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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디뱅킹의 덫: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여전한 은행들의 '초크포인트 3.0'

가상자산 업계에 훈풍이 불어오는 듯했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금융기관들의 ‘디뱅킹(De-banking)’ 관행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규제 당국의 압박이 완화되자 이제는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위험을 회피하며 가상자산 기업들을 고사시키는 '초크포인트 3.0'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이다.

이우리 기자입력 2025년 8월 11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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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발표와는 달리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가상자산 규제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미래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정책 발표와는 달리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가상자산 규제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미래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가상자산 업계에 훈풍이 불어오는 듯했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금융기관들의 ‘디뱅킹(De-banking)’ 관행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규제 당국의 압박이 완화되자 이제는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위험을 회피하며 가상자산 기업들을 고사시키는 '초크포인트 3.0'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암호화폐 정책이 시장에 미치는 실제 효과와 한계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가상자산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트럼프 행정부, 가상자산 규제 완화 드라이브의 명과 암


2025년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세계 암호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이행하며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합법화와 감독 프레임워크를 담은 'GENIUS Act'에 서명하고, 401K 퇴직연금의 암호화폐 투자를 허용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는 등 굵직한 정책들을 쏟아냈다.

이러한 조치들은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제도권 편입 기대감을 높이며, 비트코인 가격을 11만 7천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등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 기업들이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연방 규제기관이 주도했던 '오퍼레이션 초크포인트 2.0'이 끝났다고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이제는 금융기관들이 자체적인 판단으로 가상자산 기업에 대한 금융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거나 제한하는 '초크포인트 3.0'이 본격화된 것이다.

실제로 씨티은행, JP모건 체이스, 웰스파고 등 유수의 대형 은행들은 가상자산 기업들의 계좌를 예고 없이 폐쇄하거나, 서비스 이용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는 등의 방식으로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왜 은행들은 '디뱅킹'을 멈추지 않는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적 의지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여전히 보수적인 태도를 고수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1. 불확실한 규제 환경과 위험 회피 심리: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명확하고 통일된 법적 프레임워크가 아직 완전히 갖춰지지 않았다. 은행들은 자금세탁방지(AML)와 테러자금조달 방지(CFT)와 같은 규제 리스크를 여전히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특히, 2023년 실버게이트 은행과 시그니처 뱅크의 파산 사례는 은행들에게 가상자산 관련 사업의 위험성을 재확인시키는 트라우마로 작용했다. 새로운 규제인 GENIUS Act가 마련되었지만, 법안의 구체적인 시행 과정과 가이드라인이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보수적 행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 금융기관의 경쟁 견제 및 이익 보호: 핀테크와 가상자산 기업들이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 영역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기존 은행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일부 은행들은 가상자산 기업에 대한 계좌 데이터 접근 수수료나 자금 이체 수수료를 인상하는 등, 경쟁을 견제하고 자사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위험 관리 차원을 넘어선 시장 주도적 압박으로 해석된다.

3. 정책 효과의 시차 및 한계: 트럼프 대통령은 디뱅킹 관행을 막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법률 및 규제의 실제 시행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의미 있는 변화는 규제와 법률의 최종 문구에 달려있다"고 지적하며, 정책이 발표된 직후 시장의 실질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한다. 행정명령이 효력을 발휘하고, 금융감독 당국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실질적인 조사와 제재가 이루어져야만 은행들의 관행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KBR Insight: 가상자산 시대,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한 제언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는 분명 가상자산 산업의 제도권 편입을 가속화하는 긍정적인 신호이다. 그러나 '디뱅킹' 문제가 보여주듯, 정책의 선언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복잡한 현실이 존재한다. 가상자산 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 금융기관, 기업이 모두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 정부: 규제와 혁신의 균형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투자자 보호와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블록체인 기술의 혁신적인 잠재력을 억누르지 않는 명확하고 포괄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 금융기관: 가상자산을 단순히 위험한 자산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미래 금융 혁신의 중요한 한 축으로 인식해야 한다. 기술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시대 변화에 맞는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가상자산 기업: 투명성과 신뢰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부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강화하고, 전통 금융기관이 우려하는 자금세탁 등의 문제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금융 시스템에 통합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야 한다.

결론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적 의지는 가상자산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실제 변화는 구체적인 규제 시행과 시장 참여자들의 능동적인 대응에 달려 있다.

'친암호화폐 행정부'라는 낙관적인 프레임에만 머무르기보다는, 변화의 과정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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