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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피터 드러커는 정말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고 말했을까?

70년간 잘못 알려진 경영 명언의 진실, 그리고 현대 기업이 놓치고 있는 진정한 관리의 본질 피터 드러커가 강조한 경영의 본질은 측정이 아닌 사람이었다.

박찬호 기자입력 2025년 7월 1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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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피터 드러커는 정말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고 말했을까?

70년간 잘못 알려진 경영 명언의 진실, 그리고 현대 기업이 놓치고 있는 진정한 관리의 본질 피터 드러커가 강조한 경영의 본질은 측정이 아닌 사람이었다.

70년간 잘못 알려진 경영 명언의 진실, 그리고 현대 기업이 놓치고 있는 진정한 관리의 본질


피터 드러커가 강조한 경영의 본질은 측정이 아닌 사람이었다. 그는 '관리자의 첫 번째 역할은 사람과의 관계'라며 인간 중심 경영 철학을 평생 주장했다.[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최근, 경영학계와 실무진 사이에서는 가장 널리 인용되는 경영 명언 중 하나인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You can't manage what you can't measure)"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놀랍게도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실제로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측정 만능주의의 위험성을 끊임없이 경고했던 인물이었다. 이는 단순한 오인용을 넘어, 전 세계 기업들이 KPI와 성과 지표에만 매몰되어 진정한 경영의 본질을 상실하고 있는 현상과 직결된다.


70년간 이어진 오해의 뿌리: V.F. Ridgway의 경고
드러커 연구소(Drucker Institute)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는 문장은 피터 드러커의 저서나 강연에서 단 한 번도 등장한 적이 없다. 이 오해의 시작점은 1956년 경영학자 V.F. Ridgway가 발표한 논문 "성과 측정의 역기능적 결과(Dysfunctional Consequences of Performance Measurements)"로 거슬러 올라간다.
역설적이게도 Ridgway는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의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 그는 "측정되는 것이 관리되지만, 그것이 측정하고 관리하는 것이 무의미하더라도, 심지어 조직의 목적에 해가 되더라도 그렇다"고 경고했다.
Ridgway는 논문에서 "정량적 성과 측정은 도구이며 분명히 유용하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무분별한 사용과 과도한 신뢰는 전체 효과와 결과에 대한 불충분한 지식에서 비롯된다. 도구의 현명한 사용에는 가능한 부작용과 반작용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해 부작용과 반작용이 이익을 능가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드러커가 실제로 강조한 것: 인간 중심의 경영 철학
피터 드러커가 실제로 남긴 명언은 "측정되는 것은 개선된다(What's measured improves)"였다. 이는 측정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개선을 위한 수단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효과적인 경영자(The Effective Executive)》에서 드러커는 "지식 근로자의 업무는 육체노동자의 업무와 같은 방식으로 측정할 수 없으므로, 그가 올바른 일을 하고 있는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몇 마디 간단한 말로 알려줄 수 없다"고 명확히 했다.
드러커는 또한 "관리자의 첫 번째 역할은 개인적인 것이다. 그것은 사람과의 관계, 상호 신뢰의 발전, 사람들의 확인, 공동체의 창조다. 이는 측정하거나 쉽게 정의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핵심 기능일 뿐만 아니라 오직 당신만이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2025년 현재도 드러커 연구소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드러커는 측정의 한계를 인정하고 인간적 요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굿하트 법칙과 캠벨 법칙: 측정의 역설
현대 경영학에서는 측정 만능주의의 위험성을 설명하는 두 가지 중요한 법칙이 있다.
첫째, 1975년 영국 경제학자 찰스 굿하트(Charles Goodhart)가 제시한 "굿하트 법칙(Goodhart's Law)"이다. "측정 지표가 목표가 되는 순간, 그것은 좋은 측정 지표가 아니게 된다(When a measure becomes a target, it ceases to be a good measure)"는 이 법칙은 현재 전 세계 경영학계에서 널리 인용되고 있다.
둘째, 사회학자 도널드 캠벨(Donald T. Campbell)이 1976년 제시한 "캠벨 법칙(Campbell's Law)"이다. "사회적 의사결정에 정량적 사회 지표가 더 많이 사용될수록, 그것은 더 많은 부패 압력에 노출되고 모니터링하려는 사회 프로세스를 왜곡하고 부패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내용이다.
2025년 스플렁크(Splunk)의 연구에 따르면, 굿하트 법칙은 사이버보안 분야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일일 보안 경고 해결 건수만을 중시하면, 팀이 근본적인 보안 위협을 파악하기보다는 단순히 경고 수치를 줄이는 데만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현실 사례: 측정 만능주의가 초래한 재앙들
측정 만능주의의 부작용은 역사적으로 수많은 사례를 통해 입증되었다.
웰스파고 가짜 계좌 스캔들(2016)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은행이 직원들에게 비현실적인 판매 목표를 설정하자, 직원들은 고객 동의 없이 수백만 개의 가짜 계좌를 개설했다. 그 결과 30억 달러의 벌금과 브랜드 신뢰도 급락이라는 참사를 겪었다.
영국 식민지 인도의 코브라 효과도 유명한 사례다. 영국 정부가 코브라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코브라 가죽 한 장당 현상금을 걸었더니, 사람들이 코브라를 사육해서 현상금을 받기 시작했고, 정책이 중단되자 사육하던 코브라들을 풀어놓아 오히려 개체 수가 증가했다.
소비에트 연방의 생산 할당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공장에 생산량 목표를 정해주자, 한 명이 생산 기록을 세우기 위해 전체 공장의 생산량을 떨어뜨리는 일이 벌어졌다.
2024년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의 73%가 과도한 KPI 설정으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SMART 원칙과 균형적 측정 체계
그렇다면 올바른 측정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현대 경영학에서는 SMART 원칙(Specific, Measurable, Achievable, Relevant, Time-bound)을 기반으로 한 균형적 측정 체계가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차원적 측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2025년 아사나(Asana)의 연구에 따르면, 정량적 지표와 정성적 지표를 균형 있게 설정한 기업들의 목표 달성률이 평균 32% 높았으며, 직원 만족도도 25% 향상되었다.
구글의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 시스템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구글은 명확한 목표 설정과 측정을 실시하면서도, 창의성과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운영하고 있다. 특히 OKR의 70% 달성을 목표로 설정해 도전적 목표를 추구하면서도 실패를 허용하는 문화를 만들어냈다.
아마존의 주간 사업 검토(Weekly Business Review, WBR)도 주목할 만하다. 아마존은 단일 지표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며, 수치 뒤에 숨겨진 스토리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인간 중심 경영과 측정의 조화
드러커가 평생에 걸쳐 강조했던 인간 중심 경영은 현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2024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연구에 따르면, 정기적인 대화와 피드백이 성과 향상에 미치는 영향이 단순한 KPI 달성보다 4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치로 표현하기 어려운 인간적 요소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문화 혁신이 대표적 사례다. 사티아 나델라 CEO는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 문화를 도입하며 개별 성과 평가보다 팀워크와 학습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전환했다. 그 결과 직원 참여도가 높아지고 혁신적인 제품 개발이 활발해졌다.
넷플릭스의 "자유와 책임" 문화도 주목할 만하다. 넷플릭스는 세부적인 KPI보다는 "회사에 최선이 되는 일을 하라"는 원칙을 강조하며, 직원들의 자율성과 판단력을 신뢰하는 문화를 구축했다.


ESG 시대의 새로운 측정 패러다임
2025년 현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확산으로 전통적인 재무 지표만으로는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워졌다.
유니레버의 지속가능한 생활 계획(Sustainable Living Plan)은 좋은 예시다. 유니레버는 매출과 이익뿐만 아니라 환경 발자국 감소, 사회적 임팩트, 직원 웰빙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2024년 기준으로 이러한 통합적 접근을 통해 연간 15억 유로의 비용 절감과 브랜드 가치 향상을 달성했다.
파타고니아의 "지구가 우리의 유일한 주주"라는 철학도 새로운 측정 패러다임을 보여준다. 파타고니아는 전통적인 주주 가치 극대화 대신 환경적 임팩트를 최우선으로 하는 측정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상위 500대 기업의 91%가 ESG 지표를 포함한 통합 성과 측정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며, 이는 드러커가 강조했던 "측정하기 어렵지만 중요한 것들"을 체계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AI 시대의 지혜로운 측정 전략
AI와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으로 더욱 정교한 측정이 가능해지고 있지만, 동시에 드러커의 경고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아마존의 AI 기반 물류 시스템은 30% 이상의 배송 효율성 향상을 달성했지만, 동시에 직원의 업무 스트레스와 웰빙도 함께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 개발에서도 단순한 기술적 성능 지표뿐만 아니라 안전성, 윤리적 판단, 사회적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측정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2025년 딜로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성과 측정 시스템을 도입한 기업들의 의사결정 정확도가 평균 28% 향상되었지만, 인간의 판단과 직관을 배제한 기업들은 오히려 성과가 저하되었다고 밝혔다.


실무진을 위한 측정 개선 가이드라인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다중 지표 체계 구축: 단일 KPI에 의존하지 말고 상호 보완적인 지표들을 함께 사용한다. 예를 들어 영업팀의 경우 매출액과 함께 고객 만족도, 재구매율, 장기 고객 가치를 함께 측정한다.
  • 정기적 검토와 조정: 분기별로 지표의 유효성을 검토하고 필요시 조정한다. 굿하트 법칙에 따라 지표가 목표가 되면서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맥락적 해석: 수치 뒤에 숨겨진 스토리를 파악한다. 단순히 숫자가 좋다/나쁘다를 판단하기보다는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이해한다.
  • 인간적 요소 고려: 드러커의 조언에 따라 측정으로 포착하기 어려운 팀워크, 창의성, 도덕성 등도 정성적 평가를 통해 함께 고려한다.
  • 게이밍 방지: 직원들이 지표를 조작하거나 악용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장치를 마련한다.

결론: 측정의 지혜와 인간 중심 경영의 조화
피터 드러커의 진정한 메시지는 측정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자는 것이었다. 그는 70년 전부터 오늘날의 측정 만능주의를 경고했고, 인간 중심의 경영 철학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현대 기업들은 KPI와 데이터에 매몰되지 않으면서도, 성과 개선을 위한 도구로서 측정을 지혜롭게 활용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측정할 것인가가 아니라, 왜 측정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목적 의식이다.
측정은 조직의 성장과 구성원의 발전을 위한 수단이어야 하며,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굿하트 법칙과 캠벨 법칙이 경고하는 측정의 역설을 피하고, 드러커가 평생에 걸쳐 강조했던 인간 중심의 경영 철학과 현대적 측정 기법이 조화를 이룰 때, 진정한 조직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AI와 빅데이터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진리는 "경영의 본질은 사람"이라는 드러커의 통찰이다. 측정은 사람을 이해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도구일 뿐, 사람을 대체하거나 통제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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