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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인사평가를 시작하는 조직,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절반 이상 기업이 겪는 인사평가 딜레마, 성공의 비밀은 '역설적 사고'에 있다 인사평가 시스템 도입을 위한 데이터 분석과 성과 지표 검토 과정 모습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현실의 역설 : 완벽한 인사평가를 꿈꾸는 순간 실패한다

박찬호 기자입력 2025년 7월 16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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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인사평가를 시작하는 조직,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절반 이상 기업이 겪는 인사평가 딜레마, 성공의 비밀은 '역설적 사고'에 있다 인사평가 시스템 도입을 위한 데이터 분석과 성과 지표 검토 과정 모습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현실의 역설 : 완벽한 인사평가를 꿈꾸는 순간 실패한다

절반 이상 기업이 겪는 인사평가 딜레마, 성공의 비밀은 '역설적 사고'에 있다

 


인사평가 시스템 도입을 위한 데이터 분석과 성과 지표 검토 과정 모습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현실의 역설 : 완벽한 인사평가를 꿈꾸는 순간 실패한다

다수 직장인이 인사평가 결과에 불만을 느끼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HR 관련 기관들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0~50%가 인사평가 결과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주된 이유는 △평가자의 인맥위주 주관적 평가 △허술한 평가제도 △개선없는 같은 방식 △업무특성을 무시한 획일화 된 기준 등으로 나타난다.

이에 대해 글로벌 HR컨설팅 기업 콘페리(Korn Ferry)의 정현각 상무는 "완벽한 객관적인 평가는 없다"며 "'평가는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는 피평가자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첫 번째 역설이 등장한다. 처음 인사평가를 도입하는 조직이 가장 흔히 범하는 실수는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성공하는 조직들은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시작한다.

놀라운 현실 : 절반 이상 중소기업이 체계적 평가 제도가 없는 이유

중소벤처기업부 보고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에서 체계적인 정기 평가 제도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사업무 전담자가 없는 경우가 많고, 자체 평가 미시행 비율이 50~65%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자원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회사실정에 맞고 최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하면서도 중소기업 실정에 맞게 심플하고 간소화된 제도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많이 한다는 것인데, 이는 모순적인 것을 원하거나 잘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제도운영의 효과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정확성과 복잡성을 최대화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즉, 많은 중소기업 CEO들이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중소기업의 CEO가 본인이 회사를 만들었고 직원들을 뽑고 업무를 부여했기 때문에, 직원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와 그 결과에 대해서도 상당부분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이러한 접근법에는 한계가 있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직원들이 회사의 인사평가를 신뢰하지 못하고 평가 방식이나 제도에 불만을 표출하는 경우가 흔하다. 조직이 성장하면서 개인적 판단만으로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의 혁신 : 위계 없는 360도 평가의 힘

흥미롭게도 실리콘밸리의 일부 성공 기업들은 다른 접근을 한다.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야근을 강제로 시키지 않고, 윗사람들이 직원들이 일하는지 안 하는지 일일이 감시하지 않으면서 직원들에게서 최대한의 기여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인사평가와 보상 체계 때문이다.

그들이 주목한 방식은 "윗사람의 평가"가 아닌 "동료들의 평가"를 중심으로 하는 360도 평가다. 이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3가지 핵심 효과는 다음과 같다:

1. 공정하고 실질적인 피드백
동료들은 내 코드를 직접 보기 때문에 나에 대한 평가를 더 실무적인 측면에서 정확하고 쉽게 할 수 있다. 또한 여러 사람의 기준이 반영되기 때문에 다양한 시각이 반영된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다.

2. 정치적 활동 대신 실무 중심 문화
팀과 매니저에 상관없는 객관적 평가는 회사로 하여금 그 평가에 기반하여 승진, 해고, 연봉 인상 등 인사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3. 자율적 성장 환경
매니저는 팀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일일이 관찰하여 평가할 필요가 없다. 이는 매니저가 감시자가 아닌 코치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스타트업이 알려주는 평가의 본질

스타트업들의 접근법에서 우리는 또 다른 통찰을 얻는다. 결론부터 먼저 이야기하면 '필요하다'. 그러나 기존의 형식적인 평가 방식을 답습하는 수준이라면 '필요하지 않다'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다.

스타트업들이 발견한 핵심은 평가 주기의 혁신이다. 틀을 갖추지 않은 스타트업 초기에는 기업 목표가 변경되는 일이 무수히 많이 일어난다. 어제의 목표가 오늘은 더이상 목표가 아닌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1년 목표를 설정하고 연 단위로 평가하는 것보다, 분기 단위로 평가하는 것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이는 변화 속도가 빨라진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 모든 조직이 참고해야 할 혁신적 접근법이다.

 

 

다면평가의 현실적 효과

콘페리 등 다수 조사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다면평가 도입 조직에서 평가의 공정성 개선, 부서원 관리능력 향상, 상사의 일방적 평가 개선 등의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다면평가가 단순히 공정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서 조직 전체의 관리 역량을 개선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임직원들이 평가제도에 대해 불신하는 것은 '평가의 변별력 확보'가 없기 때문이다. 콘페리의 정현각 상무는 특정 기업 사례를 들어 "최근 5년간 기업 인사평가 결과를 조사해 보니 상·하위 고과를 받은 사람의 비율이 비슷한 경향이 있었다"며 "결국 인사평가가 회전문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들의 평가 혁신 트렌드

글로벌 기업들의 최신 트렌드도 주목할 만하다. GE는 2015년부터 기존 강제 상대평가 시스템을 폐지하고 지속적 피드백 중심으로 전환했고, Microsoft는 2013년 강제 순위평가를 폐지하여 수시 피드백 시스템으로 개편했다.

이들 기업들이 "우수직원에게도 상대평가로 낮은 등급이 부여돼 팀워크와 협업을 저해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전통적 상대 할당제를 축소하고 있는 추세다.

대신, 하위등급은 절대평가·상위등급은 상대평가를 하는 '하이브리드형 인사평가'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는 처음 인사평가를 도입하는 조직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보통 평가제도 도입 시점에서는 대체로 차등 규모를 적게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하되 직원들 의견을 반영해 적정수준을 찾아가야 하나 이러한 과정 관리가 쉽지 않아 동기부여 효과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기술적 혁신 : 캘리브레이션의 과학

현대 인사평가의 가장 큰 혁신 중 하나는 통계적 캘리브레이션이다. 평균/표준편차 일치법은 평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중심화 경향(Central Tendency Bias)과 후광 효과(Halo Effect) 같은 편향을 완화하고, 성과 점수를 공정하게 조정할 수 있는 통계적 방법이다.

실제 대기업 사례를 보면 그 효과가 명확하다. 부서 A는 비교적 관대한 평가자로 인해 평균 점수가 높았고 피평가자들의 점수가 부서 A의 평균점수 주변에 분포되어 있는 반면, 부서 B는 엄격한 평가자의 영향으로 평균 점수가 낮게 나타났고 피평가자 간의 점수 분포가 부서 A에 비해 넓게 나타났다.

이 문제를 평균/표준편차 일치법으로 해결한 결과, 각 부서의 실제 성과를 공정하게 반영할 수 있었다.

 


처음 인사평가를 시작하는 조직의 5단계 로드맵 수립을 위한 팀 워크숍 모습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처음 시작하는 조직을 위한 5단계 실전 로드맵

1단계: 현실 인정과 목적 명확화 (1-2주)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완벽한 시스템은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평가제도를 통해 조직의 문제점이 발견되고, 그 평가결과를 통해 조직의 성과를 끌어올리는 게 궁극적인 목적이라는 본질에 집중하라.

2단계: 단순함의 원칙 적용 (2-3주)

성과 평가를 처음 도입하는 기업이라면 최대한 단순하게 평가를 운영하는 것이 적절하기 때문에 3등급(초과 달성/충족/미달성)으로 구분해 시작하는 것을 권장한다.

복잡한 다등급 시스템은 초기에는 독이 될 수 있다. 단순함이 오히려 명확성을 가져다준다.

3단계: 평가자 교육의 필수 투자 (3-4주)

평가자 교육은 인사평가를 공정하고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평가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4단계: 다면평가 도입 (4-6주)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평가자를 직속 상급자가 아닌 평가의 주체를 다양화하는 다면평가를 실행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5단계: 지속적 개선 체계 구축

피드백 과정을 통해 평가 항목, 절차, 평가자 교육 방법 등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저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공의 핵심은 '역설적 사고'

처음 인사평가를 시작하는 조직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답은 역설 속에 있다.

완벽을 추구하지 마라. 개선을 추구하라.
복잡함을 피하라. 단순함에서 명확성이 나온다.
상급자 평가에만 의존하지 마라. 동료 평가에서 진실이 드러난다.
연간 평가에 집착하지 마라. 수시 피드백에서 성장이 일어난다.

특히 지금 인사평가는 공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MZ 세대들의 등장으로 다시 한번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완벽한 시스템이 아니라 투명하고 공정한 과정이다.

하위등급 강제할당은 긴급한 경영현안으로 구조조정을 앞둔 시점이 아니면 오히려 임직원들의 일에 대한 의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전문가의 조언처럼, 처벌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맞춘 평가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기억하라. 인사평가는 직원을 평가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조직이 성장하는 시스템이다. 첫 걸음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걷기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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