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중심에서 ‘문제 해결 중심’으로… 전략 패러다임의 본질적 변화가 시작됐다
2025년, 거의 모든 기업이 ‘AI를 도입해야 한다’는 외부의 압박과 내부의 기대 속에 놓여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간과되고 있는 핵심은, 기술 자체가 아닌 그것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본질에 대한 통찰이다.
AI는 어디까지나 하나의 도구일 뿐이며, 진정한 경쟁력을 만드는 전략은 결국 AI가 기업의 문제 해결과 가치 창출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하는지를 설계하는 구조적 사고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미지 : 게티이미지뱅크]
1. 기술 자체가 아니라, 문제 해결 구조를 설계하라
AI 도입을 추진하는 많은 기업이 범하는 첫 번째 실수는 기술 그 자체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자율주행 시스템, 챗봇,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 등 눈에 띄는 기술적 구현 사례는 많지만, 이들이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는 비율은 30% 미만에 그친다는 것이 2024년 맥킨지 보고서의 분석이다.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조직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얼마나 정확히 정의할 수 있느냐에 있다.
예컨대, 고객 이탈률이 높은 상황에서 단순히 AI 도구를 도입하는 것보다는, 고객이 이탈하게 되는 구체적인 패턴과 맥락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분석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기술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며, 문제에 대한 명확한 정의 없이 도입되는 기술은 오히려 조직 내 리소스를 분산시키고 전략적 초점을 흐릴 수 있다.
2. ‘AI 우선 전략’보다 ‘문제 우선 전략’을 택하라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이미 전략적 관점을 기술 중심에서 문제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과거에는 “AI를 어디에 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전략의 출발점이었다면, 지금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AI가 과연 적절한 수단일까?”라는 질문이 우선시되고 있다.
노션(Notion), 피그마(Figma), 캔바(Canva) 등 성공적인 스타트업들은 기술 자체보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구조를 먼저 정의하고, 그 문제에 가장 적합한 기술이 무엇인지를 후속적으로 결정한다.
이러한 전략은 제품 완성 속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사용자 반응 기반의 빠른 피드백 루프를 가능하게 하여 결과적으로 유저 확보 및 수익 전환까지의 시간을 절반 이하로 단축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결국 기술 도입은 목적이 아닌, 전략적 설계 하에 선택되는 도구여야 하며, 문제 정의와 우선순위 설정이 선행되지 않은 기술 중심 전략은 지속 가능성이 매우 낮다.
3. 데이터가 없다면 AI는 작동하지 않는다
많은 기업들이 첨단 AI 솔루션을 도입한 뒤에도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알고리즘의 성능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의 부재 혹은 비일관성 때문이다.
AI의 성능은 결국 학습에 사용되는 데이터의 질과 양에 의해 결정되며, 아무리 뛰어난 모델이라도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 기반 위에서는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기업은 무엇보다 데이터를 ‘자산화’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데이터를 많이 수집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행동, 시장 반응, 내부 운영 패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의미 있는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이를 반복적으로 학습 가능한 형태로 정제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넷플릭스가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 1인당 평균 시청 시간을 27%나 증가시킬 수 있었던 것도, 수년간 축적해온 방대한 시청 데이터와 이를 분석하는 체계적인 데이터 엔지니어링 역량 덕분이었다.
비단 IT 분야만이 아니다.
현대자동차는 제조 공정 내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AI 기반 예지 정비(Predictive Maintenance)를 통해 연간 유지보수 비용을 18% 절감했고,
KB금융그룹은 AI 기반 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중신용 대출 승인율을 기존 대비 22% 높이며 금융 접근성 확대에 기여했다.
4. 인간과 AI의 하이브리드 구조를 설계하라
AI는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람의 역량을 보완하고 확장시키는 존재다.
따라서 AI를 중심으로 전략을 수립할 때는 기술 자체보다 인간과 AI가 어떻게 역할을 나누고 상호 보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고객 지원 영역에서 단순한 FAQ 응답은 AI 챗봇이 수행하고, 감정적인 소통이나 예외적 클레임 처리는 인간 상담사가 맡는 방식의 역할 분리 기반 구조 설계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미국 보험사 레모네이드(Lemonade)는 이러한 하이브리드 전략을 조직 전반에 도입하면서 1인당 고객 응대 수치를 4배 이상 높였고, 전체 응답 시간을 90초 이내로 단축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과 기술의 역할 배분 전략이 만들어낸 성과다.
5. 전략은 더 이상 ‘계획’이 아니라 ‘실험 구조’다
AI 기반 시대에는 고정된 전략보다, 유연하게 실험하고 학습하는 전략 모델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정해진 계획을 따르는 방식이 아닌, 실시간으로 고객 반응을 관찰하고 빠르게 테스트하며 개선해나가는 조직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이다.
OpenAI와 Anthropic 같은 AI 선도 기업들은 제품을 완성시킨 후에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출시 이후에도 끊임없이 실험과 개선을 반복하고 있다.
ChatGPT는 출시 이후 6개월간 500회가 넘는 인터페이스 및 알고리즘 개선 테스트를 거쳤으며, 이 과정이 사용자 반응의 민감한 반영과 서비스 완성도로 이어졌다.
이처럼 전략은 단순한 계획서가 아니라, 끊임없는 실험과 조정이 내재된 시스템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AI 시대의 경쟁력은 이러한 반복적 실험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조직 구조에서 탄생한다.
전략의 중심은 기술이 아니라 ‘구조 설계’다
AI 시대의 전략 수립은 더 이상 ‘어떤 기술을 도입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진정한 전략은, 기술을 조직 내 어디에, 누구와 함께, 어떤 문제 해결을 위해 적용할 것인가를 구조적으로 설계하는 작업이다.
문제를 정의하고, 데이터를 정제하며, 사람과 AI의 역할을 재설계하고, 실험 중심의 실행 시스템을 갖추는 것.
이 모든 요소가 긴밀하게 연결될 때 AI는 비로소 조직의 경쟁력으로 작동하게 된다.
기술은 목적이 아니다. 기술은 전략의 수단이며, 전략은 곧 조직 구조의 설계다.
그리고 그 설계의 중심에는 반드시 질문이 있어야 한다.
당신의 조직은 지금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가, 아니면 전략을 설계하고 있는가?

![[경영아티클] AI 시대, 기업 전략은 기술이 아니라 구조다](https://epzvqcvbpcduaglyoici.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news-images/legacy-cgi/2025/04/06/1743943052_6679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