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친환경 마케팅 논란 속 소비자 피해 우려 확산
[이미지 : 그린워싱 Greenwashing (출처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2025년 5월 23일, 친환경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기업들의 '위장 환경주의'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경제적 손실과 환경 파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그린워싱 적발 건수는 2021년 272건에서 2023년 4,940건으로 2년새 18배 넘게 급증했다. 특히 기업 10곳 중 4곳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린워싱 게시물을 올리는 등 논란이 되는 환경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기업들의 친환경 마케팅 논란 사례들
그린피스가 시민 497명과 함께 실시한 조사에서 드러난 그린워싱 실태는 충격적이다. 조사 대상 기업의 41.35%가 1년간 그린워싱 게시물을 최소 한 건 이상 게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칠성음료의 자연 이미지 남용 사례는 대표적인 그린워싱 유형으로 꼽힌다. 멸종위기 동물 그림을 플라스틱병 라벨에 삽입해 제품을 홍보했지만, 플라스틱이 99% 이상 화석연료로 만들어지며 해양생물에게 피해를 준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삼성스토어는 친환경 인증을 허위로 표시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삼성전자 에어컨이 친환경 냉매를 사용했다며 자사가 만든 마크를 정부 인증으로 오인하게 했고, 솔라셀 리모컨 역시 태양광 충전만으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극히 작은 글씨로만 표기했다.
GS칼텍스는 책임 전가형 그린워싱의 전형을 보여줬다.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며 개인의 환경 책임을 강조했지만, 정작 자사의 석유화학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한국 기업 45%가 "그린워싱이 뭔지 모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는 더욱 심각한 현실을 드러냈다. 응답 기업의 45%가 그린워싱 기준에 대해 '잘 몰랐다'고 답했으며, 61%는 그린워싱 대응을 위한 전담 부서나 인력이 없다고 밝혔다.
그린워싱 대응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36%가 '낮다', 8%가 '매우 낮다'고 응답해 기업들의 인식 부족이 심각한 수준임이 확인됐다. 특히 환경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59%의 기업이 '상세 가이드라인과 지침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처벌 수위 논란으로 기업 대응 미흡
한국의 그린워싱 처벌 수위는 해외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적발된 그린워싱 사례 9,932건 중 99.6%가 단순 행정지도 처분에 그쳤고, 실질적 제재는 0.4%에 불과했다.
반면 EU는 2026년 9월부터 '그린 클레임 지침'을 시행해 그린워싱 적발 시 연 매출액의 4%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예정이다. 미국과 영국도 그린워싱 기업에 대한 광고 금지 처분과 소송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어 한국의 '솜방망이 처벌'과 대조를 이룬다.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린워싱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해할 뿐 아니라 친환경 산업 성장을 방해한다"며 "기업은 기만적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정부는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짜 피해자는 결국 소비자와 환경
그린워싱의 실질적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와 환경에게 전가되고 있다. 친환경 제품으로 오인해 비싼 가격을 지불한 소비자들은 경제적 손실을 입고, 실제로는 환경에 해로운 제품들이 '친환경' 라벨을 달고 팔리면서 환경 파괴는 지속되고 있다.
특히 정유, 화학, 에너지 분야에서 그린워싱 사례가 가장 많이 발견되고 있어 온실가스 감축이 시급한 산업군에서 오히려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린피스 기준 기업 SNS상의 그린워싱 유형은 '자연이미지 남용'(51.8%), '책임 전가'(40%), '녹색 혁신 과장'(18.2%)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들이 소비자의 환경 의식을 악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다.
글로벌 규제 강화 속 한국의 대응책은
전 세계적으로 그린워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한국도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2024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그린워싱 판단기준의 모호함과 미약한 처벌 수위에 대한 지적이 나오면서 규제 당국의 본격적인 대응이 예고되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기업의 투명한 정보 공개를 위한 ESG 공시 의무화를 앞당기고, 그린워싱 적발 시 실질적인 처벌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도 기업의 환경 마케팅을 맹신하지 말고 실제 환경 인증 여부를 확인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결론: 진정한 친환경 경영으로의 전환점
그린워싱 급증 현상에 대해 기업들이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단순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소비자와 규제 당국의 감시가 강화되면서 진정한 친환경 경영만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보장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린워싱이 단기적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신뢰도 하락과 법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진정한 친환경 경영과 투명한 정보 공개만이 소비자와 환경, 그리고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상생의 길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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