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Business Review
Korea Business Review

issue-briefing

[심층분석] 중국 전기차 산업의 무서운 질주: 글로벌 재편을 이끄는 ‘EV 패권국’의 전략

중국 전기자동차의 무서운 습격 글로벌 산업 지형을 바꾸는 EV 초강대국의 전략과 위협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 BYD, 샤오펑, 리오토 등 중국의 전기차 모습]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은 지금, 전례 없는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류현진 기자입력 2025년 5월 7일수정 2026년 5월 26일
Share
[심층분석] 중국 전기차 산업의 무서운 질주: 글로벌 재편을 이끄는 ‘EV 패권국’의 전략

중국 전기자동차의 무서운 습격
글로벌 산업 지형을 바꾸는 EV 초강대국의 전략과 위협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 BYD, 샤오펑, 리오토 등 중국의 전기차 모습]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은 지금, 전례 없는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단연 중국이 있다.
막대한 내수 수요, 정부의 전략적 산업 육성, 그리고 기술의 내재화를 기반으로 성장한 중국 전기차 산업은 이제 글로벌 산업 질서의 판도를 재편하는 주도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BYD, 샤오펑, 리오토 등 주요 기업들이 보여주는 생산 역량과 기술 혁신 속도는 기존 글로벌 OEM들이 구축해온 경쟁 우위를 위협할 정도이며, 가격 경쟁력과 공급망 통제력까지 갖춘 이들은 단순한 '추격자'가 아니라 차세대 산업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급격한 팽창 이면에는 과잉 생산, 정부 보조금 축소, 국제 무역 장벽 등 복합적인 리스크 요인들도 존재한다.
본 '심층분석'에서는 중국 전기차 산업의 성장 메커니즘과 위기 요인을 심층 분석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 및 한국 산업에 미치는 전략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산업을 장악하는 속도와 규모의 논리
중국은 2024년 한 해 동안 약 1,287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전 세계 EV 시장의 약 76%를 점유했다.
이 중 순수 전기차(BEV)의 비중은 60%를 상회하며, 나머지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형태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히 인구 규모에서 비롯된 결과가 아니라, 내수 중심의 산업 구조와 대량 생산 시스템이 맞물려 만들어낸 압도적인 결과다.

예컨대 BYD는 2024년 4월 단 한 달 동안 38만 대 이상의 신에너지차(NEV)를 판매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수치로, 글로벌 모든 완성차 기업을 통틀어 단일 브랜드 기준 최상위 수준이다.
샤오펑 역시 동월 3만 5천 대를 판매하면서 1년 새 291%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고, 리오토 또한 고급 SUV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확장은 단순한 생산 확대에 그치지 않고, 시장 지배력과 브랜드 체감도까지 높이는 전략적 성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정부 보조금 축소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립형 산업구조
중국 정부는 2010년대 초반부터 전기차를 전략 산업으로 설정하고, 보조금·면세·인프라 투자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펼쳐왔다.
일례로 2023년까지는 전기차 1대당 최대 2,800달러 상당의 정부 보조금이 지급되었으며, 도심 내 전기차 번호판 우선 발급, 충전소 설치 인센티브 등 다양한 제도가 병행되었다.

그러나 2024년 이후 보조금 정책은 점차 축소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종료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배터리 기술과 생산 공정의 수직계열화를 기반으로 한 원가 통제 능력에 있다.
대표적으로 CATL과 BYD는 LFP 배터리(리튬인산철) 중심으로 기술 내재화를 이뤄내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동시에 안정성과 수명까지 확보한 상태다.

2023년 기준, 중국 내에서 생산된 전기차의 약 67%가 LFP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으며, 이는 고가의 니켈·코발트 기반 배터리와 비교해 생산 효율성과 재료 수급 안정성 면에서 매우 높은 전략적 우위를 제공한다.

글로벌 확산과 맞물린 보호무역의 역풍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전략은 단순한 수출 중심이 아니라, 현지 공장 설립과 생산체계 현지화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OEM들과 차별화된다.
BYD는 이미 헝가리, 태국, 브라질에 전기차 공장을 세우며 유럽과 동남아 시장을 겨냥하고 있으며, 샤오펑과 리오토 또한 노르웨이, UAE, 독일 등지에서 브랜드 론칭과 딜러십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세계화 전략은 지정학적 리스크와도 맞물려 있다.
미국은 2024년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00%의 수입 관세를 부과했으며, 유럽연합 역시 중국산 EV에 최대 45%의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다.
이는 단순한 보호무역 조치가 아니라, 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전략적 견제로 해석되며, 중국 EV 산업의 글로벌 확장에 실질적인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경쟁에서 생존으로, 산업 재편 가속화
중국 내 EV 제조사는 한때 300개를 넘을 정도로 급증했지만, 2025년 현재는 극심한 가격 경쟁과 과잉 공급 문제로 인해 산업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샤오펑의 CEO 허샤오펑은 “중국 전기차 산업은 향후 5~7개 브랜드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고, 실제로 다수의 스타트업들이 매달 도산하거나 대형 기업에 흡수되고 있다.

생존 기업과 탈락 기업을 가르는 핵심 변수는 단순한 기술력이나 가격 경쟁력이 아니라, 원재료 조달, 생산 자동화, 글로벌 브랜드 전략, 그리고 R&D 역량의 통합 여부다.
이러한 역량을 종합적으로 갖춘 기업들만이 EV 시장의 치킨게임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산업의 전략적 대응 과제
한국은 배터리 소재, 셀 기술, 모듈화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기차 완성차 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은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는 CATL과 함께 글로벌 Top5를 형성하고 있지만, 중국 LFP 배터리의 가격 파괴력 앞에서는 점점 불리한 위치에 놓이고 있다.

현대차·기아차는 아이오닉 시리즈와 EV6 등으로 북미·유럽 시장 공략을 시도하고 있으나, 브랜드 체감도와 판매 채널 다각화 측면에서는 아직도 중국 기업에 비해 취약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브랜드 중심의 고급화 전략, 배터리 기술의 차세대화(Li-메탈, 고체전지 등), 그리고 미국·유럽 중심의 공급망 안정화 전략을 동시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전기차 산업은 '성장'을 넘어선 '체제 전환'이다
중국 전기차 산업은 더 이상 정부 주도의 보조금 산업이 아니다.
그들은 자체 생태계를 구축했고, 기술 내재화와 수직 계열화를 통해 독립적인 글로벌 산업군으로 전환되었으며, 이미 다수의 선진국 완성차 기업들을 시장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앞으로의 EV 산업은 단순한 '친환경 교체'의 흐름이 아니라, 국가 간 기술 패권 경쟁과 산업 리더십의 재정의 과정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제는 ‘누가 먼저 시작했는가’보다, ‘누가 더 빠르고, 효율적이며, 전략적으로 움직이는가’가 산업의 운명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
 



경영연구 및 사례분석 연구 : KBR경영연구소 · 저작권자 © 코리아비즈니스리뷰(Korea Business Review).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