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Business Review
Korea Business Review

issue-briefing

굴욕과 시험대에 선 인도, 트럼프發 무역·안보 위기 어떻게 극복할까?

트럼프발 무역·안보 위기, 인도는 어떻게 대응할까? 모욕감과 옹호, 그리고 중대한 시험을 동시에 겪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현재 인도가 바로 그러한 딜레마에 처해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인도-파키스탄 분쟁 이후 파키스탄을 포용하고, 심지어 중국보다

박찬호 기자입력 2025년 8월 29일수정 2026년 5월 26일
Share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이유로 미국으로부터 50%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받은 인도. 모디 정부가 겪고 있는 외교적 딜레마와 경제적 시험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이유로 미국으로부터 50%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받은 인도. 모디 정부가 겪고 있는 외교적 딜레마와 경제적 시험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트럼프발 무역·안보 위기, 인도는 어떻게 대응할까?


모욕감과 옹호, 그리고 중대한 시험을 동시에 겪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현재 인도가 바로 그러한 딜레마에 처해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인도-파키스탄 분쟁 이후 파키스탄을 포용하고, 심지어 중국보다 더 높은 관세를 인도에 부과하며 25년간 이어온 외교 관계를 뒤흔들었다.

트럼프의 이러한 행동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다섯 번째로 큰 경제 대국인 인도가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이유로 인도에 50%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인도 관계는 급격히 냉각됐다.

이는 상호 관세 25%에 러시아 원유 구매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 25%를 더한 것으로, 사실상 최고 수준의 관세다. 인도 정부와 국민들은 이에 대해 강한 반발심을 드러내고 있으며, 특히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를 네 차례나 거부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도는 경제적 손실과 함께 외교적 위기에 직면했다.전문가들은 이번 관세 폭탄으로 인해 인도의 GDP가 약 0.6% 포인트(23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인도는 탄탄한 내수 경제를 바탕으로 버틸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인도의 GDP 중 60% 이상이 내수 소비에서 창출되기 때문이다.

인도는 이번 사태에 브릭스(BRICS) 국가들과 연대하고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등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발(發) 관세 폭탄의 배경과 인도의 대응 전략


미국과 인도는 과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협력 관계를 강화해왔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을 통해 양국 간 협력은 공고해지는 듯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재집권 이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트럼프는 자신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거래 중심적인 외교 스타일을 바탕으로 동맹국에게도 무차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인도에 대한 50% 관세 부과는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1. 트럼프의 관세 폭탄, 왜 인도인가?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문제 삼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러시아로부터 원유 수입을 늘렸고, 이를 정제해 유럽과 아시아에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취해왔다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다. 인도는 이에 대해 국제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반박하며, 트럼프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2. 모디 총리의 ‘전화 거부’가 의미하는 것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트럼프의 전화를 거부한 것은 단순한 감정적 대응을 넘어선 전략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는 "인도의 이익에 대해선 결코 타협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 덕분에 인도-파키스탄 분쟁이 중단되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인도가 모욕감을 느낀 것이 이러한 단호한 태도의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인도는 그동안 비동맹주의전략적 자율성을 기조로 실용주의 외교를 펼쳐왔다. 이번 사태를 통해 인도는 다시 한번 독자적인 노선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흔들리는 인도-태평양 동맹과 인도의 새로운 연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미국이 구상해온 인도-태평양 동맹에 큰 균열을 내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를 핵심 파트너로 삼아왔으나, 이번 무역 분쟁으로 인해 양국 관계는 위기를 맞았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인도에 손을 내밀고 있다. 특히 모디 총리가 미국과의 갈등 속에서 오는 31일 중국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주목할 만한 행보다. 이는 미국과의 갈등을 고조시키는 동시에 중국과의 긴장을 완화하려는 다차원적 외교 전략으로 풀이된다.

1. 브릭스(BRICS)와 'RIC' 연대 강화

인도는 미국에 맞서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브릭스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러시아, 인도, 중국을 일컫는 ‘RIC(Russia-India-China)’ 연대가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국제 정세에 큰 변화를 예고한다. 이러한 연대는 미국에 대한 공동 대응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인도-태평양 안보 질서 등 세계 곳곳의 현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 국방력 강화와 '메이크 인 인디아'

인도는 외교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방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키스탄, 중국과의 국경 분쟁에 대응해 지속적으로 국방비를 증액하고 있으며,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프로그램을 통해 무기 국산화를 도모하고 있다. 인도는 무기 수입 규모가 세계에서 가장 큰 국가 중 하나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주국방을 통해 외부 압력에 흔들리지 않는 군사력을 확보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인도 경제의 미래, 내수와 기술 혁신에 달렸다


미국의 관세 폭탄은 인도의 수출에 타격을 입힐 수 있지만, 인도 경제는 내수 시장의 잠재력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는 14억 인구 중 3억 이상의 중산층을 보유한 거대한 소비 시장이다. 또한, 제조업 육성과 정보통신(IT) 산업 등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인도 정부는 경제 특구(SEZ)를 통해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으며, 인프라 확충행정 투명성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인사이트 박스]

한국 기업들의 인도 시장 진출 전략 대한민국의 기업들은 인도의 이러한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인도의 탄탄한 내수 시장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정부의 보호주의 정책복잡한 행정 절차라는 도전 과제도 안고 있다. 인도 진출을 고려하는 기업들은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 및 제조 기반을 구축하는 ‘메이크 인 인디아’ 전략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또한, 인도의 IT 강점을 활용한 기술 협력과 현지 맞춤형 비즈니스 모델 개발도 중요한 성공 요인이 될 것이다.



결론: 인도의 시험대와 새로운 외교 지형


트럼프발 무역 및 외교 위기는 인도를 중대한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인도는 이에 굴복하지 않고, 전략적 자율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외교 지형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브릭스RIC 연대를 강화하고, 국방력을 키우는 것은 인도가 더 이상 어느 한쪽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강대국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인도의 이러한 행보는 향후 국제 정치 및 경제 질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가 과연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영연구 및 사례분석 연구 : KBR경영연구소 · 저작권자 © 코리아비즈니스리뷰(Korea Business Review).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