디지털 신뢰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AI 기반 초연결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토리 폴맨(Tori Paulman) VP 애널리스트 역시 "올해는 혁신의 속도가 남달랐다. 불과 1년 만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혁신이 등장했다"며, "지금 행동에 나서는 기업이 변동성을 극복하고 향후 수십 년간 산업의 모습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KBR은 가트너가 선정한 10대 기술을 비즈니스 영향력과 기능에 따라 4대 핵심 영역으로 재분류하여 분석했다.
1. 기업의 새로운 '두뇌', AI의 고도화
2026년의 기술 트렌드는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기업의 핵심 '두뇌'로 작동하기 위한 인프라와 모델의 진화를 보여준다.
1) AI 슈퍼컴퓨팅 플랫폼 (AI Supercomputing Platforms)
기존 컴퓨팅의 한계를 돌파하는 기술이다. CPU, GPU, AI 주문형 반도체(ASIC), 뉴로모픽 등을 통합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로, 머신러닝, 시뮬레이션 등 초고도화된 데이터 집약적 워크로드를 처리한다. 이는 AI 모델의 규모와 복잡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른 필연적 진화다.
가트너는 2028년까지 주요 기업의 40% 이상(현재 8%)이 하이브리드 컴퓨팅 아키텍처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의료(신약 개발 기간 단축), 금융(포트폴리오 리스크 시뮬레이션), 에너지(기상 모델링) 등에서 산업 혁신을 촉발하고 있다.
2)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 (Multi-Agent Systems, MAS) 단일 AI가 아닌, 공동의 복잡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호작용하는 'AI 에이전트 집합체'다. 이는 조직이 복잡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완전 자동화하고, 인간과 AI 에이전트가 협력하는 새로운 워크플로우를 구현하게 한다.
알바레즈 수석 VP는 "검증된 솔루션을 워크플로우 전반에 재사용해 효율성과 속도를 높이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며, 기업 운영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3) 도메인 특화 언어 모델 (Domain-Specific Language Models, DSLM) 범용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아닌, 특정 산업, 기능, 프로세스에 특화된 데이터로 학습·미세 조정한 언어 모델이다. 범용 LLM이 특정 업무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할루시네이션(환각)'이나 부정확성 문제를 보완한다.
DSLM은 더 높은 정확도, 더 낮은 비용, 향상된 규정 준수를 제공한다. 폴맨 VP는 "맥락은 성공적인 에이전트 구축의 핵심 차별화 요소"라며, DSLM이 산업별 맥락 이해를 바탕으로 신뢰성 높은 의사결정을 지원할 것이라 밝혔다.
가트너는 2028년까지 기업 내 생성형 AI 모델의 절반 이상이 DSLM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2. '실행력'의 가속, AI 네이티브 혁신
AI는 사고(Thinking)를 넘어 실행(Doing)의 영역까지 혁신을 가속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물리적 세계의 운영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1) AI 네이티브 개발 플랫폼 (AI-Native Development Platforms)
생성형 AI를 활용해 소프트웨어 개발 속도와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플랫폼이다. 핵심 변화는 '개발자의 민주화'다.
보안 및 거버넌스 가드레일(안전장치) 하에서 비기술 도메인 전문가들이 직접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게 된다. 가트너는 2030년까지 조직의 80%가 이 플랫폼을 활용해, 기존의 대규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팀을 'AI로 보강된 소규모 팀'으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2) 피지컬 AI (Physical AI) AI가 디지털 세상을 넘어 물리적 세계로 확장되는 것을 의미한다. 로봇, 드론, 스마트 장비 등 실제 감지하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기계에 지능을 부여한다. 이는 자동화, 적응성, 안전성이 중요한 제조, 물류, 헬스케어 등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것이다. 다만, 가트너는 피지컬 AI 도입이 IT, 운영, 엔지니어링의 유기적 연결을 요구하는 동시에, 고용 불안을 야기할 수 있어 신중한 변화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3. AI 시대의 '방패', 디지털 신뢰 구축
AI 기술이 강력해질수록, 이를 통제하고 신뢰를 확보하는 '방어 기술'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2026년의 핵심은 '디지털 신뢰' 확보다.
1) AI 보안 플랫폼 (AI Security Platforms) AI 모델 자체와 AI를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보호하는 통합 솔루션이다. 프롬프트 인젝션, 데이터 유출, 악성 에이전트 활동 등 새로운 AI 관련 보안 위협으로부터 조직을 방어한다. CIO는 이를 통해 AI 사용 정책을 시행하고 활동을 모니터링하며 일관된 보안 체계를 적용할 수 있다. 가트너는 2028년까지 기업의 절반 이상이 AI 투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 플랫폼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2) 컨피덴셜 컴퓨팅 (Confidential Computing) 데이터 보안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이다. 하드웨어 기반 '신뢰 실행 환경(TEE)'에서 워크로드를 격리, 처리 중인 데이터와 코드가 인프라 소유자(클라우드 공급업체 등)에게조차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한다.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거나, 규제가 민감하거나, 경쟁사 간 협업이 필요한 산업에서 절대적인 신뢰를 제공한다. 가트너는 2029년까지 신뢰할 수 없는 인프라에서 처리되는 작업의 75% 이상이 컨피덴셜 컴퓨팅을 통해 보안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3) 선제적 사이버보안 (Proactive Cybersecurity) '사후 대응' 중심의 방어에서 '사전 예방' 중심의 보호 전략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AI 기반 보안운영(SecOps), 자동 차단, 기만 기술 등을 활용해 공격이 발생하기 전에 위협을 예측하고 대응한다. 폴맨 VP는 이를 "곧 예측이 보호를 의미한다"고 요약했다. 가트너는 2030년까지 선제적 보안 솔루션이 전체 보안 지출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4) 디지털 출처 (Digital Provenance) 디지털 자산의 '족보'를 확인하는 기술이다. 조직이 오픈소스 코드, AI 생성 콘텐츠, 타사 소프트웨어에 의존함에 따라, 이들 자산의 기원, 소유권, 무결성을 검증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소프트웨어 자재 명세서(SBoM), 증명 데이터베이스, 디지털 워터마킹 등이 관련 도구다. 가트너는 2029년까지 디지털 출처 관리 역량이 부족한 기업들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제재 리스크에 노출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4. 지정학적 리스크와 새로운 클라우드 전략
마지막 트렌드는 기술을 넘어선 지정학적 현실이 기업의 IT 인프라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리적 이전 (Geopatriation)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을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소버린 클라우드, 지역 클라우드 공급업체, 또는 자체 데이터센터로 이전하는 전략이다. 과거 '클라우드 주권'은 은행이나 정부의 영역이었으나, 글로벌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전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가트너는 2030년까지 유럽 및 중동 기업의 75% 이상(2025년 5% 미만에서 폭증)이 가상 워크로드를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솔루션으로 이전할 것으로 예측했다.
알바레즈 수석 VP는 "CIO는 데이터 레지던시, 규정 준수, 거버넌스에 대한 통제력을 높여 고객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론: 2026년, '신뢰할 수 있는 혁신'에 답이 있다
가트너가 선정한 2026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의 중심에는 'AI'가 있다. AI 슈퍼컴퓨팅으로 더 강력한 두뇌를 갖추고, MAS와 DSLM으로 더 정교하게 사고하며, AI 네이티브 개발과 피지컬 AI를 통해 더 빠르게 실행한다.
하지만 KBR경영연구소는 이번 발표에서 AI의 '힘'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통제'와 '신뢰'임을 강조한다. 10개 기술 중 AI 보안, 컨피덴셜 컴퓨팅, 선제적 사이버보안, 디지털 출처 등 '디지털 신뢰' 관련 항목이 4개에 달한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토리 폴맨 VP의 "지금 행동에 나서는 기업이 변동성을 극복하고 향후 수십 년간 산업의 모습을 변화할 것"이라는 경고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유효하다.
결국 2026년의 승자는 단순히 가장 강력한 AI를 도입하는 기업이 아니라, 가트너가 제시한 3대 축인 ▲책임감 있는 혁신(Responsible Innovation), ▲운영 우수성(Operational Excellence), ▲디지털 신뢰(Digital Trust)를 균형 있게 달성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AI라는 강력한 엔진을 탑재하되, '신뢰'라는 견고한 브레이크와 '주권'이라는 명확한 방향키를 함께 갖추는 전략이 시급하다.

![가트너가 '2026년 10대 전략 기술'의 핵심으로 꼽은 'AI 슈퍼컴퓨팅 플랫폼' 도입 전략을 논의하는 글로벌 기업 이사회. 가트너는 2028년까지 주요 기업의 40% 이상이 AI 슈퍼컴퓨팅을 포함한 하이브리드 컴퓨팅 아키텍처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https://epzvqcvbpcduaglyoici.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news-images/legacy-cgi/2025/10/21/1761009969_2247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