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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스턴마틴의 계속되는 비틀거림,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시험대에 오르다

애스턴마틴(Aston Martin)이 끝없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야심 차게 제시했던 수익성 회복 약속은 또다시 물거품이 되었으며, 미국과 아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량 감소와 미-영 간 관세 불확실성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강지혜 기자입력 2025년 10월 15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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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스턴마틴의 계속되는 비틀거림,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시험대에 오르다

 

애스턴마틴(Aston Martin)이 끝없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야심 차게 제시했던 수익성 회복 약속은 또다시 물거품이 되었으며, 미국과 아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량 감소와 미-영 간 관세 불확실성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수익을 낼 것이라던 올해 전망은 약 1억 5천만 달러에 가까운 손실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마지막 지푸라기'가 될 수 있다는 비관적인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성공 가도를 달리는 페라리(Ferrari)와는 너무나도 다른 행보에 애스턴마틴 주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계속되는 약속과 실망, 리더십의 위기


지난해 회사에 합류한 애드리안 홀마크(Adrian Hallmark) CEO는 불과 몇 달 전, 회사를 정상화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에 대한 질문에 "12개월에서 18개월이면 충분하다. 그때까지는 모든 것이 해결되어야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벤틀리에서 15년간의 경력을 바탕으로 구원투수로 등판했지만, 그의 약속은 현재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있다.

2018년 주식 시장에 상장한 이후, 애스턴마틴은 끊임없는 수익 예측 실패와 투자자들을 향한 자금 요청으로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 결과 주식 가치는 무려 98%나 증발하며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겼다. 이번 실적 발표 역시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회사는 올해 매출이 '중상위 한 자릿수 비율'로 감소할 것이며, 자본 지출을 줄이고, 올해 하반기로 예상했던 긍정적인 잉여 현금 흐름 창출 목표 역시 또다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발표였다.

핵심 신차 '발할라'의 지연과 불투명한 미래


애스턴마틴의 부진은 구체적인 수치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3분기 차량 인도량은 1,43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41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자체 예측보다도 낮은 수치이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브랜드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슈퍼카인 발할라(Valhalla)의 고객 인도가 지연되고, 첫 순수 전기차(EV) 모델은 아직 윤곽조차 드러나지 않은 상황은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투자 리서치 기관 번스타인(Bernstein)은 보고서를 통해 "애스턴마틴이 하반기에 증명해야 할 두 가지 중요한 과제는 발할라의 성공적인 출시와 잉여 현금 흐름의 창출이었다"며, "이 두 가지 모두에서 심각한 차질이 발생했으며, 이는 많은 투자자들에게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회사가 제시한 미국과 중국 시장의 수요 약화 및 미국 관세 불확실성이라는 변명은, 어느 정도 타당성은 있으나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생존 모드 돌입, 독립성 상실의 기로에 서다


물론 희망적인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번스타인은 "2026년에는 고마진 파생 모델과 스페셜 에디션의 비중이 높아지고, 연간 4억 파운드(약 5억 4천만 달러)에 달했던 기존의 강경한 자본 지출 계획을 삭감하기로 약속함에 따라 내년에는 예상 밖의 성과를 낼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애스턴마틴은 4분기에 발할라를 150대만 인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시장 컨센서스였던 200~250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현재 애스턴마틴은 캐나다 억만장자 로렌스 스트롤(Lawrence Stroll)이 이끄는 컨소시엄이 최대 주주이며,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중국의 지리자동차(Geely), 그리고 엔진을 공급하는 메르세데스(Mercedes)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위기 속에 투자자들은 애스턴마틴이 과연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영국의 자동차 산업 분석가 찰스 테넌트(Charles Tennant)는 "지리나 메르세데스는 인수 합병에 관심이 없을 것"이라며, "회사는 이제 생존 모드에 돌입했으며, 자금 조달 옵션이 거의 바닥났을 것이다. 이미 20%의 지분을 보유한 사우디 국부펀드가 인수 제안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홀마크 CEO의 회복 계획이 지난 1년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으며, 연간 판매량은 여전히 6,000대 미만에 머물러 있고 15억 파운드(약 2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와 자유 낙하하는 주가는 회사의 암울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페라리와의 극명한 대비, 그리고 결론


애스턴마틴이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는 동안, 경쟁사 페라리는 이탈리아 마라넬로에서 첫 전기차를 공개하며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0년 전 피아트 크라이슬러로부터 독립 상장한 이후, 페라리는 약속했던 수익 목표를 꾸준히 달성하며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증명해왔다.

결론적으로, 애스턴마틴은 반복되는 실적 예측 실패와 핵심 신차 개발 지연이라는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

CEO의 리더십은 시험대에 올랐으며, 독립성마저 위협받는 상황이다. 생존을 위한 자본 지출 삭감은 미래 제품 계획에 필연적인 제약을 가할 것이라는 점에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 어려워 보인다. 눈부신 성공을 구가하는 페라리의 모습은,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는 애스턴마틴 투자자들의 복잡한 심경을 더욱 쓰리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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