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화 정책의 중대 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의장 교체 신호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 교체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인물 교체를 넘어 향후 미국의 경제 정책 방향, 특히 통화 정책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의 금리 인상 기조를 꾸준히 비판해 왔으며, 그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자신의 경제 철학에 부합하는 인물을 연준의 수장으로 앉히고자 하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전 세계 금융 시장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두 명의 케빈"인 케빈 해셋과 케빈 워시를 유력 후보로 언급했다. 그러나 이후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강력한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제임스 불라드와 마크 서머린 등이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통령이 특정 인물들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시장의 반응을 살피고, 동시에 물밑에서는 보다 광범위한 인물들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연준 의장 자리를 둘러싼 예측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각 후보가 지닌 정책적 성향과 배경을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두 명의 케빈, 트럼프의 ‘경제 책사’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케빈 해셋과 케빈 워시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과 깊은 관련이 있는 인물들이다.
1. 케빈 해셋 (Kevin Hassett): 트럼프의 충직한 경제 자문
케빈 해셋은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ouncil of Economic Advisers) 의장을 역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설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공화당 주요 인사들의 경제 자문을 맡아온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과 보호무역 기조를 적극적으로 지지해 왔다. 팬데믹 기간에는 백악관으로 복귀하여 코로나19 관련 경제 예측 모델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이 예측이 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의 저서 『다우존스 36,000』은 다소 논쟁적인 경제 전망으로 경제학계의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그의 경제 철학은 대체로 감세와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는 공급 중심의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자신의 경제 정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2. 케빈 워시 (Kevin Warsh): 월스트리트와 연준을 꿰뚫는 전문가
케빈 워시는 연준 이사회 이사로 재직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벤 버냉키 의장의 최측근으로서 위기 대응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모건스탠리에서 인수합병 전문가로 경력을 시작했으며,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경제 보좌관을 거치며 월스트리트와 워싱턴 간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연준을 떠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통화 정책에 대한 의견을 피력해 왔으며, 특히 파월 의장의 인플레이션 대응을 비판하며 '정책의 정권교체(regime change)'를 주장해 트럼프 대통령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동향에 밝고 연준 내부 사정에 정통하다는 점은 그의 강력한 장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파월 의장을 지명하기 전에도 워시를 유력 후보로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져, 그의 재부상이 주목받고 있다.
떠오르는 다크호스, 크리스토퍼 월러
최근 가장 주목받는 후보는 현재 연준 이사로 재직 중인 크리스토퍼 월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두 명의 케빈"을 언급한 이후,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월러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사이에서 가장 선호되는 인물로 급부상했다.
1. 크리스토퍼 월러 (Christopher Waller): 연준 내부의 반대파
월러는 2020년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연준 이사로 지명되었으며, 당시 48대 47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상원 인준을 통과했다. 이는 그가 연준 내부에서 다소 이례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지난 7월, 미셸 보우먼 이사와 함께 연준의 금리 동결 결정에 반대하며 금리 인하를 주장한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과 일치한다. 이는 30여 년 만에 연준 이사회에서 두 명의 이사가 동시에 반대 의견을 낸 사례로 기록되어 그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켰다.
월러는 2009년부터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며 탄탄한 학문적 배경과 함께 연준 시스템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추고 있다. 그의 정책적 성향은 경제 지표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선제적인 금리 조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그는 ‘파월의 보수적 접근’과 대비되는 인물로 평가된다.
숨겨진 후보군, 불라드와 서머린
트럼프 행정부의 연준 의장 후보군에는 ‘두 명의 케빈’과 월러 외에도 몇몇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약 10명의 후보 목록을 작성했으며, 이 목록에 제임스 불라드와 마크 서머린 등이 포함되었다고 보도했다.
1. 제임스 불라드 (James Bullard): 연준의 정책 신호기
제임스 불라드는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15년간 역임하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에서 주요 정책 신호기로 여겨져 왔다. 그는 현재 퍼듀 대학교 경영대학원 학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종종 경제 뉴스 해설자로 등장한다.
불라드는 과거 연준 의장직에 대한 관심이 있음을 피력했으며, 2019년 월러 이사를 연준에 추천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정책 성향은 시장의 기대를 선제적으로 읽고, 인플레이션보다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와 맥을 같이할 수 있다.
2. 마크 서머린 (Marc Sumerlin): 부시 행정부의 경제 브레인
마크 서머린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가경제위원회(National Economic Council) 부국장을 지냈으며, 2013년 컨설팅 회사를 설립하여 경제 자문 활동을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현 스콧 베슨트 재무장관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최근 통화 정책 견해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과거 이력으로 미루어 보아 공화당의 전통적인 경제 정책에 부합하는 인물로 해석된다.
KBR Insight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의장 교체 움직임은 단순한 정치적 견해 표명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2024년 미국 대선 이후 경제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는 전조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전통적인 관행을 넘어서서, 자신의 경제 목표인 저금리 및 경제 성장 촉진에 부합하는 인사를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기조는 제롬 파월 의장 임명 당시의 실망감과 통화 정책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러한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트럼프의 경제 정책 기조에 동조하거나, 최소한 비판적이지 않은 인물들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월러 이사처럼 현 연준 이사회 내부에서 파월 의장의 정책에 반대 의견을 낸 인물을 주목하는 것은, 향후 연준 내부의 통화 정책 방향을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대로 전환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는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높이는 동시에, 연준의 독립성 침해에 대한 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시사점
트럼프 행정부의 차기 연준 의장 인선은 국내외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여러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첫째,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 증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인선 의지는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정책 예측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이는 금융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기업들은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재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환율 변동성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둘째, 금리 인하 기대감 확산. 트럼프 행정부가 지명하는 연준 의장은 대체로 금리 인하에 우호적인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장기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수 있다는 기대를 높여, 주식 시장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부동산 및 금융 시장의 과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리스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셋째, 경제 정책 전반의 변화. 차기 연준 의장 인선은 통화 정책뿐만 아니라, 감세, 규제 완화, 보호무역주의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전반적인 경제 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사업 전략을 수정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특히 미국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한 사업 모델을 가진 기업들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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