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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시장의 뜨거운 감자, 인텔 ‘가우디 3’…엔비디아 독주 막을까

왕좌에서 내려온 인텔, 20년간의 하락세가 남긴 교훈은? 수십 년간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인텔이 흔들리고 있다. PC 시장의 성장을 이끌며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라는 강력한 브랜드로 세계인의 뇌리에 박혔던 인텔은 이제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힘겨운 재기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김민경 기자입력 2025년 8월 11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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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무어의 법칙을 기반으로 PC 시대의 혁신을 이끌며 반도체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오판과 공정 기술 지연으로 인해 AMD, 엔비디아 등 경쟁자에게 시장을 잠식당하며 위기를 맞았다.[이미지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인텔은 무어의 법칙을 기반으로 PC 시대의 혁신을 이끌며 반도체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오판과 공정 기술 지연으로 인해 AMD, 엔비디아 등 경쟁자에게 시장을 잠식당하며 위기를 맞았다.[이미지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DB]

왕좌에서 내려온 인텔, 20년간의 하락세가 남긴 교훈은?


수십 년간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인텔이 흔들리고 있다. PC 시장의 성장을 이끌며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라는 강력한 브랜드로 세계인의 뇌리에 박혔던 인텔은 이제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힘겨운 재기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인텔의 경쟁력 하락은 단순한 시장 점유율 감소를 넘어, 기술 리더십 상실과 경영 전략 실패라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사 AMD와 엔비디아의 약진, 모바일 시대에 대한 오판, 그리고 인공지능(AI) 혁명의 파고를 넘지 못한 채 잃어버린 20년의 고배를 마셨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 KBR Global Radar에서는 인텔의 쇠락 원인을 심층 분석하고, 기업들이 급변하는 기술 패러다임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어떤 통찰력을 가져야 하는지 논해본다.

무어의 법칙을 잊은 인텔, 기술 혁신 지연이 낳은 치명타


인텔의 쇠락을 논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바로 제조 공정 기술의 지연이다.

인텔의 공동 창업자인 고든 무어가 제창한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칩에 집적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 수가 2년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는 경험적 관찰을 토대로 한 반도체 산업의 발전 법칙이었다.

인텔은 이 법칙을 충실히 따르며 기술 우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2017년 계획되었던 10nm(나노미터) 공정 양산이 공식적으로 2019년 이후로 연기되며 2년 이상 지연되었고, 이는 인텔의 최신 공정 도입이 경쟁사보다 늦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지연이 인텔의 경쟁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경쟁사 TSMC와 삼성전자는 7nm, 5nm, 그리고 3nm 공정으로 빠르게 전환하며 인텔을 앞질렀다. 특히, AMD는 TSMC의 첨단 공정을 활용한 '라이젠(Ryzen)' 프로세서를 선보이며 PC와 서버 CPU 시장에서 인텔의 점유율을 맹렬히 잠식해 나갔다. 2024년 4분기 기준 AMD의 데스크톱 CPU 점유율은 27.1%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7.4% 증가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단순히 신제품 출시의 지연을 넘어, 인텔이 반도체 제국의 위상을 지탱했던 핵심 기술 리더십을 상실했다는 신호로 해석되었다.


[KBR Insight]

경영 컨설턴트들은 "인텔의 기술 혁신 지연은 단순히 공정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내부 의사결정 구조의 경직성과 관료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과거 인텔의 성공 방정식이었던 IDM(종합반도체기업) 모델이 오히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한 민첩한 대응을 가로막았다는 분석이다. 팻 겔싱어 전 CEO가 취임 후 "인텔은 공장 기반이 불필요하게 분산되고 활용도가 떨어졌다"고 고백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모바일 혁명과 AI 시대에 대한 오판


인텔의 쇠퇴를 가속화한 또 다른 요인은 바로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지 못한 오판이다.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이 등장하며 모바일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을 때, 인텔은 이 시장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PC 중심의 x86 아키텍처에 집착했다.

당시 애플이 아이폰용 칩 생산을 위해 인텔에 협력을 요청했지만, 인텔은 이를 거절했다. 결과적으로 애플은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자체 칩을 개발했고, 이는 스마트폰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인텔의 오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애플은 2020년 맥(Mac) 컴퓨터에 '애플 실리콘(Apple Silicon)'이라 불리는 자체 ARM 기반 칩을 탑재하며 PC 시장에서도 인텔 칩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이로써 인텔은 PC 시장의 핵심 고객사였던 애플을 잃게 되었고, PC와 서버 시장을 독점해 온 x86 아키텍처의 절대적 지위 또한 위협받게 되었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x86 기반의 CPU 점유율이 2023년 68%에서 2026년 60%로 떨어지는 반면, 같은 기간 ARM 기반 칩의 점유율은 15%에서 25.3%로 급등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최근의 인공지능(AI) 혁명 또한 인텔에게는 또 다른 시련으로 다가왔다. AI 시대의 핵심 기술인 GPU 시장을 엔비디아가 독점하면서, 인텔은 AI 가속 칩 분야에서 후발주자로 전락했다.

인텔의 AI 반도체 칩 '가우디' 시리즈는 엔비디아의 아성을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2025년 2분기 인텔 DCAI(데이터센터 및 AI) 사업부는 전년 대비 8% 매출 증가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기술 개선을 이루며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엔비디아와 시장 지배력 격차는 현저하게 유지되고 있다.

경쟁사들의 맹추격, AMD와 엔비디아의 약진


인텔의 하락세는 경쟁사들의 약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과거 인텔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AMD는 리사 수(Lisa Su) CEO의 지휘 아래 TSMC의 첨단 공정을 활용, 강력한 성능의 '라이젠(Ryzen)'과 서버용 '에픽(EPYC)' 프로세서를 연이어 출시하며 인텔의 아성에 도전했다. 특히, AMD의 EPYC 프로세서는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인텔의 '제온(Xeon)' 프로세서의 점유율을 빠르게 빼앗아 오며 인텔의 핵심 수익원을 위협했다.

엔비디아는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GPU 시장의 절대 강자로 떠올랐다. AI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GPU는 인텔이 주도해온 CPU 중심의 컴퓨팅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변화를 일찌감치 포착하고 AI 생태계를 구축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인텔은 뒤늦게 AI 가속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미 견고하게 구축된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을 넘어서기는 역부족이었다.

더 나아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서버용 CPU를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인텔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이들 기업은 ARM 기반의 칩을 통해 특정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성능과 전력 효율을 확보하고자 하며, 이는 인텔의 오랜 고객 기반을 흔들고 있다. 이러한 다각도의 경쟁 압력은 인텔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무모한 투자와 잦은 CEO 교체, 흔들리는 리더십


인텔의 하락세는 경영진의 잦은 교체와 전략적 방향성 상실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2018년 브라이언 크르자니치(Brian Krzanich) CEO의 퇴임 이후, 밥 스완(Bob Swan) CEO가 재임하는 동안 인텔은 기술 투자보다는 재무적 성과에만 집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밥 스완은 재무 전문가 출신으로, 인텔의 기술적 문제 해결보다는 비용 절감과 주주 가치 증대에 초점을 맞추면서 인텔의 기술 경쟁력은 더욱 약화되었다.

2021년, 인텔은 개발자 출신인 팻 겔싱어(Pat Gelsinger)를 CEO로 영입하며 'IDM 2.0' 전략을 발표, 파운드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기술 리더십 회복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 또한 막대한 비용 지출과 함께 파운드리 사업부문의 적자 심화로 이어졌다.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는 2024년에 총 18.8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2025년 3월에는 캐던스(Cadence) 출신 립부 탄(Lip-Bu Tan)이 새로운 CEO로 취임하며 반도체 업계와의 연결 강화를 꾀하는 등 리더십의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

인텔은 1만 5천 명 이상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감행하고, 정기 배당을 중단하는 등 뼈를 깎는 자구책을 내놓고 있으나, 이 모든 조치들이 인텔의 재건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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