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Business Review
Korea Business Review

issue-briefing

대법원, 최태원 1.3조 재산분할 파기환송…SK그룹 경영권 분쟁 일단락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의 '세기의 이혼' 소송 이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 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대법원은 항소심이 인정한 1조 3,808억 원의 재산분할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류현진 기자입력 2025년 10월 16일수정 2026년 5월 26일
Share
대법원 중앙홀 모습. [사진 = 대법원 홈페이지 캡처]
대법원 중앙홀 모습. [사진 = 대법원 홈페이지 캡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세기의 이혼' 소송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대법원은 항소심이 인정한 1조 3,808억 원의 재산분할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SK그룹의 성장에 기여했다고 알려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을 재산분할의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한 데 있다.

이로써 최 회장은 당장의 막대한 재산분할 부담에서 벗어나 그룹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1. 대법원, '세기의 이혼' 2심 판결 뒤집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16일,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한다고 밝혔다. 이는 재산분할로 1조 3,808억 원과 위자료 2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2심을 뒤집은 결정이다.

다만, 위자료 20억 원에 대한 상고는 기각해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의 가장 큰 쟁점은 단연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었다.

2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이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전달돼 SK그룹의 성장에 기여했다고 판단, 이를 근거로 노 관장의 기여분을 대폭 인정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해당 자금이 대통령 직무와 관련해 받은 뇌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는 민법상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

불법원인급여란, 불법적인 원인으로 제공된 재산은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즉, 설령 비자금이 SK 측에 흘러 들어갔다고 해도, 그 원인이 불법적인 뇌물이므로 이를 재산분할에서 고려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고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해 법의 보호영역 밖에 있다"고 설명하며, 불법적인 자금을 기반으로 한 기여를 인정하는 것은 법의 이념에 맞지 않다고 못 박았다.

 

2. '처분 재산' 포함한 2심 판단도 오류


대법원은 2심이 재산분할 대상을 산정하는 과정에서도 오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이 혼인 파탄 이전에 한국고등교육재단이나 친인척에게 증여한 SK 주식, 동생에게 증여하거나 급여로 반납한 927억 원 등을 분할 대상에 포함한 것이 잘못됐다는 판단이다.

법원은 혼인 파탄 이후 한쪽이 공동재산 형성과 무관하게 재산을 처분했다면 분할 대상에 포함할 수 있지만, 파탄 이전에 부부 공동재산의 유지나 가치 증가를 위해 처분한 재산은 사실심 변론종결 시점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 분할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의 재산 처분은 SK그룹 경영자로서 안정적인 지배권 확보경영 활동의 일환으로 이뤄졌으므로, 부부 공동재산 유지를 위한 행위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시각이다. 이는 향후 파기환송심에서 재산분할 규모가 대폭 줄어들 수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3. KBR Insight: SK그룹, 경영권 리스크 벗고 '뉴 SK' 속도 낸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최태원 회장 개인의 승리를 넘어, SK그룹 전체의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조 원이 넘는 현금 유출 위기에서 벗어나면서, 최 회장은 그룹의 지배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특히 최근 강조하고 있는 'SKMS(SK Management System)' 재정립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판결로 SK그룹은 한숨 돌리게 되었다.

만약 2심 판결이 확정되었다면 최 회장은 1조 3,808억 원이라는 막대한 현금을 마련해야 했다. 이를 위해 보유 주식의 상당수를 매각하거나 주식담보대출을 받아야 했을 것이며, 이는 SK㈜ 지분율 하락으로 이어져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를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위협이었다.

그러나 대법원이 2심 판결을 파기하면서 최 회장은 SK㈜ 지분(17.73%)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곧 그룹 전체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가 가능해졌음을 의미한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SK그룹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제 SK그룹은 경영권 분쟁이라는 큰 짐을 덜고, 반도체, AI, 바이오 등 핵심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집행하며 '뉴 SK'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이 최근 강조해 온 사업 리밸런싱수익성 개선 작업 역시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4. 향후 전망 및 파기환송심 쟁점


사건이 서울고법으로 돌아가면서, 이제 시선은 파기환송심에 쏠린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이 제시한 법적 판단에 기속된다.

따라서 재판부는 '노태우 비자금'을 노 관장의 기여분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최 회장이 파탄 이전에 처분한 재산 역시 분할 대상에서 제외하고 재산분할 비율과 액수를 다시 산정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2심에서 인정된 1조 3,808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재산분할 액수대폭 감액될 것이 확실시된다.

법조계에서는 1심에서 인정된 665억 원 수준이거나 그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로써 2015년 최 회장의 혼외자 고백으로 시작된 9년간의 이혼 소송은 막대한 재산분할 이슈가 사실상 일단락되면서,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게 되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향후 재벌가의 이혼 소송에서 '불법적인 자금'의 성격과 재산분할 기여도를 판단하는 중요한 선례로 남게 될 전망이다.


경영연구 및 사례분석 연구 : KBR경영연구소 · 저작권자 © 코리아비즈니스리뷰(Korea Business Review).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