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경제 쇼크,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의 군사 충돌과 에너지 인프라 공격 가능성이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사진=코리아비즈니스리뷰 자료 사진)
2025년 6월 13일, 이스라엘이 '일어나는 사자(Operation Rising Lion)' 작전을 통해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기지를 대대적으로 공습하면서 중동 지역에 전쟁의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졌다.
이란의 즉각적인 보복 공격과 함께 양국 간 전면 충돌이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경제는 새로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에너지 시장과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과 에너지 시장 충격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이 전해진 직후 국제유가는 즉각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7.3% 상승한 배럴당 74.69달러를 기록했으며, 브렌트유는 9.71% 급등해 76.10달러에 거래되었다. 이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든 상황이다. 이란 혁명수비대 에스마일 코사리 지휘관은 "세계 석유의 3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약 2천만 배럴의 원유와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생산량의 25%가 통과하는 글로벌 에너지 수송의 생명선이다. 투자은행 JP모건은 해협 봉쇄 등 상황 악화 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동반 충격
중동 위기는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즉각적인 충격을 가했다. 이스라엘 공습 소식이 전해진 6월 13일,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1.6% 급락해 2,900선이 붕괴되었으며 2,894.62에서 마감했다.
미국의 공포지수(VIX)는 전일 대비 15% 이상 급등하여 20을 넘어섰으며,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전일 대비 16원 이상 급등해 1,371원까지 올랐다.
글로벌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급속히 이동했다. 금 가격은 1% 이상 상승했으며, 미 국채로의 자금 유입이 증가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면서 채권 가격이 하락하는 예외적 움직임도 나타났다.
공급망 불안과 인플레이션 재점화 위험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인플레이션 재점화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전 세계 물가가 0.4%포인트 올라가고 세계 생산량도 0.15%포인트 하락한다.
마켓워치는 "해협 차단 우려가 인플레이션을 5% 수준까지 상승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도 "이란이 해협을 폐쇄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은 마비되고, 이는 전 세계 소비자와 기업에 직격탄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리스타드 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지정학 분석 책임자는 "만약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을 방해하거나 지역 내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20달러 이상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 타격
한국 경제는 중동발 위기에 특히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원유 수입의 약 70%, LNG 수입의 4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들 자원은 대부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유가 10% 상승 시 기업 비용은 제조업 평균 0.67%, 서비스업 평균 0.17%, 전 산업 평균 0.3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 금액이 우리나라 전체 수입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한국 경제에 치명적 타격을 가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안보·경제 긴급점검회의를 소집해 "현지 우리 교민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챙기고, 경제·안보 분야에서도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현재 6개월치 에너지 비축분을 확보하고 있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 전망: 3대 시나리오와 대응 전략
증권가에서는 이스라엘-이란 충돌을 세 가지 시나리오로 분석하고 있다.
제한적 충돌 시나리오에서는 양국이 적극적인 확전을 피하고 제한된 범위의 대응에 그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 영향은 안전자산 선호 강화와 위험자산 조정이라는 전형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간 확전 시나리오에서는 주변국까지 개입하고 호르무즈 해협 일부 차단이 발생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될 위험이 높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의 직접 개입과 러시아의 이란 지원으로 사실상의 제3차 중동전쟁이 발발하는 경우다. 이때는 블랙스완 이벤트에 준하는 충격파가 전 세계 시장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의 류진이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여타 중동 국가들의 참전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다만 봉쇄 시 이란의 중국으로의 원유 수출도 어려워지는 만큼 이는 이란의 최후의 무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론: 경제적 파급효과와 대응 방안
이스라엘-이란 전쟁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경제 질서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에너지 공급망 불안, 인플레이션 재점화 위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세계 경제는 새로운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같은 수출 주도형 경제에는 더욱 큰 충격이 예상된다. 1970년대 오일쇼크에 버금가는 경제 위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비축량 확대, 대체 에너지원 확보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양국 모두 전면전보다는 제한적 충돌을 선호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동의 복잡한 지정학적 역학관계를 고려할 때 예측 불가능한 확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와 기업은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한 종합적 위기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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