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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치킨의 슈링크플레이션 논란, 노랑통닭이 정반대 전략으로 얻은 것

최근 한국의 치킨 시장은 단순한 먹거리 논쟁을 넘어,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 기업의 경영적 선택 이 고객과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 연구의 장이 되었다. 시장의 두 축인 교촌치킨 과 노랑통닭 이 원가 상승이라는 동일한 위기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반대의 전략을 택하면서 그 결과 또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박찬호 기자입력 2025년 9월 29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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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각의 치킨, 서로 다른 선택이 드러낸 경영의 본질.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한 조각의 치킨, 서로 다른 선택이 드러낸 경영의 본질.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최근 한국의 치킨 시장은 단순한 먹거리 논쟁을 넘어,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 기업의 경영적 선택 이 고객과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 연구의 장이 되었다. 시장의 두 축인 교촌치킨 과 노랑통닭 이 원가 상승이라는 동일한 위기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반대의 전략을 택하면서 그 결과 또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최근 한국의 치킨 시장은 단순한 먹거리 논쟁을 넘어,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 기업의 경영적 선택이 고객과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 연구의 장이 되었다.

시장의 두 축인 교촌치킨노랑통닭이 원가 상승이라는 동일한 위기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반대의 전략을 택하면서 그 결과 또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는 고물가와 원자재 가격 폭등의 시대에 모든 기업이 고민해야 할 '손실 관리'와 '고객 신뢰'의 본질을 깊이 있게 통찰하게 한다.

먼저, 치킨업계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굳건히 지켜왔던 교촌치킨의 행보부터 살펴보자.

교촌치킨은 2025년 9월, 순살치킨 메뉴의 조리 전 중량을 기존 700g에서 500g으로 약 30% 줄이는 결정을 단행했다. 이는 단순히 양을 줄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기존에 순살 메뉴에 닭다리살 100%만을 사용하던 정책을 바꿔, 단가가 낮은 닭가슴살이나 안심 부위를 일부 혼합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교촌치킨은 고물가 시대에 '가격 인상 없이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과 소비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공식적으로는 가격 동결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일부 메뉴의 가격이 1,000원에서 2,000원가량 인상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소비자들은 양은 줄고 품질도 낮아졌는데 가격은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올랐다며, '꼼수 인상'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라는 용어가 교촌치킨을 상징하는 단어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결정은 단기적인 원가 절감 효과를 가져왔을지 모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고객과의 신뢰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손실 회피(Loss Aversion)' 이론은 이를 명확하게 설명한다.

사람들은 이득을 얻을 때보다 손실을 볼 때 훨씬 더 큰 고통을 느낀다. 교촌치킨의 사례에서 소비자들은 동일한 가격에 더 적은 양과 낮은 품질의 제품을 받게 되면서 명백한 '손실'을 경험했다고 느꼈다. 특히, 고가 정책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했던 교촌치킨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은 더욱 컸다. 그 기대가 무너졌을 때, 소비자들의 실망감과 배신감은 증폭되었고, 이는 단순히 제품 불만을 넘어 브랜드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으로 이어졌다.

정면 승부의 경영: ‘역발상’으로 신뢰를 구축하다


교촌의 논란이 뜨거워지던 와중에, 노랑통닭은 정반대의 경영적 선택을 감행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노랑통닭 역시 올해 5월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닭고기 수급 문제 때문에 일시적으로 순살 메뉴에 닭안심 등 부위를 혼합하여 사용한 바 있다. 즉, 노랑통닭 또한 한때는 부위 혼합을 했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러나 노랑통닭은 고객들의 부정적인 피드백을 즉각 수용하고, 품질과 맛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렸다.

노랑통닭은 고객 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9월 17일부터 전국 모든 매장에서 순살 메뉴 전 품목에 닭다리살 100% 사용으로의 복귀를 전격 선언했다. 이는 단순히 제품 품질을 되돌리는 것을 넘어, '우리의 핵심 가치는 고객 만족'이라는 강력한 경영 철학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행위였다.

노랑통닭은 공식 발표를 통해 "고객 만족도 향상과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결정임을 강조했다. 이처럼 노랑통닭의 결정은 원가 상승이라는 현실적인 경영 부담을 감수하고 고객 중심의 가치를 택하겠다는 명확한 시그널을 시장에 보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결정이 단기적인 수익성 악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지만, 노랑통닭은 이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투자로 판단했다.

이러한 역발상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주었고, 이는 곧 강력한 고객 충성도로 이어졌다.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브랜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며,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브랜드의 팬이 된다. 이러한 팬덤은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옹호하고 홍보하는 강력한 마케팅 효과를 창출한다.

노랑통닭은 위기를 오히려 브랜드 가치를 재정립하는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이는 단기적인 손익 계산을 넘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는 경영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원가 절감이라는 쉬운 길 대신, 품질과 신뢰를 지키는 어려운 길을 선택함으로써 노랑통닭은 시장에서 독보적인 '프리미엄' 이미지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경영의 본질: 고통을 관리하는 리더십의 역할과 지속가능성


교촌치킨과 노랑통닭의 사례는 모든 경영자가 직면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의 핵심 가치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

교촌은 원가 상승이라는'손실'의 고통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우회적인 방법을 택했다. 이로 인해 단기적인 재무적 안정은 얻었을지 모르나, 장기적인 성장의 기반이 되는 고객 신뢰를 잃었다. 이러한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이탈과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라는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되며, 이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객이 떠나간 자리를 메우기 위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야 할 수도 있다.

반면, 노랑통닭은 원가 상승이라는 고통을 스스로 감내하는 정면 승부를 선택했고, 이를 통해 고객 신뢰와 브랜드 가치를 동시에 높였다.

노랑통닭의 사례는 고객과의 신뢰가 단순한 경영 목표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자산임을 증명한다.

이러한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강력한 고객 충성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경쟁사와의 차별성을 확고히 하는 강력한 경쟁 우위가 된다. 고객이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지지하는 팬덤이 형성되면, 이는 기업에게 가장 든든한 방패이자 지속적인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결국, 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단순히 비용을 절감하는 기술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선택을 내릴 수 있는 경영자의 용기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능력이다. 투명성진정성을 바탕으로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기업만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살아남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두 기업의 상반된 행보는 향후 치킨업계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의 경영자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단기적 이익을 위한 편법은 결국 더 큰 손실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기업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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