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을사년(乙巳年) 추석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풍성한 한가위를 기대하는 마음 한편에는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역대급 규모의 성수품 공급과 대대적인 할인 지원에 나서며 총력 대응을 펼치고 있지만, 품목별 가격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유통 채널별로도 등락이 달라 소비자들의 현명한 장보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특히 올해는 여름철 폭염과 국지성 호우 등 변덕스러운 날씨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가격 변동성이 커져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코리아비즈니스리뷰 KBR경영연구소는 추석을 앞두고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최신 조사 결과와 각종 통계 데이터를 심층 분석하여, 소비자들이 가장 합리적으로 차례상을 준비할 수 있는 방안과 함께 올해 추석 장바구니 물가의 정확한 동향과 주요 원인, 그리고 정부 대책의 실효성을 집중적으로 진단한다.
유통 채널별 '희비' 엇갈린 물가
2025년 추석 차례상 비용은 유통 채널별로 복합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서울 시내 전통시장 16곳, 대형마트 8곳, 가락몰의 성수품 36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일부 유통 채널에서는 비용이 감소하며 물가 안정 정책의 효과가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대형마트의 4인 가족 기준 구매비용은 평균 274,321원으로 전년 대비 5.0% 하락했으며, 전통시장은 236,723원으로 1.7%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가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해 21대 성수품 공급을 평시 대비 1.6배까지 확대하고,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지원을 강화한 정책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가장 저렴하게 장을 볼 수 있는 가락몰의 경우, 구매비용이 215,940원으로 여전히 가격 경쟁력이 가장 높았으나 전년보다는 3.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모든 유통 채널에서 물가가 하락한 것은 아님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이처럼 전체적인 안정세 속에서도 채널별, 품목별 온도 차가 뚜렷한 것이 올해 추석 물가의 핵심 특징이다.
기상 여건과 수급 불균형이 가른 '가격 희비'
올해 추석 물가의 품목별 편차는 '날씨'와 '수급'이라는 두 가지 핵심 변수에 의해 결정되었다.
우선, 가격이 크게 하락한 품목은 채소류다. 여름철 기상 여건이 양호했던 무(-47%), 양파(-18%), 배추(-14%) 등은 출하량이 늘면서 가격이 급락해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었다. 쌀 역시 풍작의 영향으로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했다.
반면, 대표적인 명절 과일인 사과와 배는 여름철 폭염과 잦은 비로 인해 대과(大果) 생산량이 줄고 전반적인 작황이 부진하면서 가격 강세가 이어졌다. 샤인머스캣 등 일부 대체 과일의 공급이 원활했지만, 제수용으로 쓰이는 최상급 사과와 배의 가격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축산물 가격은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우는 사육 두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도축 물량이 줄어든 탓에 가격이 높게 형성되었고, 돼지고기 역시 사육 두수 감소의 영향으로 평년 대비 높은 시세를 보였다.
수산물 중에서는 참조기가 여름철 어획량 감소로 가격이 다소 올랐으나, 명태는 수급이 안정적이며, 전반적인 수산물 공급은 원활할 것으로 예상된다.
[KBR Insight]
2025년 추석 물가는 정부의 단기적인 시장 개입이 총량적 안정에 기여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동시에 기후 변화가 특정 품목의 생산 불안정성을 얼마나 심화시키는지를 여실히 드러낸 사례이기도 하다. 단기적인 공급 확대와 할인 정책을 넘어, 장기적으로는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스마트 농업 기술 보급과 선진화된 유통 구조를 통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가성비'와 '프리미엄' 투트랙 전략
이러한 소비 시장의 변화에 맞춰 유통업계는 발 빠르게 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은 정부의 할인 지원 정책에 발맞춰 자체적인 대규모 할인 행사를 기획하고, 5만 원 미만의 '가성비' 선물세트 물량을 대폭 늘려 알뜰 소비족 공략에 나섰다. 특히 정부가 지원하는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을 통해 특정 품목에 한해 최대 30~50%에 이르는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반면, 백화점 업계는 한우, 굴비 등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세트 라인업을 강화하며 VVIP 고객 및 법인 고객 수요를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지출 부담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명절에는 격식을 차리려는 소비 심리와 기업들의 접대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성수품 공급 확대 외에도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 공공배달앱 소비쿠폰 지급 등 내수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지원책을 함께 시행하며 소비 심리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마트 소비'가 명절 부담 덜어줄 것
시장 분석에 따르면, 가격 강세를 보이는 일부 축산물과 과일 품목은 추석 연휴 직전까지 높은 시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특정 구매 채널만 고집하기보다는 품목별 가격을 꼼꼼히 비교하고, 정부와 유통업체가 제공하는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스마트 소비' 전략이 필요하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올해도 가장 저렴하게 차례상을 준비할 수 있는 곳은 가락몰(215,940원)이다. 이는 대형마트(274,321원)보다 21.3%, 전통시장(236,723원)보다 8.8% 저렴한 수준이다. 품목별 강점을 살펴보면, 전통시장은 과일, 채소, 임산물에서, 대형마트는 쌀과 가공식품 등 공산품에서 가격 경쟁력이 있었다.
따라서 채소나 수산물 등은 전통시장이나 가락몰을 이용하고, 공산품은 대형마트의 할인 행사를 활용하는 등 품목에 따라 구매처를 달리하는 것이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정부가 지원하는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를 활용하면 전통시장 이용 시 구매 금액의 일부를 돌려받아 추가적인 할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결론적으로 2025년 추석 장바구니 물가는 정부의 총력 대응으로 일부 품목과 채널에서 안정세를 찾았으나, 기후와 수급이라는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여전히 불안정성을 내포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발표되는 물가 지수 이면에 숨겨진 품목별, 채널별 가격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제공되는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여 실속 있는 명절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추석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와 유통업계의 노력 속에서, 소비자들이 명절 상차림을 위해 신선식품을 신중하게 고르고 있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https://epzvqcvbpcduaglyoici.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news-images/legacy-cgi/2025/10/03/1759489465_46118.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