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원 대출 한도제·다주택자 주담대 금지 등 강력한 수요억제 정책 시행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이재명 정부가 강남 3구를 중심으로 한 서울 집값 급등에 대응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6억원 한도제와 다주택자 대출 금지 등 역대 가장 강력한 부동산 대출 규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이재명 정부가 출범 한 달 만에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강력한 대출규제 정책을 발표했다.
서울 집값이 주간 상승률 0.43%를 기록하며 2018년 집값 급등기와 비슷한 수준까지 치솟자, 정부는 기존의 세금 정책 대신 대출 억제를 통한 수요 차단 정책을 선택했다.
6월 27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에 따르면,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신규 주담대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책 발표 당시 대통령실이 "보고받지 못했다"며 혼선을 빚었다가 90분 만에 입장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시장 혼란이 일시적으로 발생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공약한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는 기조를 반영한 정책으로 평가된다.
강남 3구 집값 폭등, 시총 744조원으로 서울 전체 43% 차지
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은 극심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6월 기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시가총액이 744조 7264억원으로 서울 전체 아파트 시총의 43%를 차지했다. 이는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큰 비중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변동률을 보면, 서울 전체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43% 상승해 집값 급등기였던 2018년 9월 둘째 주(0.45%)와 거의 맞먹는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성동구(0.99%)와 마포구(0.98%), 광진구(0.59%)는 2013년 1월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률을 기록하며 한강벨트 지역의 비이성적 과열을 보여줬다.
강남구(0.84%)와 서초구(0.77%), 송파구(0.88%)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남 3구 전체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강남 3구 아파트 시총은 17.7% 상승해 서울 전체 상승률(13.1%)을 크게 웃돌았다.
시기별 차등 적용되는 대출 규제로 고가 주택 매수 차단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시기별로 차등 적용되는 대출 한도 제한을 통한 수요 억제다. 먼저 6월 28일부터 수도권과 규제지역에 한해 주택담보대출 총액을 6억원 이내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신규 주담대를 전면 금지했다. 또한 갭투자 차단을 위해 주담대 이용 시 6개월 내 전입 의무를 부과하고, 1주택자의 추가 주담대에서 기존 주택 처분 기간을 2년에서 6개월로 단축했다.
이어 7월 1일부터는 DSR 3단계가 시행되며, 7월 21일부터는 수도권·규제지역 내 생애 최초 주택 구입 목적의 주담대 LTV를 현행 80%에서 70%로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들이 강력한 수요 억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규제지역 지정이나 LTV 조정과 같은 종전의 조치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한 조치"라며 "매입 수요를 직접적으로 억누르기에 시장을 관망세로 돌리는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시세는 13억원대로, 6억원 한도 규제가 적용되면 서초구의 경우 대출 감소액이 9억 9764만원에 달한다. 강남구(9억 2634만원), 용산구(5억 6787만원), 성동구(5억 4783만원) 등도 3억~9억원 범위에서 대출액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아파트 단지 야경. 7월 1일 시행된 DSR 3단계로 스트레스 금리 1.5%가 100% 적용되면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추가로 축소됐다. 연소득 1억원 기준 약 2000만원의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7월 1일 DSR 3단계 시행으로 추가 대출 한도 축소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6월 28일 시행된 주담대 한도 제한과 함께 7월 1일 시행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가 맞물리면서 더욱 강화됐다. 스트레스 DSR 3단계에서는 스트레스 금리 1.5%가 100% 적용돼 대출 한도가 추가로 줄어든다.
예를 들어 연소득 1억원인 차주가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3단계 시행 전에는 최대 5억 94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지만 이후에는 5억 7400만원으로 2000만원가량 줄어든다. 금융위원회는 "스트레스 DSR은 특히 금리 인하기에 차주의 대출한도 확대를 제어할 수 있는 자동 제어장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6억원 대출 규제는 맛보기에 불과하다"며 "부동산 관련 수요 억제 대책이 엄청나게 많이 남아 있다"고 밝혀 추가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공급 확대 중심의 장기 정책 기조 유지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일관되게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 실제로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은 부동산 세제 개편과 관련해 "정책 효과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봤을 때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대신 정부는 공급 확대에 방점을 찍고 있다. 주요 공약으로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유휴부지 활용, 신도시 건설, 1기 신도시 재건축 포함 노후계획도시 정비 등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를 제시했다. 또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활용해 고품질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고, 1인 가구와 청년층을 위한 직주근접형 주거복합플랫폼주택 조성도 추진한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진성준 정책본부장은 "핵심은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라며 "1~2년 후부터는 주택 부족 사태가 본격적으로 일어날 것이므로 지금은 주택 공급을 최대한 늘리는 데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정책 평가와 시장 전망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이재명 정부의 대출 규제를 "역대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평가하며, 단기적으로는 수요 억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공급 확대 정책과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정부가 내놓은 이번 대책은 2019년 말 15억원 이상 아파트 주담대 전면 금지와 비견될 만한 가장 강력한 대책 중 하나"라며 "강남권과 마포, 용산, 성동구 등 한강벨트 지역의 집값이 조정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 연구소장은 "규제 효과는 길어야 3~6개월로 제한적일 것"이라며 "규제만으로 집값을 잡는 데는 한계가 있어 기준금리 인하 흐름, 공급 부족, 서울 선호 같은 구조적 상승 요인을 해소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서 지역 간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집값 양극화가 진행될 수 있다"며 "서울과 지방, 서울 지역 간의 격차가 더 심화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부동산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양극화 심화, 세대와 계층 간 불평등 심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며 "집값 상승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정권은 늘 교체됐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결론: 대출 규제와 공급 확대의 조화가 관건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강력한 대출 규제를 통해 수요를 억제하고, 장기적으로는 공급 확대를 통해 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정책 조합이다. 6억원 주담대 한도 제한과 다주택자 대출 금지, DSR 3단계 시행 등의 규제가 실제로 시행되고 있지만, 이것이 서울 집값 상승세를 얼마나 진정시킬지는 향후 시장 반응을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충분한 주택 공급에 있다는 점에 공통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공약한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와 신규 택지 개발이 얼마나 신속하게 추진되느냐에 따라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의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