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Business Review
Korea Business Review

business-insight

[인사이트] BYD 딜러사 줄폐업이 보여주는 중국전기차 버블의 민낯: 한국 자동차업계가 놓치면 안 될 경고 신호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BYD의 최대 딜러 첸청 그룹 파산, 중국전기차 시장의 구조적 위기 드러내 BYD 딜러샵 전경. 화려한 외관과 달리 중국 본토에서는 BYD 딜러사들의 줄폐업이 이어지고 있어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지영 기자입력 2025년 6월 16일수정 2026년 5월 26일
Share
[인사이트] BYD 딜러사 줄폐업이 보여주는 중국전기차 버블의 민낯: 한국 자동차업계가 놓치면 안 될 경고 신호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BYD의 최대 딜러 첸청 그룹 파산, 중국전기차 시장의 구조적 위기 드러내 BYD 딜러샵 전경. 화려한 외관과 달리 중국 본토에서는 BYD 딜러사들의 줄폐업이 이어지고 있어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BYD의 최대 딜러 첸청 그룹 파산, 중국전기차 시장의 구조적 위기 드러내


BYD 딜러샵 전경. 화려한 외관과 달리 중국 본토에서는 BYD 딜러사들의 줄폐업이 이어지고 있어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최대 딜러 첸청 그룹의 파산을 비롯해 전국 4,000여 개 딜러 매장 중 상당수가 최근 1년간 문을 닫는 등 구조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BYD 최대 딜러 첸청 그룹 갑작스런 파산: '제2의 헝다' 우려 현실화
2025년 6월, 중국 전기차 시장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BYD의 최대 딜러 파트너 중 하나인 첸청 그룹이 갑작스럽게 20개 넘는 4S 매장을 폐쇄한 것이다.
산둥성에 위치한 첸청 홀딩스는 한때 '중국 최대 BYD 플래그십 스토어'로 불렸던 지난(济南) 첸성 매장을 포함해 산둥성 내 20여 개 BYD 매장을 운영하던 대형 딜러 그룹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부터 잇따라 매장이 문을 닫기 시작했고, 현재는 직원 2명만 남아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이번 사태로 고객 1,000명 이상과 직원 수백 명이 직접적인 피해를 받았다. 미리 낸 차량 보험, 정비 패키지, 보증 서비스, 차량 구매금 등의 환불이 중단되고, 약속된 3년치 보험이나 평생 무상 점검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된 고객들이 속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중국 부동산 대기업 헝다의 파산 사태와 비교하며 '제2의 헝다'라는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다. 급격한 확장과 부채 의존 경영, 그리고 현금흐름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책임 공방 속 드러난 중국전기차 업계의 구조적 모순
첸청 그룹의 파산을 둘러싸고 BYD와 딜러사 간 치열한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BYD는 "해당 딜러 그룹이 신중한 계획 없이 부채 조달에 의존하여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추진한 데 뿌리를 둔다"며 딜러사의 내부 관리 부실을 지적했다.
반면 첸청 그룹은 지난 4월 17일 내부 문서를 통해 "BYD가 지난 2년간 단행한 정책 조정으로 인해 우리 재정에 막대한 압박이 가해졌다"고 반박했다. BYD의 네트워크 정책 변화가 현금 흐름을 악화시켰다는 것이 딜러사 측 주장이다.
문제는 이런 사태가 첸청 그룹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BYD는 전국적으로 4,000여 개 딜러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상당수가 최근 1년 사이 문을 닫는 등 구조적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소비 심리 위축, 제조사들의 직판 강화 전략이 전통 딜러 네트워크에 미치는 구조적 위기를 명확히 보여준다.


출혈경쟁의 늪: 34% 할인도 모자란 중국전기차 시장
첸청 그룹 파산의 배경에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극심한 출혈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BYD는 최근 하이브리드 SUV 시리온 05의 가격을 11.5% 내린 9만9,800위안(약 1,800만 원)으로 책정했으며, 일부 모델에서는 34%에 달하는 파격적인 할인을 단행했다.
이는 테슬라도 예외가 아니다.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 모델Y SUV 가격을 1만 위안 인하하며 가격 경쟁에 뛰어들었다. JP모건에 따르면 2025년 4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휘발유차와 전기차의 평균 할인율이 16.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4년 평균 할인율 8.3%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수올레이 컨설팅의 에릭 한 선임 매니저는 "2025년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대다수 기업이 할인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격 전쟁의 결과는 참혹하다. 중국 자동차 업계 마진율은 2020년 20%에서 2024년에는 약 10%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전국 50개 생산업체 가운데 이익을 내는 곳이 BYD, 리 오토, 세레스 단 3곳뿐이라는 사실이다.


과잉생산의 함정: 생산 가동률 50% 미달의 충격
중국 전기차 업계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과잉생산이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산업의 생산 가동률이 50%를 밑돈다는 추산까지 나왔다. 이는 절반에 가까운 생산 시설이 유휴 상태에 있다는 의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존 머피 자동차 분야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우려스럽다. 수요 부족과 극단적인 가격 인하가 문제"라면서 "결국 과잉 생산 시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통합'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1990~2010년 반도체 업계에서 벌어진 '치킨게임'이 자동차 시장에서 재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BofA는 최근 발간한 연례보고서 '자동차 전쟁(Car wars) 2025'에서 "2029년까지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례 없는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소규모 업체들의 경우 수익성 악화로 인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니오는 올해 가격을 거의 유지했지만 3분기에만 51억 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한국 자동차업계가 얻어야 할 교훈: 성장의 함정과 지속가능성
중국전기차 업계의 위기는 한국 자동차업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급격한 물량 확장과 가격 경쟁에만 의존하는 성장 전략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첫째, 딜러 네트워크의 건전성 관리가 핵심이다. 첸청 그룹 사태는 제조사와 딜러 간의 불균형한 관계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한국 자동차업계는 딜러의 재무 건전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급격한 확장보다는 안정적인 성장을 유도해야 한다.
둘째, 수익성을 도외시한 시장 점유율 경쟁은 자살행위다. 중국 전기차 업계가 50개 업체 중 3곳만 이익을 내는 상황은 한국 기업들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례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발표한 '균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 전략은 이런 맥락에서 적절한 방향으로 평가된다.
셋째, 과잉투자의 위험성을 경계해야 한다. 중국의 생산 가동률 50% 미달 사태는 시장 전망을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평가한 결과다. 한국 기업들은 신중한 투자 계획과 단계적 확장 전략을 통해 이런 함정을 피해야 한다.


기회 속의 위기: 중국전기차 시장 진출 전략 재검토 필요
BYD의 한국 진출은 이런 위기 상황 속에서도 계속 추진되고 있다. 2025년 1월 16일 한국 시장에 정식 진출한 BYD는 전국 6개 딜러사를 통해 아토3, 씰, 씨라이언7 등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본토에서 벌어지고 있는 딜러 위기와 출혈경쟁을 고려할 때, 한국 시장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BYD가 한국에서 15곳의 전시장을 동시에 개설하는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 자동차업계는 이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중국 브랜드들이 가격 경쟁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품질과 서비스, 브랜드 가치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 지속가능한 성장만이 살 길이다
첸청 그룹 파산으로 대표되는 중국전기차 업계의 위기는 단순한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급격한 확장과 출혈경쟁, 과잉투자가 초래한 구조적 위기의 단면이다.
한국 자동차업계는 이번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물량 위주의 성장에서 벗어나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딜러 네트워크의 건전성 관리와 신중한 투자 계획을 통해 중국전기차 업계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중국전기차의 '버블 붕괴' 징후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런 위기 상황을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혜안과 실행력이다.

한국 자동차업계가 이번 위기에서 올바른 교훈을 얻는다면, 오히려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KBR Membership

무료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가입하면 이번 달 3건의 멤버십 콘텐츠를 무료로 읽을 수 있습니다.

Reader 월 3건 · Member 월 10건 · Premium/Business 무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