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여성 고용률 62.1% 소폭 상승, 그러나 G7 평균과의 격차는 10%p에 육박
얼어붙었던 대한민국 여성 고용시장에 미세한 온기가 감돌고 있다.
2024년 기준 한국의 여성 고용률은 62.1%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0위라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으며, G7 국가 평균인 72~73% 수준과는 10%p에 가까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경력단절로 인한 연간 경제적 손실은 44조 1천억 원으로 공식 집계되며 국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출산과 육아의 문턱에서 여성의 경력이 멈추는 고질적인 문제는 과연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것일까.
이번 심층분석에서는, 2025년 최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국 경력단절여성 문제의 현주소를 다시 한번 심층 진단하고, 선진국과의 비교를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재점검한다.
1. 0.7%p의 더딘 진전, 견고한 M자 곡선의 벽
대한민국 여성 고용지표의 2025년 현주소
통계청이 발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5~64세 여성 고용률은 62.1%로 2023년(61.4%) 대비 0.7%p 상승했다. 이는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으나, OECD 전체 평균(2024년 기준 약 67%)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며, 순위로는 38개국 중 30위로 한 계단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 20여 년간 OECD 하위권을 맴돌던 추세에서 근본적인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특히, 여성의 생애주기에 따른 고용률 그래프는 여전히 견고한 M자형 곡선(M-Curve)을 그리고 있다.
20대 후반에 80%를 상회하며 정점을 찍었던 고용률은 결혼과 출산이 집중되는 30대에 급락했다가,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한 40대에 들어서야 반등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G7 국가들이 20대부터 40대까지 고용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거나 상승하는 역U자형(∩) 곡선을 그리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가장 최신 집계인 2023년 기준, 15세 미만 자녀를 둔 여성의 고용률은 57.8%로 소폭 올랐지만, ‘30-50 클럽’ 국가 평균인 69%대와는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인다.
노동 시장 이탈의 주된 이유 또한 변하지 않았다. 2024년 통계에서도 경력단절의 가장 큰 이유는 ‘육아·가사’(62.8%)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어려운 사회 구조가 여성들을 계속해서 일터 밖으로 내몰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2. 왜 그녀들은 여전히 일터를 떠나는가
부족한 공적 돌봄과 바뀌지 않는 기업 문화
여성 고용률의 더딘 개선 뒤에는 수년간 해결되지 못한 구조적 문제들이 자리 잡고 있다.
첫째, '돌봄의 공백'은 여전히 가장 큰 걸림돌이다.
최신 통계(2023년 기준)에 따르면, 만 3~5세 아동의 국공립 보육시설 취원율은 26.5%로 OECD 평균(약 6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믿고 맡길 수 있는 공적 돌봄 인프라의 부족은 육아 부담을 고스란히 여성 개인에게 전가하는 결과를 낳는다.
둘째, 경직된 기업 문화와 남성 중심의 조직 분위기 역시 개선 속도가 더디다.
정부의 독려로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꾸준히 증가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많은 기업에서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기 어려운 분위기가 팽배하다. 복귀 후 경력 불이익이나 동료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한 부담감은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퇴사를 선택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재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이전보다 낮은 임금의 비정규직이나 시간제 일자리로 내몰리는 '하향 이동' 현상도 심각하다.
이러한 경력단절은 국가 경제에 미치는 타격도 크다.
여러 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여성 경력단절로 인한 고용 손실 규모는 135만 명에 달하며 이에 따른 근로소득 손실액은 연간 44조 1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공식 집계되었다.
이는 2023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를 넘어서는 막대한 비용으로, 저출산 문제와 맞물려 국가의 잠재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갉아먹고 있다.
[KBR Insight]
2024년 고용률이 0.7%p 상승한 것은 의미가 있지만, M자 곡선의 패턴이 그대로라는 점은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제는 단순한 고용률 숫자보다 고용의 질과 지속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북유럽 복지 선진국인 스웨덴처럼 남성 육아휴직을 실질적으로 의무화하고, 독일처럼 노동시간을 단축해도 불이익이 없는 양질의 유연근무 모델을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과감한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겠다.
3. 확산되는 변화, 그러나 속도는?
가족친화경영,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
과거 대기업 중심으로 시행되던 유연근무, 재택근무, 사내 어린이집 운영 등의 가족친화경영이 최근에는 중견 및 중소기업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정부의 가족친화인증기업 지원 확대와 ESG 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맞물린 결과다.
특히, 경력이 단절된 여성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리턴십(Returnship)'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이 늘고 있으며, 직무 재교육과 조직 적응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정부 역시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의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단순 취업 알선을 넘어, 고부가가치 직업 훈련 과정을 신설하고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여성 일자리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24년에는 새일센터를 통한 재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재취업 시장의 일자리가 여전히 저임금·단기 계약직에 편중되어 있다는 한계는 명확하다. 경력단절 이전의 숙련도와 전문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은 여성들의 재취업 의지를 꺾고, 국가적으로는 인적 자원의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4. 향후 전망 및 시사점: G7 수준으로 가기 위한 핵심 과제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패러다임의 전환
한국이 여성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고 G7 수준의 여성 고용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더 과감하고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공적 돌봄 시스템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GDP 대비 가족 정책 지출 비중을 현재 1%대 중반에서 G7 평균인 2.2% 이상으로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과 더불어, 초등학생을 위한 전일제 돌봄 시스템을 완비하여 초등 돌봄 절벽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
둘째, 남성의 육아 참여를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로 만드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북유럽 복지국가인 스웨덴의 '아빠 육아휴직 할당제'처럼,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화하고 사용 시 소득대체율을 현실화하는 등 강력한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노동시장 유연성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독일과 네덜란드처럼 단순히 근무 시간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임금과 승진 등에서 차별이 없는 양질의 시간제·선택제 일자리를 제도적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결론적으로, 여성 고용률 0.7%p 상승이라는 미미한 진전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44조 원대의 경제적 손실과 저출산이라는 국가적 위기 앞에서,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다.
사회 전체가 힘을 모아 유리천장과 M자 곡선의 견고한 벽을 허물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고질적인 사회 구조 문제로 발생하는 여성의 경력단절이 개인에게 깊은 좌절감과 막막함을 안겨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https://epzvqcvbpcduaglyoici.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news-images/legacy-cgi/2025/10/09/1760014750_5312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