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우리은행·KB국민은행·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 3곳에서 총 3,875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적발했다. 금감원은 관련 혐의를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무관용 원칙’에 따라 강력한 제재를 예고했다.
대규모 부당대출…우리은행이 가장 많아
금감원에 따르면, 이번 부당대출 규모는 우리은행 2,334억 원, KB국민은행 892억 원, NH농협은행 649억 원 등 세 은행을 합쳐 총 3,875억 원에 이른다.
특히 우리은행에서는 지난해 적발된 사안보다 규모가 훨씬 커져, 전·현직 임직원 및 임직원 친인척이 연루된 부당대출 사례까지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지 : 게티이미지뱅크]
허위 서류·명의 쪼개기…부실 심사 적발
금감원 검사 결과, 일부 영업점에서 대출 심사를 부실하게 처리하면서 부당대출이 대거 발생했다.
허위 매매계약서와 투자계약서를 그대로 통과시킨 뒤 대출을 승인하거나, 법인 대표가 대출 후 잠적했는데도 정상대출로 분류한 정황이 드러났다.
또한 대출 한도를 회피하기 위해 여러 명의 차주 명의로 분할 승인한 ‘명의 쪼개기’ 방식, 사업 목적과 전혀 무관한 용도로 대출을 내준 사례 등이 다수 적발됐다. 일부 지점장과 팀장이 브로커와 결탁했다는 의혹도 제기되면서, 내부 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
금감원 “수사당국 통보…재발 방지책 마련 지시”
금감원은 이번에 드러난 부당대출에 대해 내부 규정 위반 수준을 넘어 범죄 혐의가 짙다고 보고 수사당국에 통보했다. 아울러 우리은행·KB국민은행·NH농협은행을 비롯한 모든 금융지주·은행에 유사 사례를 자체적으로 점검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객 자산과 직결되는 대출 업무에서 이런 불법·부당행위가 발생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중대한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은행권, 뒤늦게 ‘부실 대출’ 경고음…고객 신뢰 회복 과제
부당대출 파문이 커지자 해당 은행들은 뒤늦게 자체 감사와 프로세스 점검에 나섰다.
대출 서류 및 심사 과정의 전산화·자동화를 강화하고, 내부 통제 절차를 재정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발생한 대규모 부실 대출로 고객 신뢰가 크게 훼손된 뒤”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의 추가 전수검사 결과에 따라 은행권 전반에 큰 폭의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금융회사들의 자정 노력이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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