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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전기차 전환이 대한민국 고용과 산업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

전기차는 산업혁신인가 고용위기인가? 전기차 전환이 대한민국 경제와 노동시장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 테슬라 전기자동차 전시되어 있는 자동차 판매 전시장의 모습] ‘기술 혁신’인가, ‘산업 지진’인가?

김민경 기자입력 2025년 5월 5일수정 2026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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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전기차 전환이 대한민국 고용과 산업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

전기차는 산업혁신인가 고용위기인가? 전기차 전환이 대한민국 경제와 노동시장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 테슬라 전기자동차 전시되어 있는 자동차 판매 전시장의 모습] ‘기술 혁신’인가, ‘산업 지진’인가?

전기차는 산업혁신인가 고용위기인가?
전기차 전환이 대한민국 경제와 노동시장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


[사진 : 코리아비즈니스리뷰 / 테슬라 전기자동차 전시되어 있는 자동차 판매 전시장의 모습]

‘기술 혁신’인가, ‘산업 지진’인가?
전기차(EV)의 확산은 단순한 에너지 전환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구조, 고용시장, 교육 시스템, 인프라까지 전방위적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지각변동이다.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부품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반면, 내연기관차 중심으로 성장해온 자동차 부품 생태계와 정비 산업은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전기차 전환은 과연 산업 고도화의 출발점일까, 아니면 생계형 일자리의 붕괴를 야기하는 고용 리스크의 진앙일까? 

1. 산업의 본질적 변화: 부품 수 30% 감소, 생태계 재편
내연기관차는 약 3만 개의 부품으로 구성되지만, 전기차는 1만 8천2만 개 수준으로 부품 수가 3040% 감소한다. 이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수천 개의 중소 부품기업들이 의존하고 있는 엔진, 변속기, 배기장치 등의 수요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산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되면 국내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1,600여 곳 중 약 33%가 ‘전환 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로 분류된다. 이 중 80% 이상은 50인 미만의 영세 기업이다. 고용 측면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는 2030년까지 자동차 부문에서 최대 7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추산한다.

2. 고용 시장에 미치는 구조적 충격: 정비업의 몰락과 교육시스템의 낙후
전기차의 구조적 특성은 유지보수의 생태계를 통째로 바꾼다. 내연기관차의 잦은 오일 교환, 브레이크 패드 교체, 엔진 정비와 같은 수익 기반이 전기차에서는 거의 사라진다.

서울 강서구에서 28년간 자동차 정비업을 해온 A씨는 “전기차는 ‘수리’가 아닌 ‘교체’ 중심이고, 배터리나 모터 관련 문제는 개인 정비소에서는 접근 자체가 어렵다”고 말한다.

실제로 현대자동차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 수리 및 교체는 본사 직영 서비스센터에서만 가능하다. 이는 정비업 고용의 축소뿐만 아니라, 기술전환에 대한 교육 커리큘럼 미비도 드러낸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자료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 정비 직종 국가기술자격의 89%가 내연기관 기준으로 설계돼 있으며, EV 정비를 반영한 자격은 2023년 기준 전체의 3%에 불과하다.

3. 글로벌 비교: 미국·유럽의 대응과 시사점
미국은 전기차 전환이 2035년까지 완성차 제조업 분야에서 2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바이든 행정부는 ‘청정에너지 전환 고용 전략’을 발표하고, 기존 내연기관 부문 종사자 대상의 재교육 및 전환배치 프로그램에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독일은 자동차 산업 의존도가 높은 남부 바이에른 주를 중심으로 ‘디지털·그린 직업 전환 교육허브’를 운영하며, 연방 정부와 완성차 기업이 공동으로 전환 대상 직군을 정의하고, 커리큘럼을 개발한다.

한국은 이에 비해 재교육 및 직업전환 정책의 체계성이 떨어지고, 관련 예산 비중도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4. 대응 전략: 산업 고도화와 고용 재설계가 병행되어야
전기차는 위기이자 기회다. 다음과 같은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 핵심 부품 산업 중심의 수직계열화
전기차의 ‘심장’인 배터리, 전장시스템, 모터 부품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하고, 배터리 재활용·소재 산업으로 확장하여 국내 부품 생태계를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

▸ 정비산업 전환 프로그램 가동
EV 정비 전문 교육기관 확대, 소형 정비업소 대상 직무전환 교육 지원, 디지털 진단 기술 확대 등으로 정비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 고용 연착륙을 위한 전환보조금 신설
전기차 전환으로 폐업·감산에 직면한 부품기업과 종사자에게 전환보조금과 재교육 바우처를 제공하고, 완성차 기업이 전환 고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 교육·자격 체계 개편
기술자격 제도를 내연기관 중심에서 EV 중심으로 전환하고, 중등·고등·대학 교육과정에 AI·디지털 정비 등 미래 직업능력을 반영해야 한다.

전기차는 산업의 미래를 묻는 질문이다
전기차는 단순히 엔진에서 배터리로의 변화가 아니다. 그것은 ‘어떤 산업을 키울 것인가’, ‘어떤 일자리를 지킬 것인가’에 대한 총체적인 질문이다.

전기차 전환의 방향은 거스를 수 없지만, 그것을 어떻게 준비하고 설계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이다.

다른 선진국들이 기술 전환을 ‘사회적 계약’으로 설계하고 있다면, 한국 역시 산업 생태계의 고도화와 고용의 사회적 연착륙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전기차는 산업혁신이기도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고용절벽’이기도 하다. 지금이 그 분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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