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추경이 성장률 0.1%p 높인다” – 한은 총재 발언의 의미와 정책 전략의 진짜 방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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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한 직후, 이창용 총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요한 메시지를 남겼다. “정부가 추진 중인 12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은 국내 경제성장률을 약 0.1%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단순히 ‘추경이 GDP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는가’를 설명하는 이 수치는, 사실상 한국은행이 향후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균형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특히, 재정지출 승수(Spending Multiplier)를 0.4~0.5로 전제한 이 총재의 설명은 ‘지출의 양보다 질’이 성장률의 핵심 결정 요인이라는 시그널로 읽힌다.
숫자 그 자체보다 중요한 해석: “12조 추경 = 0.1%p 성장률”의 이면
한국은행의 추정에 따르면, 12조 원의 정부지출이 약 4.8조6조 원가량의 실질 GDP 증가를 유발한다. 이는 연간 성장률 기준으로 약 0.1%포인트를 높이는 효과와 유사하다. 지출 승수가 0.40.5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수치는 기술적으로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한 승수계산이 아니라, 이 수치가 경제와 재정운영에 어떤 구조적 메시지를 주는가에 있다. 성장률 0.1%포인트 상승은 결코 작지 않은 수치이지만, 동시에 국민부담을 수반하는 재정 투입이라는 점에서 “그만한 효율을 갖췄는가?”, “지속가능한 구조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낳는다.
한은 총재의 핵심 메시지: “양보다 안에 있는 내용이 중요하다”
이 총재는 추경 자체의 필요성 여부에 대해 직접적인 판단을 피했지만, 그 대신 “양도 중요하지만, 안에 있는 내용도 매우 중요하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는 실제 예산이 어디에 배분되는가—즉, 일시적 소비성 지출인가, 구조적 생산성 개선인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재정 승수의 크기는 지출 항목의 성격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진다. 단기 생계지원, 저소득층 소비 지원 등은 승수가 1 이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규모 인프라 투자나 부동산 중심 지출은 중장기적인 비용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추경의 질적 구성은 단기 성장률보다 재정 지속가능성과 국가 경쟁력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통화정책과의 정렬 – 금리 동결과 재정 정책의 함수관계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지만,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살아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연내 1회 이상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그 전제 조건은 물가 안정 기조의 지속과 더불어 재정 정책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압력의 균형 조절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총재의 발언은 이 점에서 ‘중립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되, 경기 부양의 몫은 재정이 일부 떠안아야 한다’는 암묵적 신호로도 해석된다. 동시에, 통화-재정 정책 간의 ‘비대칭 리스크’를 막기 위해 정책 신호를 정밀하게 조율해야 한다는 경고의 메시지로도 읽힌다.
재정의 전략화가 필요한 이유 – 추경은 단순한 돈이 아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12조 원 추경은 농업·수산업, 중소기업 지원, 일자리 안정 자금 등 여러 영역을 포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단순히 이 지출이 '있다'는 사실보다, 이 지출이 어떤 구조적 효율을 창출하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KBR경영연구소의 분석 : 아래의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이번 추경은 일회성 부양에 머무를 수 있다
1. 생산성 기여도가 명확한 사업 구조
기술 인력 재교육, AI·로봇 활용 기반 제조업 전환, 중소기업의 ESG 인증 도입 지원 등은 장기적 성장동력으로 전환 가능성이 높다.
2. 정책 연속성과 정렬
기존 예산과 연계되지 않은 파편화된 추경은 정책 일관성을 해칠 수 있으며, 공공 행정의 실행 비용만 높일 우려가 있다.
3. 통화정책과의 커뮤니케이션 조율
재정 확대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운다면, 이는 다시 한은의 금리 결정에 부담을 주게 되므로, 두 축이 동시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결론: 단기 수치는 단기일 뿐, 정책은 구조적이어야 한다
12조 원의 추경이 0.1%포인트의 성장률을 올린다는 수치는 그 자체로 유의미하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것은 그 0.1%포인트가 단기 착시로 끝날지, 아니면 중장기적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일이다.
한국 경제는 지금 ‘속도’보다 ‘정렬’이, ‘총량’보다 ‘방향’이 더 중요한 국면에 있다. 결국 추경은 예산의 크기보다 구조의 설계, 정책 간 연결성, 미래 성장성의 확보 여부에 따라 그 성과가 결정된다.
진짜 경제 성장률은 재정지출 승수가 아니라, 정책 설계 능력의 승수에 의해 좌우된다.

![[심층분석] 12조 추경, 성장률 0.1%p 효과 – 수치보다 정책의 설계가 중요하다](https://epzvqcvbpcduaglyoici.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news-images/legacy-cgi/2025/04/18/1744942778_83132.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