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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ESG 경영 대조: H&M의 전환 vs 파타고니아의 원칙

패스트패션과 지속가능성, 딜레마 속 혁신 찾기 ▲ 왼쪽은 도심 속 H&M 매장의 모습, 오른쪽은 자연 속에서 파타고니아 제품을 착용한 모습. 두 브랜드의 상반된 ESG 철학과 접근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패션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필수 전환점에 서 있다.

강지혜 기자입력 2025년 6월 20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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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ESG 경영 대조: H&M의 전환 vs 파타고니아의 원칙

패스트패션과 지속가능성, 딜레마 속 혁신 찾기 ▲ 왼쪽은 도심 속 H&M 매장의 모습, 오른쪽은 자연 속에서 파타고니아 제품을 착용한 모습. 두 브랜드의 상반된 ESG 철학과 접근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패션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필수 전환점에 서 있다.

패스트패션과 지속가능성, 딜레마 속 혁신 찾기


▲ 왼쪽은 도심 속 H&M 매장의 모습, 오른쪽은 자연 속에서 파타고니아 제품을 착용한 모습. 두 브랜드의 상반된 ESG 철학과 접근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패션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필수 전환점에 서 있다. 2025년 6월 기준, 세계자원연구소(WRI) 및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패션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를 차지하지만, 물 사용량과 화학물질 오염, 폐기물 발생 등을 종합한 환경 영향은 상당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패스트패션의 대표 기업 H&M과 지속가능성의 상징인 파타고니아는 서로 다른 접근법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며 업계의 양극단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연간 약 1000-1500억 벌의 새로운 옷이 생산되고 상당 부분이 적절히 재활용되지 못하는 현실에서, 두 기업의 ESG 전략은 패션업계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H&M: 패스트패션에서 지속가능 패션으로의 전환 도전
전환 중인 패스트패션 모델
H&M은 1947년 스웨덴에서 설립된 글로벌 패스트패션 기업으로, 연 매출 20조원에 육박하는 세계 최대 의류 브랜드 중 하나다. 2020년부터 본격적인 ESG 경영 전환을 선언한 H&M은 2030년까지 100% 재활용 혹은 지속가능한 소재 사용을 목표로 설정했다.
헬레나 헬메르손 H&M CEO는 2020년 "더 싸게, 더 멋지게, 더 환경적으로"라는 새로운 경영 철학을 제시하며 지속가능성을 기업 전략의 핵심으로 채택했다. H&M은 2024년 기준 면화 사용의 97%를 지속가능한 방식(BCI, 유기농, 재활용 등)으로 조달했으며, 2030년까지 100% 지속가능한 면화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순환경제 모델 구축 노력
H&M의 가장 주목받는 ESG 전략은 의류 수거 및 재활용 프로그램이다. 2013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들이 불필요한 의류를 매장에 가져오면 H&M이 수거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킨다.
2020년 가을/겨울 컬렉션에서는 목재 펄프, 포도주 제조 과정에서 나온 포도 껍질, 계란 상자 등을 활용한 의류를 선보였다. 또한 의류 수집재단을 설립해 연간 약 2만 톤의 의류를 수거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의류 폐기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제한적 성과와 그린워싱 논란
그러나 H&M의 ESG 노력은 근본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2022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H&M을 포함한 패스트패션 기업에 대해 "2030년까지 패스트패션 종식"을 촉구하며 강력한 규제안을 발표했다. 재활용 섬유 사용 의무화, 미세 플라스틱 배출 제한, 재고 상품 폐기 금지 등이 핵심 내용이다.
패션 투명성 지수(Fashion Transparency Index) 2024년 평가에서 H&M은 상위권(Top 10위권)을 기록해 높은 투명성을 보였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여전히 H&M의 패스트패션 모델 자체가 지속가능성과 근본적으로 상충한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파타고니아: ESG 경영의 원칙과 철학 실현
환경 중심의 경영 철학
1973년 이본 쉬나드가 설립한 파타고니아는 창립 초기부터 환경보호를 핵심 가치로 삼았다. 연 매출 10억 달러(약 1조 3천억원)를 기록하는 파타고니아는 1985년부터 매출의 1%를 "지구에 내는 세금"으로 환경단체에 기부해왔다.
파타고니아의 ESG 경영은 근본적으로 다른 철학에 기반한다. 2011년 블랙 프라이데이에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파격적인 캠페인을 통해 불필요한 소비 자제를 촉구했다. 이는 매출 극대화보다 환경보호를 우선시하는 기업 철학의 상징적 사례다.
1% for the Planet과 사회적 임팩트
파타고니아는 2002년 '1% for the Planet' 비영리 단체를 설립해 전 세계 기업들의 환경 기부 문화를 확산시켰다. 현재까지 약 1억 달러(약 1,194억원) 이상을 환경단체에 지원했으며, 2022년에는 창립자 이본 쉬나드가 회사 지분 전체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익단체에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파타고니아는 2011년 B Corp 인증을 획득했으며, B Corp 인증 기업 중에서도 지속적으로 상위권 점수를 유지하고 있다. 유기농 면 100% 사용, 공정무역 인증 제품 생산, 재생 유기농 면화 재배를 위한 인도 농부 2,200여 명 고용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다.
혁신적 소재 개발과 순환경제
파타고니아는 인피나 섬유(소비 후 재활용 면)와 재활용 스판덱스를 활용한 제품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블루사인 인증 원단 사용, 나노 에어 라이트 하이브리드 후드티 등을 통해 환경 친화적 소재 혁신을 이끌고 있다.
2019년 유엔환경계획이 주최하는 지구환경대상 기업가 비전 부문을 수상한 파타고니아는 "지속가능한 경영과 참여를 바탕으로 민간 기업이 기후변화에 맞서는 완벽한 예시"라는 평가를 받았다.


두 모델의 성과 비교와 시사점
경제적 성과와 브랜드 가치
H&M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매출 20조원을 달성했지만, ESG 전환 과정에서 재고 처리 비용 증가와 원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2024년 기준 H&M 그룹의 연간 재무성과는 디지털 전환과 순환경제 모델 확대 투자로 인해 전년 대비 성장률이 둔화됐다.
반면 파타고니아는 프리미엄 가격 정책에도 불구하고 MZ세대의 가치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파타고니아 코리아는 2020년 기준 매출액 427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했으며, 미국 아웃도어 의류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ESG 평가 지표 분석
비즈니스 오브 패션(BoF)이 발표한 패션 지속가능성 지수에서 파타고니아는 상위 10% 내에 지속적으로 위치하고 있다. 반면 H&M은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 평가에서 중간~상위 수준의 점수를 받고 있으나, 패스트패션 모델의 근본적 한계로 인해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글로벌 ESG 평가 기준을 종합적으로 적용하면, 파타고니아는 환경과 사회 부문에서 최상위 등급 수준의 성과를 보이는 반면, H&M은 투명성과 개선 노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만 사업모델 자체의 지속가능성에서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패션업계 ESG 경영의 미래 방향
규제 강화와 소비자 인식 변화
2025년부터 EU의 공급망 실사 의무화, 2026년 미판매 의류 폐기 금지, 2027년 디지털 제품 여권(DPP) 도입 등 규제가 본격화된다. 이러한 변화는 H&M과 같은 패스트패션 기업에게는 근본적 사업모델 전환을 요구하는 반면, 파타고니아 같은 지속가능성 중심 기업에게는 경쟁우위 확대 기회를 제공한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가치소비 트렌드는 패션업계 ESG 경영의 가속화 요인이다. 2024년 글로벌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68%가 친환경 제품에 대해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기술 혁신과 순환경제 구축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수요 예측, 3D 디자인 기술을 통한 샘플 제작 최소화, 블록체인 기반 공급망 투명성 확보 등 기술 혁신이 ESG 경영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 기준 글로벌 패션 리사이클링 시장은 7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2030년까지 150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순환경제 모델을 구축한 기업들에게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한다.


결론: 지속가능성이 경쟁력인 시대
H&M과 파타고니아의 ESG 경영 사례는 패션업계가 직면한 근본적 변화를 보여준다. H&M의 점진적 전환 모델은 대규모 패스트패션 기업의 현실적 어려움을 드러내는 동시에, 변화 가능성을 제시한다. 파타고니아의 원칙 중심 경영은 진정성 있는 ESG 실천이 브랜드 가치와 경제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한다.
2025년 들어 강화되는 글로벌 규제와 소비자 인식 변화는 패션업계 ESG 경영을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만들고 있다. 대량 생산과 빠른 소비 주기로 특징지어지는 현재의 패션 시스템에서, 순환경제 구축과 지속가능성 확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성공적인 ESG 경영을 위해서는 파타고니아처럼 철학과 실행의 일치, H&M처럼 기술 혁신을 통한 점진적 개선이 모두 필요하다. 패션업계의 지속가능한 미래는 이 두 접근법의 균형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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