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사례, 근무일수 단축이 가져올 좋은점과 나쁜점
주 4일제 도입으로 워라밸이 개선된 직장에서 직원들이 밝은 표정으로 협업하고 있다. 근무시간 단축이 오히려 업무 효율성과 직원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주 4일제 논의가 현실로 다가오다
2025년 6월,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임금 삭감 없는 주 4.5일제 시범사업'을 본격 시행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근무일수 단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68개 기업이 참여한 이번 시범사업은 단순한 지방정부 차원의 실험을 넘어,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노동시간 단축 로드맵의 첫 걸음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주 4일제 열풍 속에서 한국은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선진국들의 성공 사례와 국내 현황을 종합 분석해 주 4일제의 현실성과 한계를 짚어본다.
해외 선진국들의 검증된 성공 실험
주 4일제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아이슬란드에서 찾을 수 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아이슬란드 정부는 수도 내 공공부문 근로자 2,500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를 시범 운영했다. 이 실험의 핵심은 '80:100:100 모델'이었다. 근무시간은 80%로 줄이되 생산성과 임금은 100%를 유지한다는 개념이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기존 주 40시간에서 35-36시간으로 근무시간이 단축됐음에도 업무 생산성이 그대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증가했다. 현재 아이슬란드 노동인력의 86%가 같은 임금을 받으며 더 적은 시간에 근무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게 되었다.
영국에서는 2022년 6월부터 12월까지 61개 기업의 2,900명이 참여한 대규모 주 4일제 실험이 진행됐다. 싱크탱크 '오토노미'와 비영리단체 '4데이 위크 글로벌', 케임브리지대학교, 옥스퍼드대학교, 보스턴대학교 연구진이 공동으로 기획한 이 실험에서 놀라운 결과가 도출됐다.
실험 참여 기업의 92%인 56곳이 주 4일제를 지속하기로 결정했고, 18곳은 영구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실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8.3점으로 나타났다. 더욱 주목할 점은 경제적 성과였다. 23개 기업은 실험 시작 후 매출이 평균 1.4% 증가했고, 24개 기업은 실험 전 6개월 대비 평균 35% 매출이 증가했다. 동시에 직원 병가 일수는 65%, 이직률은 57%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일본은 기업별로 다양한 방식의 주 4일제를 운영하고 있다. 미즈호파이낸셜 그룹은 2020년 12월부터 선택적 주 4일제를 도입해 직원이 필요에 따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2023년 이요테쓰 그룹은 전직원 대상으로 근무시간은 줄이되 임금은 보존하는 주 4일제를 도입했다. 독일에서는 2024년 2월부터 45개 중소기업이 6개월간 주 4일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노동력 부족과 임금 상승 압박에 직면한 독일은 주 4일제를 통해 노동시장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국내 현황과 경기도의 선도적 시범사업
국내에서는 2023년 삼성전자가 주 4일제 선언을 시작으로 SK텔레콤, 포스코, 세브란스병원 등 대기업들이 시범 운영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MZ세대 직원의 워라밸 향상과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연구개발직 대상으로 월 1회 주 4일 근무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주 4일제 도입 후 의료진의 번아웃과 퇴사율이 크게 감소하는 효과를 얻었다. 포스코는 격주 주 4일제를 통해 직원 만족도를 높이며 생산성 유지에 성공하고 있다.
경기도가 2025년 6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주 4.5일제 시범사업은 한국 노동시장에 중요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 경기도 소재 상시근로자 5인 이상 300인 미만의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 사업에는 68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2027년까지 3년간 운영되고 노동자 1인당 월 최대 26만원의 임금보전 장려금과 기업당 최대 2천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한다.
참여 기업은 주 4.5일제(요일 자율선택), 주 35시간제, 격주 주 4일제 중 노사합의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는 기업별 특성과 업무 환경을 고려한 유연한 접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도는 노동생산성, 직무만족도 등 44개 세부지표를 통해 실질적 성과를 분석해 적정 노동시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필요시 제도 개선을 중앙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주 4일제가 가져오는 놀라운 긍정적 효과들
마이크로소프트 일본의 사례는 주 4일제의 가능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2019년 주 4일제 도입 후 직원 1인당 생산성이 40% 향상됐다. 업무시간이 줄어들면서 제한된 시간 내에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생기고, 업무 집중력이 강화된 결과였다.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고 효율적인 업무 환경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전반적인 운영 방식도 개선되었다. 영국 실험에서 나타난 매출 증가는 이러한 효율성 개선의 직접적 결과로 분석된다.
주 4일제의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직원들의 삶의 질 향상이다. 추가 휴일을 통해 가족과의 시간이 늘어나고, 자기계발이나 취미활동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된다.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의료진의 번아웃이 크게 감소했고, 영국 실험에서는 직원 병가 일수가 65% 줄어들었다. 이는 정신적, 신체적 건강 개선으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의료비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MZ세대가 높은 연봉보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주 4일제는 강력한 채용 브랜딩 도구가 되고 있다. 코아드 같은 스타트업은 주 4일제 도입 후 인재 유입이 급증했다고 보고했다. 영국 실험에서 이직률이 57% 감소한 것은 직원 만족도 향상의 직접적 결과다. 기존 인재의 이탈 방지는 신규 채용 비용 절감과 업무 연속성 확보라는 이중 효과를 가져온다.
현실적 제약과 해결해야 할 구조적 한계들
주 4일제 적용 가능성은 업종별, 기업별로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제조업, 서비스업, 의료업 등 연속성이 중요한 업종에서는 도입에 구조적 어려움이 있다. 특히 고객 대면 서비스나 24시간 운영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추가 인력 충원 없이는 서비스 품질 저하가 불가피하다.
2024년 글로벌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건설업의 주 4일제 찬성률이 47.7%로 보건복지업 69.5%에 비해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이는 현장 특성상 연속 작업이 중요하고, 프로젝트 일정 준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
임금 삭감에 대한 우려는 주 4일제 확산의 가장 현실적인 걸림돌이다. 2021년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응답자의 64%가 임금이 줄어든다면 주 4일제를 하지 않겠다고 답한 것은 이러한 우려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경기도 시범사업처럼 정부 지원이 있을 때는 임금 보전이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 기업이 단독으로 임금을 보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특히 상시근로자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들은 추가 인력 채용 부담까지 고려하면 경제적 압박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이는 제도의 지속가능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다.
카카오와 에듀윌은 2023년 주 4일제를 폐지했다. 기업 상황이 어려워지면 언제든 철회될 수 있는 것이 현재 기업 주도 주 4일제의 한계다. 이는 직원들에게 '줬다 뺏는' 느낌을 주어 오히려 노사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 실제로 주 4일제를 폐지한 기업들에서는 노조 가입률 증가나 퇴사율 상승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는 일관성 있는 제도 운영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단계적 접근과 정책적 뒷받침의 필요성
이재명 대통령의 주 4일제 공약과 경기도 시범사업은 중앙정부 차원의 제도화 가능성을 보여준다. OECD 평균 이하 노동시간 실현을 위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제시와 근로기준법 개정이 핵심 과제다. 칠레는 2023년 상원과 의회에서 주 4일제 법안을 통과시켰고, 미국에서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주 4일제 법안을 발의했다. 이처럼 법제화를 통한 접근이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주 4일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서는 주 4.5일제 같은 단계적 접근이 효과적이다. 경기도 사업처럼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고,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제조업에서는 교대제 개선을 통한 접근, 서비스업에서는 순환 휴무제 도입 등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모델이 개발되어야 한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종진 소장은 "주 4일제의 핵심을 생산성이 아닌 워라밸 확보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경제적 효과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위한 사회적 가치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다.
직장인 63.2%가 주 4일제에 찬성한다는 2024년 조사 결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20대의 74.2%가 찬성해 세대별 인식 차이도 나타나고 있어, 점진적 확산 가능성이 높다.
철저한 준비를 통한 현실적 접근이 관건
주 4일제는 더 이상 이상론이 아닌 검증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슬란드의 4년간 실험, 영국 61개 기업의 대규모 검증, 일본과 독일의 다양한 시도들은 모두 공식 데이터로 확인된 성공 사례들이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포스코, 세브란스병원 등의 긍정적 결과와 경기도의 선도적 시범사업이 한국형 모델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 직원 만족도 증가, 이직률 감소 등의 효과들이 다수의 공신력 있는 연구와 실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일본의 40% 생산성 향상, 영국 실험의 35% 매출 증가, 57% 이직률 감소 등은 모두 공식 보고서에 기록된 사실이다.
다만 현실적 제약 사항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업종별, 기업별로 적용 가능성에 현저한 차이가 존재하며, 건설업처럼 연속성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구조적 한계가 명확하다. 임금 보전 문제 역시 64%의 근로자가 우려를 표하는 핵심 현안이다.
카카오와 에듀윌의 제도 폐지 사례가 보여주듯, 기업 단독 추진으로는 지속가능성에 한계가 있다. 이재명 정부의 공약과 경기도 시범사업처럼 체계적인 정부 지원과 법제화가 뒷받침되어야 안정적 정착이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성급한 일반화보다는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단계적 접근이다. 주 4.5일제 같은 과도기적 모델을 통해 점진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가는 것이 현실적이다. 주 4일제는 분명 시대적 흐름이지만, 성공적 안착을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

![[심층분석] 과연 주 4.5일, 주 4일 근무로 갈 수 있을까?](https://epzvqcvbpcduaglyoici.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news-images/legacy-cgi/2025/07/03/1751530080_98747.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