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이다.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이 기업 경영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선진국의 많은 기업들은 RE100을 단순한 사회적 책임 활동을 넘어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는 중요한 전략으로 인식한다. 특히 애플, 구글, BMW,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글로벌 선두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공급망 전체에 걸쳐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면서, 관련 기업들에게는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2024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430개 이상의 기업이 RE100에 가입했으며, 이들은 주로 자가발전,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구매, 전력구매계약(PPA) 등의 이행 수단을 활용하여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진국 기업들의 RE100 추진 배경 및 동향
최근 몇 년간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면서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가속화되었고, 이러한 흐름 속에서 RE100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로 자리 잡았다.
초기에는 미국과 유럽 기업들의 참여가 주를 이루었지만, 2020년 이후 아시아 기업들의 참여가 급증하며 RE100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캠페인이 되었다. 2024년 기준으로 미국, 일본, 영국, 한국, 대만, 독일 순으로 참여도가 높으며, 특히 제조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참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기업들의 RE100 이행은 단순히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차원을 넘어 직접적인 수출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BMW와 볼보 같은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 부품사에 RE100 이행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실제 계약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무역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제조 수출 기업 중 16.9%가 이미 바이어나 공급망 원청업체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를 받고 있으며, 이 중 41.7%는 조만간 재생에너지 사용을 의무화할 것이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해 RE100을 실천하는 기업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진.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RE100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주요 원인
선진국 기업들이 RE100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주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같은 무역 규제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가 확산되면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었다.
둘째, 소비자 인식 변화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친환경적 이미지를 가진 기업의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고, 따라서 RE100은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소비자 충성도를 확보하는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되었다.
셋째, 투자자의 요구이다. ESG 경영이 확산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기업의 환경적 책임 이행 여부를 투자 결정의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
선진국 기업들은 RE100 이행을 위해 다양한 수단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데, 이 중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구매, 전력구매계약(PPA), 그리고 자가발전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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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구매: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로부터 생산을 증명하는 인증서를 구매하여 RE100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이다. 가장 손쉽고 빠르게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추가적인 발전 설비 유도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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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구매계약(PPA):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와 장기 계약을 통해 전력을 직접 구매하는 방식이다. PPA는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추가적인 발전 설비를 유도할 수 있어 '추가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2016년 약 14%에 불과했던 PPA 조달 비중은 2021년 약 35%로 크게 증가했으며, 이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 하락과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반영한다. 특히 애플과 구글 같은 기술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모량을 충당하기 위해 대규모 PPA 계약을 적극적으로 체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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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발전: 기업이 직접 사업장 내에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구축하여 전력을 생산하고 사용하는 방식이다. 설비 구축에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며, 탄소 배출량 저감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기업들도 자가발전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업 전략 사례
선진국 기업들은 RE100 이행을 위해 단순한 재생에너지 구매를 넘어, 혁신적인 전략을 구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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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애플은 2018년에 이미 전 세계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목표를 달성했다. 애플의 다음 목표는 2030년까지 제조 공급망 전체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협력사들에게 재생에너지 사용을 의무화하고 '클린 에너지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사들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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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gle: 구글은 2017년부터 탄소중립을 달성했으며, RE100 캠페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구글은 재생에너지 발전소에 직접 투자하거나 장기 PPA 계약을 통해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고 있는데, 특히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이에 맞춰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조절하는 AI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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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자동차 산업은 RE100의 핵심 분야 중 하나다. BMW는 2020년 말까지 전 세계 모든 생산 공장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배터리 셀 생산 공정에서도 재생에너지를 의무화하여, 공급망 전체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고,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KBR Insight
RE100은 이제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제조기업은 물론 금융, IT, 서비스 등 다양한 업종에서 RE100 가입이 확대되는 추세다. 기업의 RE100 이행은 중요한 경쟁력 요소로 작용하며, 공급망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위험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다만, RE100만이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유일한 요소는 아니다. 실제 경쟁력은 제품의 성능, 가격, 혁신 등과 복합적으로 결정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내 기업들은 선진국 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제도적 지원을 통해 재생에너지 조달의 어려움을 해소해야 한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선진국 기업들의 RE100 추진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국제적인 공감대가 확산되고 탄소 감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RE100은 기업 경영의 필수 조건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하지만 RE100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서는 여러 과제가 남아 있다.
첫째, 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다. 특정 지역에 편중된 재생에너지 발전원과 부족한 전력망 인프라는 RE100 이행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둘째, 재생에너지 조달 비용 문제다. 한국과 같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낮고 가격이 높은 국가에서는 기업들이 RE100을 달성하기 위한 비용 부담이 크다.
셋째, 정책적 지원이다. 정부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손쉽게 조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PPA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재생에너지 설비 구축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선진국 기업들은 이미 RE100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투자로 인식하고 있다. 이들은 자가발전, PPA, REC 구매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여 목표를 달성하고 있으며, 공급망 전체의 탄소중립을 유도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 역시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RE100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을 마련함으로써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