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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본격화, 한국 산업계의 탄소중립 생존 전략은?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녹색 무역장벽, 2026년 완전 시행되는 EU CBAM은 한국 수출의 새로운 위기인가 기회인가?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이 본격화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데이터 기반의 대응 전략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민경 기자입력 2025년 7월 30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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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본격화, 한국 산업계의 탄소중립 생존 전략은?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녹색 무역장벽, 2026년 완전 시행되는 EU CBAM은 한국 수출의 새로운 위기인가 기회인가?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이 본격화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데이터 기반의 대응 전략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녹색 무역장벽, 2026년 완전 시행되는 EU CBAM은 한국 수출의 새로운 위기인가 기회인가?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이 본격화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데이터 기반의 대응 전략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며 대책을 논의하는 기업 관계자들의 모습.[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기후 위기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전 지구적 과제로 떠오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세계 각국은 강력한 환경 규제를 도입하고 있으며, 그 선봉에 선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한국 경제에 거대한 파도를 몰고 오고 있다. 이 제도는 EU의 '핏포55(Fit for 55)' 목표와 연계된 탄소 누출 방지책으로, 전환기간을 거쳐 2026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는 단순한 환경 규제를 넘어, 글로벌 무역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신호탄이자 한국 산업계가 반드시 넘어야 할 거대한 장벽으로 떠올랐다.



 

배경 및 동향: EU는 왜 CBAM 카드를 꺼내 들었나?


EU가 CBAM을 도입한 핵심적인 이유는 '탄소 누출(Carbon Leakage)' 방지에 있다. 탄소 누출이란, EU 역내 기업들이 높은 탄소 배출 비용을 피해 규제가 약한 국가로 생산시설을 이전하거나, 규제가 약한 국가의 저렴한 제품이 역내로 수입되어 EU의 탄소 감축 노력이 상쇄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EU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55% 감축하겠다는 '핏포55(Fit for 55)' 정책을 추진 중이며, CBAM은 이러한 야심 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정책 도구 중 하나이다.

CBAM의 시행 시기는 두 단계로 나뉜다. 2023년 10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는 ‘전환기간’으로, 이 기간 동안 수출기업들은 분기별로 제품별 탄소배출량을 측정하여 EU에 보고할 의무만 진다. 아직 금전적 부담은 없다. 하지만 2026년 1월 1일부터는 제도가 본격 시행되어, 각국 수출기업들이 신고한 탄소배출량에 따라 실제로 ‘CBAM 인증서’를 구매하여 EU에 납부해야 하며, 이 시점부터 실질적인 추가 비용 부담이 시작된다. 이는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품일수록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로, 실질적인 관세 효과를 낳는다.

초기 적용 품목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 6개이며, 향후 유기화학품, 플라스틱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공식 문서에도 명시되어 있어 그 파급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주요 영향: 한국 산업계, 발등에 떨어진 불


한국은 제조업 중심의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어 CBAM의 영향권에 직접적으로 놓여있다. 특히 초기 적용 품목인 철강과 알루미늄은 대(對)EU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관련 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대EU 철강 수출액은 약 43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EU와의 밀접한 교역 관계를 보여준다. 국내 철강업계는 석탄을 사용하는 고로(용광로) 방식의 생산 비중이 높아, 전기로 중심의 생산 방식을 채택한 일부 선진국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CBAM 인증서 구매 비용 증가로 이어져 가격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탄소 배출량 산정의 복잡성이다. 제품의 직접 배출뿐만 아니라, 생산에 사용된 전력 등 간접 배출까지 포함하여 정교하게 측정하고 검증받아야 한다. 이는 대형 철강사뿐만 아니라 중견·중소 협력사들에도 상당한 행정적, 재정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공급망 전체의 탄소 배출 데이터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업계 반응 및 기업 전략: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움직임


엄중한 상황 속에서 국내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분주하다. 위기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국내 대표 철강사인 포스코는 2027년까지 30만 톤급 파일럿 설비 구축을 목표로 수소환원제철(‘HyREX’) 기술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현대제철 또한 수소 기반 생산 공정 도입을 공식화했다. 이는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궁극적인 친환경 기술로,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글로벌 철강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에너지 전환 노력도 가속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36개 기업이 가입한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선언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2023년 기준 19%, SK하이닉스는 30%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달성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외에도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도입, 공정 효율화 등 ESG 경영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 역시 'CBAM 대응 기업 지원단'을 출범시키고, 배출량 산정 컨설팅 및 설비 투자 지원 등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며 기업들의 대응을 돕고 있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탄소 주권' 시대의 개막


CBAM은 EU에만 국한되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은 2022년 '청정경쟁법(CCA)'을 상정하여 유사 제도 도입을 추진 중이며, 영국 역시 EU CBAM과 유사한 제도의 초안을 공개하는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비슷한 제도가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이 '탄소'를 기준으로 재편될 것임을 예고한다.

따라서 한국 산업계는 이제 '탄소 주권'이라는 새로운 개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규제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넘어, 탄소 배출량을 정확히 측정·관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감축 전략을 수립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능동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CBAM으로 대표되는 녹색 무역장벽은 한국 경제에 분명한 위협이다. 하지만 동시에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성공적으로 대응한다면 저탄소 경제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민관이 혼연일체가 되어 '탄소'라는 새로운 무역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국가적 총력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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